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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방위 압박, 은행들 ‘진퇴양난’

정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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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11-05 22:49

정부, “중소기업 및 저소득층 지원 확대”요구
돈가뭄에다 리스크도 관리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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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은행들의 대출행태를 강하게 질타하면서, 은행들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돈가뭄에다 리스크관리에도 신경 써야 하는 은행들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은행의 고임금 구조’를 강하게 질타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3일 라디오 주례연설에서도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던 은행의 ‘꺾기’가 여전하다는 하소연, 거기에다 정부와 중앙은행은 돈을 풀고 있다고 하지만 말 뿐이지, 창구는 꽁꽁 얼어붙어있다고 불평도 하고 있는 것을 들었다”며 은행들의 대출 행태를 강하게 비난했다.

지난 4일에도 이 대통령은 코엑스에서 열린 무역진흥확대회의에서 “어려울 때는 은행이 더욱 냉랭해진다. 돈이 필요 없을 때 갖다 쓰라고 하는데 정작 필요할 때 안면을 바꾸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은행의 영업 행태를 질타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도 5일 7개 시중은행장들을 비공개로 소집해 중소기업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전 위원장은 이날 금융위기 상황에서 은행들이 기업들의 어려움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며 중소기업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전 위원장은 또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마련된 ‘패스트 트랙’ 프로그램을 실효성 있게 조속히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종창 금감원장도 “10월중 상당수 은행이 무역금융, 수출지원금융을 축소함으로써 실물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며 “은행의 중소기업 지원에 무관심한 것은 은행별로 설치돼 있는 중소기업 애로센터의 운영실적에서도 볼수 있는데, 일부 은행은 중소기업의 애로상담 후 지원실적이 전무하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5일 정부의 은행 대외채무 지급보증과 관련해, ‘중소기업 자금을 지원 계획’ 및 ‘가계 대출 상환부담 계획’ 등의 내용의 양해각서(MOU) 지침을 각 은행에 제시했다. 금감원의 지침에 따르면, 은행들은 국내기업의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수출환 어음 매입 등 수출자금 지원과 중소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저소득 가계대출 차주에 대한 만기연장 및 분할상환 유예 등 채무상환부담 완화 방안도 세워야 한다.

이처럼 은행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것은 대외채무 지급보증과 은행채 매입 등 유동성 회복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음에도 불구, 은행들이 중소기업과 가계대출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회 정무위 조문환 한나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은행의 기업자금 대출비율’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간 국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말 88.4%를 차지했던 중소기업 대출이 올해 8월 말 83.8%로 4.6% 포인트 줄어들은 것이다. 개별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이 2006년말 92.85%에서 지난 8월말 87.42%로 줄어들었고,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87.9%에서 80.51%로 감소했다.

하나은행은 2006년 말 89.5%에서 지난 8월말 79.8%로 9.7% 포인트나 줄었다. 반면 국내은행의 대기업 대출비중은 같은 기간에 11.6%에서 16.2%로 높아졌다.

이와 함께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도 줄어들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월말 현재 71조1219억원에서 10월말 71조585억원으로 634억원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신한, 하나, 우리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이 감소하거나 증가폭이 줄어들고 있다.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대해 은행권은 “부실한 가계나 기업에게 마냥 대출만 해줄 수 없는 것이 아니냐”며 하소연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둔화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가계나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면, 은행도 부실화될 수 있다”며 “회생 가능한 중소기업 등에 대해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데 정부가 너무 은행만 몰아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의 대책에 부응하기 위해 서민들의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 등 대책을 내놓고 있다”며 “부실한 가계에 대해 대출을 늘리면 은행의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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