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증원, 대량탈락이라는 악순환이 줄어들고 전속 설계사의 특화조직화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시행되는 교차모집제도로 인해 보험사의 영업조직 확대 전략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대량으로 신인설계사들을 영입하고 실적이 미미하거나 보험영업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인원은 대량으로 탈락시키는 ‘대량증원, 대량탈락’이라는 악순환을 계속해 왔다.
‘대량증원 대량탈락’이란 수십명의 신인설계사를 모집해 3~6개월 동안 지인들에게 찾아가 보험가입을 시키는 일명 ‘지인영업’을 통해 보험판매량을 늘린 후, 더 이상 보험가입자를 확보하지 못한 신인설계사들은 ‘실적저조’라는 명목으로 퇴출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는 단기간에 실적을 올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시장점유율 경쟁이나 신상품 판매 확대를 위해 많이 사용해왔다.
실제로 지난 FY07 보험설계사 13회차 정착률을 보면 42.0%로 10명중 약 6명은 보험설계사를 시작한지 1년안에 그만 두고 있다.
하지만 이달 말부터 교차모집제도가 시행되면서 이러한 영업 전략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교차모집제도란 생명보험회사에 속한 보험설계사가 1개의 손해보험회사를, 손해보험회사에 속한 보험설계사가 1개의 생명보험회사를 선택해 타 영역의 상품을 판매하는 제도를 말한다.
따라서 보험사의 입장에서는 타 영업권의 교차모집설계사들을 다수 확보하게 되면 더 이상 다수의 신인설계사를 직접 모집할 필요성이 적어진다.
또한 대량증원과 대량탈락의 영업전략은 신인설계사를 계속해서 많이 영입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신인설계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최소 1~2개월간의 자격취득 교육과 함께 3개월간의 정착지원비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비 과다지출로 이어져 결국에는 보험료 인상의 원인이 된다.
하지만 교차모집설계사의 경우 생·손보 설계사 자격취득 교육비용을 제외하면 정착지원비 등 부가적인 지원비가 소요되지 않기 때문에 사업비 절감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즉 최근에 보험사들이 경쟁적으로 교차모집설계사들을 영입하려 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에 일부 보험사들은 기존에 있는 특화조직의 역량을 강화하거나 전속설계사들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으로 영업전략을 수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생명의 경우 기존의 특화조직인 LT(대졸전문조직), GFC(단체보험판매조직)에 이어 남·여 혼성 대졸영업조직으로 간접투자상품과 연금, 장기주택마련저축보험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PA (Financial Advisor)조직을 신설해 인력확충에 나서고 있다.
교차모집설계사들을 통해서는 일반적인 상품을 판매하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상품의 경우 특화조직을 통해 판매해 실적향상과 민원감소, 고객 만족도 제고라는 세 마리의 토끼를 한번에 잡겠다는 것이다.
또한 삼성화재(RFC), 현대해상(HIPA), LIG손보(RFC), 동부화재(DEC)도 자사의 특화조직 인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생보업계 관계자는 “교차모집제도 시행으로 ‘대량증원 대량탈락’이라는 문제는 사라질 수 있지만 실적증가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며 “일부 보험사들이 특화조직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이러한 문제를 다소나마 줄이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