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고 국민은행, 신한금융, 우리금융 등 나머지 금융기관들은 2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지방은행과 기업, 한국씨티은행, 우리금융 등은 비교적 양호한 1분기 실적을 내거나 낼 것으로 평가하고 있고, 국민은행과 하나금융 등은 실적 악화로 고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NIM하락폭 커
은행 1분기 실적은 당초 기대치에 크게 못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자카드 매각이익을 제외한 일회성 특별이익 요인 등이 사라진데다, 조달비용 상승에 따른 마진 하락과 자산건전성 악화로 인한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이익이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2일 실적을 발표하는 국민은행은 1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다소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국민은행의 경우 올해 초 고금리 특판과 은행채 발행이 많아, 다른 은행에 비해 순이자마진(NIM) 하락폭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은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당초 예상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익이 하락한 주요 원인은 NIM하락 폭 확대에 따른 이자이익의 감소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민은행은 1분기에도 대출 자산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자금조달에 대한 압박이 상당히 있었을 것”이라며 “여기에 특판을 했던 부분의 영향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여, NIM 하락 폭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연체율이 크지 않고 일회성 요인으로 비자카드 매각 이익이 약 300억원 정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당초 국민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이 72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NIM의 하락폭이 다른 은행에 비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등 영업실적이 악화되면서 당기순이익이 6100억~6700억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1조1820억원보다 40%이상 감소한 수치다.
지난달 25일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 역시 시장의 평가는 냉담하다. 하나금융의 경우 1분기 당기순이익이 2347억원으로 전년동기 4402억원보다 46.7%(2055억원)감소했다.
하나은행측은 당기순이익이 하락한 주요 원인에 대해 “전년 1분기에 LG카드 주식 매각이익 2145억원 등 일회성 특별이익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의 1분기 실적에 대해 “순이익이 예상보다 크게 하락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은갑 연구원은 “이번 하나금융 순이익이 떨어진 것은 매매·평가이익 및 펀드판매수수료의 감소에 따른 비이자이익의 감소와 자산건전성 악화에 따른 충당금 전입액의 증가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용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순이자마진 하락, 주식시장 여건 악화로 인한 비이자부문 부진, 대손비용 증가 등이 실적 부진의 원인”이라며 “비은행 부문의 효율성 제고와 자산건전성 추이, 그리고 법인세 관련 불확실성 해소 여부가 향후 하나금융 성장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전년동기 대비 순이익 크게 하락
이처럼 시중은행들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에 비해 30~50% 이상 크게 감소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신한금융과 기업은행, 지방은행 등은 실적이 양호하거나 선전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일 실적을 발표하는 신한지주의 경우 1분기 실적이 대체로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 당기순이익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김은갑 연구원은 “일반관리비와 충당금전입액 등 비용항목이 예상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비이자이익이 소폭 증가하고 영업외이익 중 비자카드 상장 관련이익이 500억원 발생, 당초 예상치와 순이익 규모는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1분기 순이익이 6450억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동기 9598억원보다 33%수준 하락한 수치이다.
기업은행도 1분기 실적에 대해 업계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지난달 29일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행은 32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1분기 당기순익(5244억원) 대비 38% 줄어든 실적이지만, 1회성 요인인 LG카드 매각익(2409억원)을 빼면 14.7%(416억원) 증가했다.
김은갑 연구원은 “기업은행의 실적은 당초 전망을 상회한 수준”이라며 “NIM이 전분기 대비 2bp하락하는데 그치는 등 이자이익이 양호한 모습을 보였고, 1분기 특이요인인 수익증권 이익 610억원, KT&G배당금 등에 힘입어 순이익이 전망치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이익 기여 요인외에도 순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 등 핵심이익이 양호하게 유지된 점이 호실적에 기여했다”며 “1분기 순이자마진도 전분기 대비 2bp하락에 그쳐 시중은행중 가장 선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4월 30일 실적을 발표한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전년 동기에 비해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 씨티은행은 1분기에 149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 전년 동기 1385억원보다 8.1%(113억원) 증가했다.
씨티은행측은 “당기순이익이 호조를 보인 것은 지난해 1분기 대비해 주식매각이익 등 일회성이익이 대폭 감소한 반면 대손충당금 적립규모는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이자수익 호조와 비이자수익의 증가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2일 실적을 발표하는 우리금융도 양호한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이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NIM의 하락폭이 적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40%이상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1분기 당기순이익이 4600억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동기 8870억원에 비해 48% 감소한 수치다.
한편 부산·대구은행 등은 실적이 당초 예상치를 뛰어 넘으며 호조를 보였다. 부산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81억원(0.6%) 증가한 843억원의 실적을 나타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자동차 부품, 조선업 등 지역경기 활성화가 수익성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대구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도 전년동기 735억원 대비 5.3% 증가한 774억원을 기록했다.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