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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치에 대한 단상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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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04-20 17:57

조관일 인테크연구소 대표,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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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강의활동도 중단했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18대 총선 정치판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선거 막판에는 강원도 선거대책위원회의 총괄선거대책본부장(공동)으로 거리에서 지원 유세까지 했다. 그리고 이제 나의 자리로 돌아왔다.

그 와중에 정치인들의 연설을 들으면서 느낀 바가 적지 않다. 조금만 더 다듬고 요령있게 하면 대중의 환호를 이끌어내고 마음을 살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느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스피치에 대해 한 말씀 드리려 한다. 직장인으로 또는 생활인으로 스피치할 기회가 많을 것이기에 참고가 될 것이다.

요령있게 하라

스피치든 강의든 대중 앞에서 말을 한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잘만 하면 자신을 돋보이게 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살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많은 사람을 일거에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 좋은 기회를 살려내지 못하고 ‘피치 못할 의무’인양 지나치는 수가 대부분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면 이렇게 항변할 것이다. “누군들 스피치를 잘하면 좋다는 것을 모르겠습니까? 자기 딴에는 최선을 다해서 말하지만 그게 먹혀들어가지 않으니까 문제죠”라고.

그러나 내가 보기엔 그렇지 않다. 요령이 없고 센스가 없는 게 문제다. 스피치를 잘해 보겠다는 절실한 마음이 없으니까 결국 그런 노력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농협중앙회에 근무할 당시 연수원장 한 분이 내게 도움을 청해왔다. 연수생들이 들어오면 원장의 특강시간이 2시간 배정돼 있는데 자기는 그것이 보통 스트레스가 아니라는 것이다. 원래 말주변도 없는데다가 특별히 할 이야기도 없는데 2시간 동안 말을 이어가야 하니 고욕이라고 했다. 연수 후에 피교육생들의 수료설문을 보면 원장 특강이 가장 점수가 낮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래서 그에게 물어봤다. “꼭 2시간을 원장에게 배정하라는 규정이 있습니까?”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연수 들어온 사람들에게 원장이 강의를 하는 건 당연한 거 잖아요.” “그렇다면 우선 시간을 반으로 줄이세요. 같은 내용을 1시간에 하면 군더더기가 줄어들어 훨씬 좋을 것입니다.” 얼마 후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수료설문 결과가 정말 달라졌다고.

스피치를 잘 못하겠거든 말을 적게 하기를 우선 권한다. 이게 첫 번째 요령이다.

두 번째 요령은 말을 적게 하되 상황에 따라 센스있게, 그리고 내용을 알차게 하라는 것이다.

인삼축제장에서의 일화다. 아직 내복을 입을 계절은 아니었는데 이상기후로 몹시 추운 날씨였다. 그런데 행사장이 야외였고 참석자가 많았다. 사람들은 덜덜덜 떨고 있는데 사회자나 연사나 하나 같이 요령이 없었다. 기념사, 축사, 격려사 등 10여 명이 줄줄이 말을 이어가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으 ~”하는 신음소리가 들렸다.

그럼에도 연사들은 아랑곳없이 비서들이 써준 것을 잘도 읽고 있었다. 정말 무감각했다. 드디어 나의 순서가 되었을 때 나는 준비된 연설문을 묵살하고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오늘 날씨가 무척 춥죠?” 청중을 향해서 묻자 큰소리로 “예!”라고 합창했다. 추워죽겠으니 빨리 끝내라는 항변이다.

“그게 바로 평소에 인삼을 안 드셔서 그런 겁니다.” 그러자 청중이 “와!”하고 웃어줬다. 나는 말을 이어나갔다. “앞으로 인삼을 많이 잡수시라고 오늘 이렇게 갑자기 날씨가 추운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세상사람들 모두가 인삼을 많이 잡수시기 바라며 축사에 갈음합니다.” 그날 나는 ‘인기 짱’이었고 그 스피치는 그 후에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청중이 공감하는 내용으로 말하라

짧은 지면으로 스피치 요령을 다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덧붙인다면 제발 허공에 뜬 이야기를 하지 말고 청중의 가슴에 파고드는 실질적인 내용으로 말하라는 것이다. 그러려면 평소에 화제거리를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세상에 그냥 되는 일이 어디 있는가. 내공이 쌓여야 좋은 스피치가 자연스레 나오는 것이다. 스피치로 인하여 당신의 가치가 좀더 오르도록 노력해 보자.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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