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신 행장의 기념사 전문.
친애하는 국내외 신한가족 여러분!
오늘은 통합 신한은행이 첫 발을 내디딘 지 2주년을 맞이하여 출범의 각오를 되새기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뜻 깊은 날입니다.
먼저 이 자리를 빌어 뜨거운 사랑과 관심으로 신한은행을 한결같이 성원해 주신 1,500만 고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한국금융의 새역사를 창조함으로써 고국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숭고한 조국애로 신한은행을 창업하시고, 대한민국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이끌어 주신 이희건 명예회장님을 비롯한 주주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2년간 우리 신한은행은 주위의 우려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통합원년에는 ‘One Team One Spirit’이라는 목표하에 물리적, 화학적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냈으며, 지난해에는 ‘이기는 경영’을 기치로 알찬 성과를 거둠으로써 일등신한을 향한 힘찬 항진을 계속해 왔습니다.
돌이켜 보면, 힘겨운 순간들도 없지 않았지만 “통합은행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하나된 마음으로 헌신해온 신한가족 모두의 노력 덕분에 모든 난관들을 훌륭하게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그간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준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 보면 규모뿐만 아니라 여전히 질적인 경쟁력 면에서 월드 클래스와는 커다란 격차를 두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앞서 우리 모두 ‘고객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고객만족 1위은행, 대한민국 금융의 자부심’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부끄럽고 뼈아픈 회초리였습니다.
물론 일부의 사례일 수 있고 칭찬과 감동사례를 통해 뜨거운 격려를 해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무리 작은 고객의 소리라도 간과해서는 안되며 겸허하게 받아들여 이러한 불만의 소리가 거듭되지 않도록 전 직원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최근 신한지주가 금융업계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서는 호평을 얻고 있지만 진정한 일등은 현장에서 내려주시는 고객님들의 평가에 의해 결정됨을 절대 잊지 맙시다.
오늘을 계기로 출범시의 초심으로 다시 돌아가 우리의 현수준을 냉정히 되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은 과감하게 혁신하여 세계 초우량은행을 향한 피나는 노력을 경주합시다.
신한가족 여러분!
바야흐로 우리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이라는 빅 리그에서 글로벌 뱅크들과 경쟁해야 하는 무한경쟁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로컬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보장받을 수도 있었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오로지 실력으로만 승부를 펼쳐야 합니다.
과거 우리는 강한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선진적인 제도와 시스템, 효율적인 영업체계를 한발 앞서 갖춤으로써 한국 금융산업의 지표이자 성공방정식인 ‘신한 스탠더드’를 정립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그 기준을 월드 클래스로 끌어 올려 세계 금융시장에서도 인정받고 통용될 수 있는 ‘글로벌 신한 스탠더드’에 도전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본을 충실히 다지고 지속적인 혁신을 거듭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직원 각자의 역량을 향상시켜야 하고 일하는 방식과 프로세스를 업그레이드하여 최고의 생산성과 고객만족 시스템을 갖춰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6시그마와 같은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조직 내부에는 비효율적인 프로세스와 낡은 관행들이 산재해 있으며, 그로 인해 막대한 비용과 인력이 낭비되고 고객님께 불편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익숙한 것을 되풀이하는 관성은 잠시동안의 안락만을 줄 뿐, 결국 뼈아픈 패배에 이르게 합니다.
반면, 혁신은 불편과 고통이 따르지만 오랜 기간 승자가 누릴 수 있는 값진 열매를 안겨줍니다.
세계 초우량 기업들이 1위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들의 성공방식을 스스로 파괴하는 것처럼 변화와 혁신으로 살아 숨쉬는 역동적인 조직을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미래지향적이고 외부의 변화에 열려 있는 개방적인 마인드를 갖추어야 합니다.
지난 2년간 우리는 조직통합이라는 내부의 과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반면 미래보다는 현재에, 그리고 각자가 속한 그룹과 부서의 문제에 치중하는 부작용도 낳았습니다.
창의적이고 새로운 시도보다는 과거의 것을 답습하려는 관성과, 흐름에 이끌려가는 수동적인 모습들을 우려하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옵니다.
외부의 변화에 폐쇄적인 기업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보이지 않는 내부의 장벽을 허물고 우리의 눈을 세계로 돌려, 국내외 산업을 불문하고 선도적인 시도와 효과적인 방법론이 있다면 무엇이든 받아들여 경쟁력을 극대화해야 하겠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여러분도 익히 아시다시피, 최근 벌어지고 있는 국내외 금융환경은 여전히 적지 않은 불안감과 불확실성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국내 금융권은 규제완화와 민영화를 통해 산업 전체의 재편이 예상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위기는 준비된 자에게는 기회가 된다”는 말처럼 이러한 국내외 금융산업의 구조조정은 우리의 대응 여하에 따라 세계 수준의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준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급격한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아 우리가 부지런히 힘과 실력을 쌓아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성공모델을 구축해 나간다면 ‘월드 클래스 뱅크’라는 우리의 꿈은 멀지 않은 미래에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우리의 꿈과 비전이 먼 훗날의 일이라고, 안될 것이라고 말하지 맙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가 불가능하다고 여긴 일들이 누군가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세계 금융권 시가총액 1,2위를 다투는 HSBC가 불과 15년 전만해도 동남아에서조차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홍콩의 한 은행에 불과했음을 상기해 봅시다.
이제 신한은행은 미래에 대한 부푼 꿈과 희망을 품고, 새로운 기회의 땅을 향해 힘차게 전진할 것입니다.
원대한 비전을 가슴에 품되 화려한 구호보다는 목표를 향해 쉬지 않고 걸어가는 우직함과, 잘할수록 더욱 자세를 낮춰 고객의 소리에 귀기울이며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겸손함을 잃지 맙시다.
저는 신한가족 모두의 한없는 열정과 잠재력을 믿습니다.
저부터 ‘THE Bank 신한’을 향한 가슴벅찬 도전의 대열 맨 앞에서 다시 뛰겠습니다.
신한의 자랑스러운 새역사를 창조하기 위해 우리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 힘차게 전진합시다.
신한가족 여러분의 행복과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