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금융지주사내의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해 은행 PB센터 안에 증권부문을 개설하는 영업전략을 보였지만 최근 독자적인 PB지점을 개설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는 것.
그동안 금융지주사 체제의 금융회사들은 계열회사들을 한 곳에 모으는 방식의 BIB나 BWB (Branch With Branch) 점포 개설과 확대를 모색해왔다. 특히 간접투자문화의 확산 등으로 은행과 증권사를 묶는 방식이 대표적이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금융지주회사내 계열사들을 한 곳에 모아 상호 보완하며 합리적인 경쟁을 벌일 것을 기대해왔으나 오히려 이같은 시너지 효과보다는 상품과 고객이 겹치고 투자성향이 상이한 고객에 대한 차별화 등이 난항을 겪는다는 평가도 있었다.
아울러 증권사와 은행간의 문화 및 정서 차이 등으로 시너지의 걸림돌로 작용한 요인도 없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증권 독자 PB점 확산 = 지난 12일 굿모닝신한증권은 고객 1인당 10억원의 자산을 하한선으로 하는 ‘명품PB센터 강남지점’을 역삼동에 개설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굿모닝신한증권도 지난 2002년부터 신한은행과 공동으로 9개의 신한 PB센터를 운영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첫 증권 독자 PB점을 열고 고소득·고소비층인 강남 고객의 특성을 살려 다양한 컨텐츠와 상품을 담은 고급서비스에 나선다는 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 명품PB센터는 국내외 주식 및 수익증권 투자 상담 뿐만 아니라 세무·법률·부동산 컨설팅, 신한은행·신한카드·신한생명 등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와 연계한 다양한 금융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여성고객 전용상담실과 대여금고를 설치하는 등 여타 증권 PB점과는 다른 고객의 편의성 제고에 초점을 맞춰 눈길을 끈다.
굿모닝신한증권 임재택닫기

임 본부장은 이어 “앞으로도 은행과 공동으로 운용되는 현재의 원포털 PB센터 외에도 자산관리 역량을 부각시킨 증권 단독 PB점포를 계속해서 오픈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기존 PB점들이 화려한 겉모습에 치중한 ‘레드 카펫’ 전략을 써왔다면 이제는 이를 벗어나 고급 컨텐츠를 중심으로 하는 전략으로 거액자산 고객들에게 다가서겠다”고 덧붙였다.
◆차별화된 서비스 주력 = 이에 앞서 우리은행과 공동 복합금융센터를 운영해왔던 우리투자증권도 최근 예탁자산 10억원 이상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PB센터를 개설했다. 우리투자증권의 관계자는 “자본시장통합법을 앞두고 자산관리시장은 다양한 투자상품을 취급하는 추세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리스크를 수반하는 투자 상품에 대한 증권사의 강점을 살리겠다”고 말했다.
차별화 된 재무상담과 거액자산 고객만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판매하는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특히 고소득 고객들의 자산관리 뿐만 아니라 퇴직 준비 및 재산 상속 등의 전문적인 서비스가 요구되는 고객들에게 라이프사이클에 따른 일대일 맞춤형 재테크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등을 앞두고 IB(투자은행) 업무와 브로커리지, 자산관리 영업 등이 중요성이 부각되고 주식 및 펀드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증권업계도 속속 PB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수익증권 판매 등 단순업무만 이뤄지는 등 정체성을 찾기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또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의 부자 고객들은 안정적이라는 이미지를 선호해 은행 PB점들을 주로 이용해왔다는 점과 주식시장의 조정기에는 증권 PB점들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커질 수도 있다는 점이 장애물이었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주식, 펀드시장의 점진적 확대와 대중화 등으로 보다 전문적인 증권 PB점의 수요는 늘어갈 것으로 보고 차별화·고급화된 서비스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수익 뿐만 아니라 세무·법률 상담과 각종 다채로운 부가서비스 등으로 거액자산 고객들을 유인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시중은행 PB팀 관계자는 “고객들은 한 점포만을 상대로 거래하지 않는다”며 “최근 시장상황을 고려하면 일정 정도의 자산을 증권 PB점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