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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지주사 전환선언으로 본 모델

한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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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7-09-26 23:19

‘미국식 vs 유럽식’ 무엇이 유리할까
지주사 밑에 은행ㆍ증권 따로 두는게 효과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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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이 “금융지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한 세미나 자리에서 밝혔을 때 시장서는 여러 추측이 난무했었다.

그동안 “계획없음”을 고수했던 입장이 갑자기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일각에서는 강정원 행장이 연임을 위해 일을 벌이려는 것 아니냐며 의심을 보냈다. 하지만 국민은행측은 “이미 지난 7월 이사회로부터 지주사 전환시 장단점 비교 등 제반사항을 검토해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아 전략그룹 TF팀에서 검토중이며 연내에 이사회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토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왜 갑자기 지주사로의 전환을 검토하게 된 걸까?

국민은행측의 설명에 따르면 “상황이 변해서”라고 했다.

신한지주의 예를 들며 “조흥은행을 인수할 때 상환우선주를 활용한 것처럼 자본투자 활용의 폭이 넓어지는 강점이 있어 비은행 분야 강화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김기홍닫기김기홍기사 모아보기 수석부행장은 “은행예금이 증권사 CMA로 옮겨가고 수익증권 등 자본시장 간접투자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데다 자본시장통합법 발효를 앞두고 있어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미래성장동력 확대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은행 경영진과 이사진들이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놓고 검토를 거듭한 결과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비은행 강화와 예대마진 의존에서 벗어나 비이자이익을 극대화하고 해외 비즈니스 비중을 높이는 전략에 공감대를 이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국내 최고의 자리를 지켜왔으며 우리 신한 하나 등 빅4중 3개사가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했음에도 은행중심을 고집했던 국민은행도 결국 대세를 택한 셈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자본시장통합법의 시행이후 금융빅뱅을 위해서는 어떠한 지주회사체제가 바람직할까?

◆ 지주사가 은행 증권 소유해야

21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식과 유럽식을 대표하는 상위 50개 은행을 대상으로 건전성 지표인 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을 비교한 결과 유럽식은 3.79%인데 반해 미국식은 7.01%로 나타났다.

영업의 효율성을 측정하는 소득 대비 비용비율의 경우 유럽식이 58.5%였고, 미국식은 53.47%였다.

자기자본이익률 역시 유럽식은 평균 0.82%인데 반해 미국식은 1.97%로 두 배 이상이었다.

이에 대해 김자봉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업과 증권업을 동시에 영위하는 유럽식 유니버설 은행(내부겸영)과 지주회사가 은행, 증권, 보험업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는 미국식 유니버설(외부겸영) 은행을 비교한 결과 수익성과 건전성 측면에서 미국식이 우월한 것으로 나왔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내부 겸영의 경우 업무 부문 간 상호 의존성이 높아 각 부문의 전문성이 낮고, 투자은행업에 대한 혁신성이 외부 겸영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고 밝혔다.

그는 외부 겸영 방식은 부문 간 독립성이 높고 혁신성과 전문성에 기초한 다양한 금융상품이 제공되며 업무 장벽과 시너지 효과간 상충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증권사들만의 결합은 단순 위탁 업무, 지급 결제 및 예금 업무 등 소매금융 서비스로 편중되는 유럽식 내부 겸영의 문제점을 반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최근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을 계기로 전업주의와 겸업주의가 혼재된 상황인데, 이를 해소하는 것이 미국식처럼 지주사가 은행, 증권을 자회사로 거느리는 방식이 우월하다는 것이다.

◆ “선진은행 모델, 정답은 없다”

하지만 모델에 정답은 없다는 주장도 있다.

선진은행의 구조를 분석해봤더니 조직, 사업 및 조직구조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세계 25대 은행그룹의 주요 특징을 분석한 결과 은행그룹 중 18개사는 금융지주회사 소속이었고, 3개의 은행그룹이 모-자회사 방식을, 4개의 은행그룹이 유니버설뱅킹 모델을 갖고 있었다.

김 연구위원은 “다수의 은행그룹들은 상업은행(commercial bank) 부문 중심으로 사업구조가 이뤄져 있었지만 일부 금융회사의 경우 타(他) 업무 비중이 높은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유니버설은행 모델을 채택하고 있는 UBS는 투자은행(IB)업무가 77.7%(자산기준)로 수익의 40.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반면 같은 스위스계인 크레디트스위스는 프라이빗뱅킹(40.6%), 소매 및 기업금융 (16.4%), IB (16.5%), 웰스&자산관리(10.2%), 생·손보(17.4%) 등의 수익구조를 보였다.

그룹 내 은행의 이익기여도도 30~90%로 다양했다. 씨티그룹(35.9%), HSBC(32.1%) 등은 은행의 그룹 이익기여도가 낮은 반면 BOA(92.2%)와 같은 순수은행그룹은 은행의 기여도가 절대적으로 높았다. 은행과 보험의 양대 사업을 보유한 ING(53.2%)나 포티스(Fortis)(60%)는 은행의 이익기여도가 절반 수준이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규모와 상관없이 0.8~2.5 수준에서 다양하게 분포됐다.

씨티그룹이나 HSBC 등 글로벌 은행그룹은 시가총액도 크고 PBR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1.5~2.0 수준에서 형성됐고, 순수 은행계인 BOA도 비슷했다.

조직구조면에서도 선진 은행그룹들은 그룹 CEO와 그룹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BOA와 JP모간체이스는 지주회사 CEO가 지주회사 이사회의장을 겸임하고 있고, 대륙법 체계를 따르는 독일, 프랑스의 은행그룹은 영미식 이사회와 상이하게 경영이사회(management board)와 감독이사회(supervisory board)로 이사회구조를 구축하고 있었다.

경영이사회란 전원 등기이사로 국내의 집행임원과 같은 개념이고 감독이사회는 전원 등기이사지만 비상근으로 주로 경영이사회의 경영실태를 감독하는 기능과 책임을 부여 받는다.

자기자본이익률(ROE)면에서는 세계 주요은행그룹들이 15% 수준을 초과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총자산이익률(ROA) 평균은 0.69% 수준으로 시장의 기대보다 낮았다. ROA 1%를 초과하는 우수한 수준을 보인 은행은 BOA, 씨티그룹, BSCH정도에 불과했다.

순이자마진(NIM)은 2005년말 현재 평균 1.4% 수준으로 국내 은행들보다도 낮았지만 이는 하위권에 속한 은행들의 NIM이 매우 낮은 데 기인했다.

김우진 연구위원은 “성공적인 은행들은 핵심역량에 집중하되 은행 및 비은행부문의 균형발전을 도모했다”며 “국내은행들도 지속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이익구조의 균형, 수익효율성 제고, 경영의 연속성 확보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 유럽식과 미국식 비교 (2007년 7월 자기자본기준 상위 50개 은행대상) >
                                                

                  < 세계25대 은행그룹 특징 >
                                                (자료:금융연구원, 2005년 Banker誌 기준)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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