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B들의 실력이 우선시 되면서 자기개발을 위한 PB들의 노력도 치열하다. 신한은행의 대표적인 공부벌레인 탁현심 서울파이낸스센터 PB센터 팀장만 해도 전문역량 배양을 위해 자신을 무섭게 몰아세운다. PB최고의 자격증으로 불리는 CFP(공인재무설계사)시험도 제1회 시험에서 단 번에 합격했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잠시라도 무엇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지론을 갖고 있는 탁현심 팀장은 항상 글로벌 시장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끊임없이 자기개발에 노력한다.
그러다보니 자기관리에선 그 누구보다 엄격하다. 매일 오전 5시30분에 기상, 국내외 경제 흐름 파악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그녀가 눈을 뜬 후 처음 보는 것은 바로 경제신문. 국내외 뉴스와 신상품 정보를 파악하고 외국 경제통신사를 통해 미국 등 세계시장 동향을 살피기 위함이다.
이후 7시30분에 출근, 이메일을 통해 들어온 각종 리서치 자료들을 탐독하고, 오전부터 원거리에 있는 고객이나 바빠서 내점하지 못하는 고객들을 만나기 위해 강북일대를 두루 다닌다. 서울파이낸스센터 PB센터가 신한은행의 유일한 강북지점이다보니 커버해야 하는 지역이 넓은 편이다. 다리한번 펼 시간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해 내다보면 어느덧 저녁이 다가오지만 아직도 할일이 많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금융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본사 주최 PB워크샵과 PB세미나, 센터간의 테스트와 화상 회의 등의 교육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겉보기엔 화려하지만 실상은 고된 PB생활, 그러나 그녀는 매일 하나라도 더 알아가는 것이 즐겁기만 하다고 한다.
PB라면 누구나 소화해 내는 일정이라고 말하는 탁 팀장은 자신의 영업노하우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한다. “그저 전문지식 함양을 기본으로 고객에 대한 작은 배려들로 신뢰의 끈을 단단하게 할 뿐”이라는 설명이다.
예를 들면, 보통 PB센터 고객들의 평균 연령은 65~70세,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 PB센터는 이보다 평균연령이 더 높은 편이다. 이에 고객들이 숫자의 밝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목요연하게 모든 자료를 늘 한 장의 보고서 형태로 만든다. 고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아울러 기본적으로 10억 이상을 소유한 자산가들은 6개 이상의 통장 계좌를 수시로 가입하거나 해지하기 때문에 돈의 흐름을 한 눈에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통장을 관리하고 자료화한다.
특히 거액의 자산가이다 보니 세무조사를 받는 경우가 빈번하기에 세무에 관련된 자료는 상시 규명이 되도록 준비해 놓는다고 한다.
또 탁 팀장은 상담을 할 때는 고객의 나이에 맞는 속도로 대화하는 배려도 놓치지 않는다. 재무설계를 비롯 세무 등에 관한 내용은 쉽지 않은 내용일 뿐만 아니라 나이가 있는 고객의 경우 말하는 속도를 달리 하지 않으면 불편해 하기 때문이다.
탁 팀장은 “이런 작은 배려들이 고객으로 하여금 고객의 자산도 소중히 다룬다는 신뢰를 주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자신을 ‘우리 현심이’ 라고 부르면서 친딸처럼 대하고 수십억원 자산을 모두 맡기는 노부부고객을 보면서 “책임감과 함께 삶의 의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는 그녀만의 따뜻하고 섬세한 배려와 진심어린 마음이 가져온 결과일 것이다.
또 그녀는 “실시간으로 타행의 PB들이 현재의 고객들에게 접촉하고 있다”면서 어떤 고객은 타 은행 PB가 제시한 포토폴리오를 보여주면서 피드백까지 해 줄 정도로 은행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늘 하던 것처럼 고객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형성에 힘을 쏟을 뿐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탁 팀장은 “PB들도 윤리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만약에 고객과 은행간의 이익을 놓고 균형을 맞추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PB는 은행보다 고객의 이익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은행과 고객이 똑같이 윈윈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절대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끝으로 꿈이 뭐냐는 말에 탁 팀장은 “지금은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지만 나중에는 재무설계의 사각지대에 놓인 다른 회사직원들의 재무설계를 하면서 봉사하는게 꿈”이라고 말했다.
배규민 기자 bk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