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우리가 노후 대비 생활자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퇴직금과 국민연금이다. 그런데 지금 같은 연금수급 구조로는 더 내고 덜 받는 형태의 국민연금일 뿐이다. 물론 고령화 사회가 만들어낸 하나의 그늘이다. 점점 정부가 개인의 행복한 노후생활을 지원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거의 모든 국가에서 가장 선호하는 방법인 개인저축을 통해 노후자금을 확보해야만 한다.
◆ 은퇴자금 얼마나 필요할까?
2006년 ‘임금구조 기본 통계조사’에서는 대학을 졸업한 직장인이 25년 동안 직장생활을 했을 때 벌 수 있는 평균 소득을 10억9400만원으로 추정한다. 매월 기초 생활비를 평균 200만원으로 가정할 때 25년 동안 총 6억원이 들고, 자녀의 대학까지 공교육비를 6000만원으로 산정하고 사교육비를 포함하면 교육비는 1인당 1억2500만원 정도 예상된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1분기 가계수지 동향에서는 우리나라 평균 사교육비 지출은 1인당 월 32만1600원으로 조사됐다. 이 자료를 기준으로 사교육비를 산정해 보면 고교 졸업까지의 사교육비만 약 6500만원이 소요되고 공교육비 포함 자녀 2인 기준으로 2억5000만원이 필요하게 된다.
여기에 주택마련과 자녀 결혼비용까지 부담한다면 은퇴 시 총 비용은 10억원을 초과해 은퇴준비는 고사하고 빚더미 위에 올라앉지 않으면 다행이라는데 생각이 미친다.
그러면 노후대비를 위한 필요자금은 얼마일까? 적정한 노후생활비는 현 생활비의 70% 수준으로 하고 행복하고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한 필요자금이 10억원이라 가정했을 경우 10년, 20년, 30년 전부터 시작했을 때 위의 표와 같은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 20·30대, 하루라도 빨리
표에서 나타났듯이 노후준비는 하루라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왜냐하면 복리효과는 금리의 마술이기 때문이다. 노후를 위한 재테크를 시작하기 전 가능하면 자신의 재무 설계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고, 0.1%의 금리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우선 직장에 들어가면 세제적격 개인연금상품을 25만원이상 가입하고 20~ 30년간 꾸준히 투자한다. 주식투자 비중이 높은 상품을 선택하면 장기에 걸친 적립식투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퇴직연금제도도 은퇴자금으로 활용할만하다. 이직할 때마다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타서 사용하지 말고 퇴직금만큼은 노후자금으로 확보해놓는다는 생각으로 퇴직연금에 적립한다.
3대 연금(국민·퇴직·개인연금)으로 부족한 노후생활자금을 추가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매월 40~50만 원 이상 투자를 해야 한다. 물가상승률과 투자수익률을 반영해 계산한다면 금리형 상품보다는 투자형 상품이 유리하다.
세계 최고의 고령화 속도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20~30대들은 기존세대가 부동산 위주의 자산비중을 높게 가졌던 형태에서 벗어나 주식위주의 투자 상품으로 노후를 준비하는 계획을 고려할 필요가 절실하다.
물론 아래 표에서와 같이 주택을 담보로 맡기는 대신 생활비를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 상품도 활용할 만하다. 그리고 주택연금이나 종신연금이 저마다 장단점이 있는 상품이므로 자신의 형편과 니즈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 40대, 부부중심 사고 필요
현재 45세인 직장인의 경우 약 10년 후 은퇴를 하면 약 25년 이상 노후생활을 해야 한다. 특히 이 시기 건강상 문제가 생기면 가정경제에 위기가 닥치므로 종신보험과 건강보험은 필수.
40대는 퇴직금, 개인연금, 부동산과 같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필요은퇴자금에서 차감하고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하지만 거주하고 있는 부동산은 노후자금 계산에 포함시키지 말아야 한다. 거주용 부동산은 부부가 은퇴하고도 25년 이상 같이 살아야 하고 남편과 사별 후 아내가 적어도 10여년을 더 살아야 한다. 대체로 노후계획이 치밀하지 못하므로 거주용 부동산은 마지막 위험관리 수단으로 남겨둬야 하며, 남편이 먼저 떠났을 경우 아내가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40대에는 무리하게 자녀유학을 보내거나 지나친 사교육비에 투자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은퇴설계가 성공적으로 실행되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녀에게 투자한다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부부의 은퇴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부중심의 사고가 필요하다.
은퇴자금 마련을 위한 계획을 세운 후 장기간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는 펀드와 변액보험을 들 수 있다. 펀드의 경우 많은 상품이 있고 경쟁이 워낙 치열해서 성과가 높을 수 있다는 것과 코스트 에버리지효과 등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장기간 투자할수록 펀드 수수료 등 비용이 늘어나는 단점도 있다.
변액보험은 연금으로도 받을 수 있고 비과세가 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상품종류가 다양하지 않으며 초기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많은 단점이 있으므로 투자자가 각자 상황에 맞는 상품을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선택할 필요가 있다.
◆ 50대, 안정적인 투자로 전환하라
50대의 경우 은퇴까지 남은 기간은 10년도 채 안 된다. 그러므로 자산을 증식하려는 것보다는 안정적으로 보존하고 균형 있게 재조정하는 은퇴설계가 필요하다. 곧 은퇴생활이 시작되므로 은퇴 후 생활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50대의 길지 않은 투자기간 동안은 지나치게 위험한 투자자산과 현금화하는데 장시간 소요되는 자산은 줄이고 안전한 자산으로 이동해야 한다. 펀드, 변액보험, 연금 등 금융상품에서 주식투자 비중을 줄여나가면서 은퇴 후 노후생활비의 80%이상이 연금 상품에서 나올 수 있도록 보유중인 자산을 연금자산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은퇴 후 뇌졸중 등과 같은 노인성 질환에 걸리거나 거동이 불편해졌을 경우 연금 상품에서 고정적으로 나오는 수입으로 생활하는 것이 부동산임대수익 등과 같이 제때 들어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수입에 의존해 불안감을 갖는 것보다는 더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정종효 농협강남PB센터 팀장
< 연 6% 월 복리 수익률로 10억 만들기 >
(단위 : 년, 천원)
< 주택연금 vs 종신연금 >
(나이 : 60세, 시가 3억원 아파트 기준)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