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 사진=각 사
이 가운데 KB국민은행이 NPL커버리지비율의 하락폭이 가장 작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체율 증가폭은 신한은행이 가장 낮아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은행장들은 자산건전성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리스크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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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의 대출금 가운데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고정이하여신(NPL)이라고 부른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기관의 여신 분류인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5단계 중 하위 3단계(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를 묶은 개념으로, 부실채권 수준과 잠재적 리스크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이 1조605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 1조1277억원 ▲우리은행 1조570억원 ▲하나은행 1조320억원 순이었다.
4대 은행 모두 고정이하여신이 늘어나면서 NPL비율도 일제히 상승했다.
NPL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0.40%를 기록한 국민은행으로, 전년 동기(0.33%) 대비 0.07%p 상승했다.
이는 고정여신이 전년 대비 341억원 줄어든 8538억원을 기록했음에도 회수의문여신(4518억원)과 추정손실여신(3000억원)이 각각 2384억원, 782억원 늘어난 영향이다.
국민은행의 NPL 증가 배경에는 경기 불황에 따른 기업들의 채무 상환능력 저하 요인이 작용했다.
특히 기업대출 중 소호대출이 소폭 증가하면서 NPL비율도 동반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의 1분기 소호대출 잔액은 전년(89조6000억원) 대비 4.5% 증가한 94조1000억원에 달했다.
국민은행은 NPL비율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개인사업자119’ 프로그램을 통해 분할상환, 이자감면 등 차주의 상환 부담을 완화하고 있으며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키우도록 구조조정 프로그램도 가동 중이다.
NPL비율 상승폭이 가장 컸던 곳은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의 NPL비율은 0.32%로, 전년(0.21%) 대비 0.11%p 상승했다.
1분기 우리은행의 소호대출은 46조7880억원으로, 전년(51조5260억원) 대비 9.2% 감소했음에도 NPL비율은 오히려 높아졌다.
중소기업대출 전체를 놓고 보면 126조원에서 129조원으로 증가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법인 중심 대출로 포트폴리오 조정과 자산 리밸런싱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0.05%p 오른 0.31%, 0.29%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중소기업여신과 소상공인대출이 각각 6.1%, 3.9% 확대되면서 NPL비율 상승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소호대출 포함 중소기업대출이 전년보다 0.8% 줄었음에도 NPL비율이 상승해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기 부진 장기화로 차주들의 채무상환 능력이 악화하면서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부실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NPL커버리지비율은 부실채권 대비 대손충당금을 얼마나 쌓았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향후 부실이 발생했을 때 금융기관이 손실을 얼마나 잘 흡수할 수 있을지를 나타낸다.
올해 1분기 국민은행의 NPL커버리지비율은 168.9%로, 전년 동기(208.2) 대비 39.3%p 하락했지만, 주요 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감소폭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전년(208.0%) 대비 48.7%p 하락한 159.3%로 집계됐다.
천상영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상·매각 조건이나 가격이 좋지 않은 상황인 만큼 올해 3월 말에는 평소 했던 상·매각보다 전략적으로 규모를 줄이며 커버리지비율이 빠지게 된 것”이라며 “올해 말에는 200% 이상으로 회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전년(216.4%) 대비 53.9%p 감소한 162.5%를 나타냈다.
강재신 하나금융 상무는 컨콜을 통해 “고정이하자산과 연체가 증가하면서 NPL커버리지비율은 다소 낮아지는 추세”라며 “이는 부실 확대 때문이 아니라 담보 커버리지가 워낙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은행의 고정이하자산 1조원 가운데 약 90%가 담보나 보증서로 커버되고 있어 충당금 적립률이 낮고 이에 따라 크레딧 코스트도 매우 낮은 상태”라며 “커버리지비율이 낮아지는 현상은 건전성이 악화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담보 기반 리스크관리와 충당금 부담 완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의 1분기 NPL커버리지비율은 91.1%p 하락했으나 여전히 188.4%를 기록해 4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NPL 대응 여력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연체율도 4대 은행 모두 소폭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1분기 연체율은 ▲우리은행 0.37% ▲국민은행 0.35% ▲신한은행 0.34% ▲하나은행 0.32% 순으로 나타났다.
연체율 상승폭이 가장 적었던 곳은 신한은행으로, 전년 대비 0.02%p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국민은행은 전년(0.25%) 대비 0.1%p 올라 4대 은행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4대 은행들은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신용평가 모델을 고도화하며 리스크관리에 나섰다. 기존의 담보·보증 중심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기업 차주의 실제 상환 여력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향후 부실 가능성을 줄이고 여신 심사의 질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서민금융 확대와 건전성 유지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 중이다. 햇살론뱅크, 사잇돌대출 같은 정책 상품 공급은 지속하되 상환능력 중심의 평가를 통해 부실 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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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나 한국금융신문 기자 han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