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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상의 흐름과 우리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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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7-02-21 18:52

이상묵 상무 삼성금융연구소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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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상의 흐름과 우리 사회
‘목적도 없이 과도하게 돈을 모으는 사람들, 계속해서 농지를 매입하고 새 집을 장만해서 유산으로 남기는 사람들, 적당한 때에 내다 팔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밀을 사들여 저장하는 사람들,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에게 똑같은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사람들, 그들은 자신의 행동이 비합리적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누구에게도 해를 끼친 적이 없다고 굳게 믿는다. 오히려 자신들이 없었다면 사람들이 더욱 곤란한 처지에 빠졌을 것이므로 자신들은 좋은 일을 했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에 꼭 필요한 물건만 소유한다면 가난한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타인의 욕망 때문에 사람들은 궁핍한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런데도 소유에 대한 탐욕을 무죄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런 주장을 한 사람은 누구일까. 우리 이웃에 사는 누군가가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을 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주장을 했던 사람은 토마생이라는 신부다. 그는 중세가 마감되고 산업혁명기에 접어든 1697년에 ‘상거래와 고리대금업에 대한 논고’에서 이런 견해를 제기했다. 중세시대의 사상을 주도했던 신부들의 견해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런 견해를 뒤집는 견해는 80년 후인 1776년에 아담 스미스가 저술한 국부론 이후 체계화되기 시작했다.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사람들은 자본을 어떻게 운용하는 것이 최선인지 그 방법을 찾는데 전력을 다한다. 사실 사람들이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자신의 이익이지 사회의 이익이 아니다. 그러나 자기 이익을 추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니 필연적으로 사회에 이익이 되는 방법으로 자본을 사용하게 된다. .....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사회에 이익을 주려고 애쓰지 않는다. 자신이 사회에 얼마나 이익을 주고 있는지 알지도 못한다. 사람들은 자기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생산물의 품질을 향상시킨다. 그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의도하지 않은 목적을 지향하게 된다.

사회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해서 반드시 사회에 나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가 사회 전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보다 보다 효과적으로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으로 인해 토마생 신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이 나오고 나서 근 100년이 흐른 뒤인 1868년에 출간되었다. 러시아에 공산주의 체제가 들어서고 전 세계가 자본주의 체제와 공산주의 체제로 갈려 냉전의 세월을 보냈다.

‘기업가 정신’으로 유명한 슘페터도 공산주의가 세를 확장하던 시기에 살았던 경제사상가이다. 슘페터는 1911년에 출판된 ‘경제발전이론’에서 기업가를 자본의 소유자, 발명자, 경영자와 구별했다. 기업가의 기능은 경제에 혁신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했다. 슘페터는 새로운 상품 또는 기존의 상품에 비해 질적으로 개선된 상품을 도입하는 행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행위, 생산과 분배의 새로운 수단의 발견, 새로운 경제조직체의 도입과 같은 것을 혁신이라고 했다.

슘페터는 혁신은 사회적 저항과 정치적 저항을 이겨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힘든 과업이라고 했다.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가는 처음에는 혁신이 낳은 희소성으로 인해 높은 이윤을 누리게 된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혁신을 모방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결국 혁신으로 인한 이윤은 사라진다고 했다.

슘페터는 기업가의 동기는 ‘개인의 왕국’을 건설하려는 꿈, 세대를 초월한 왕국을 건설하려는 꿈이며, 경제적 이익을 성공과 승리의 징표로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우월하다는 것을 입증하려는 의지라고도 했다.

그런데 슘페터는 반기업가 정서가 자본주의 사회에 고유한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새로운 기업가의 등장은 정체 상태에 안주하고 있던 사람들의 상대적인 쇠퇴를 의미한다. 경제발전에서 낙오된 농부와 수공업자는 기업가를 비난하고, 자본주의 발전의 초창기에 이미 정상에 올라선 사람들의 후손을 벼락부자라고 경멸한다. 열등한 다수가 월등한 소수에게 품는 반감을 야기한다. 자본주의는 스스로가 반대집단을 창조한다. 그러한 반대집단은 물질적 궁핍에 의해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가 정신의 역동성이 낳은 심리적 반감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경제사상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제리 밀러가 지은 ‘자본주의의 매혹(The Mind and The Market)’을 읽으면서 오늘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구절들을 정리해 봤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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