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전환기 금융 CEO의 조건

관리자

webmaster@

기사입력 : 2007-02-20 07:04

윤창현 교수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전환기 금융 CEO의 조건
외환위기 직후 금융산업이 초토화되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정착되지 못한 채 흔들리면서 뉴브리지에 인수된 제일은행에 외국인 행장이 부임하는 등 전에 보기 힘든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 때 시중에서 금융산업에 관한 뼈있는 농담이 회자된 적이 있었다.

국내금융기관에 성골 진골 육두품이 있다는 농담이었다. 외국서 태어나서 외국서 교육과 경력을 쌓은 사람은 성골인 반면 한국서 태어났더라도 외국서 교육을 받고 경력을 쌓은 사람은 진골, 그리고 한국에서 태어나서 한국 내에서만 교육을 받고 경력을 쌓은 사람은 육두품이라는 것이다. 신라시대에 육두품은 왕이 될 수 없었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결국 국내에서만 교육과 경력을 쌓은 인물은 CEO가 되기 힘들다는 평가가 깔린 자조적 농담이었던 셈이다.

사실 외환위기 이후 우리 금융가 특히 은행의 경우 외국금융기관 혹은 해외금융기관의 국내지점이나 현지법인 등에서 경력을 쌓은 인사들이 행장에 거론되거나 임명되는 경우가 꽤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구조조정과정에서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이해와 아울러 해외금융기관들과의 긴밀한 유대관계나 접촉이 매우 중요해진만큼 이러한 분위기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들 성골과 진골들은 우리 금융시장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는 데에 상당부분 공헌한 것 또한 사실이지만 국내금융시장 내에서 열심히 노력한 인재들이 CEO 감이 되기에는 부족하다고 여겨진 것은 우리 스스로의 부끄러운 자화상이었다.

최근 몇몇 금융기관에서 CEO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인사와 하마평이 무성하다. 직급이 낮은 자리야 숫자가 많지만 직급이 높은 자리일수록 숫자가 적어지고 최고경영자의 자리는 정말 몇 개 안되는 자리이기에 이를 노리는 사람은 많아도 막상 진입에 성공하는 사람은 극히 드문 것이 사실이다. 지금 거론되는 자리들은 우리금융지주 회장 우리은행장 기업은행장 주택금융공사 사장 등 자리도 굵직굵직하지만 거론되는 인사 또한 상당 기간 자기분야에서 공력(?)을 쌓아온 비중 있는 인물들이다. 막상막하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과연 누가될까 지켜보는 것조차 긴장감이 느껴질 정도다.

우리나라의 금융은 이제 글로벌화하는 과정에서 아직도 성장통을 겪고 있다. 관치금융의 족쇄는 많이 벗어던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시스템이 정착된 것 같지는 않다. 게다가 외국인 주주의 비중은 엄청나게 늘어나서 주요 시중 은행 대부분이 80%를 넘나든다. 가히 외치금융이라 할 만큼 외국인 주주의 비중은 높아졌다. 이들의 지분은 대부분 분산되어 있어서 본격적인 목소리는 내지 않고 있지만 향후 언제든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제목소리를 내게 될 것이고 이에 의해 우리의 금융시장도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90년대 초까지도 은행장 인사는 장관인사와 함께 정부인사의 한축처럼 여겨진 것이 사실이다. 사실상 정부의 임명에 의해 이루어진 인사는 관치금융이라는 시비와 비판에 직면한바 있고 이는 결국 외환위기로 이어지는 원인이 되었다. 한국경제의 성장과정에서 은행부문은 상당 부문 희생양이 됐다.

특정 산업과 기업에 자금을 몰아주면서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불균형 성장전략이 경제발전의 주요전략이 되고 은행자금을 싼 금리에 주요부문에 대출을 하게 되면서 은행은 자금집행은 물론 금리결정에 있어서도 자율권이 거의 없었다. 자금운용과 아울러 운용금리가 제약을 받는 상황에서 은행의 경쟁력이 제고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였다. 정부-은행-기업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경제발전의 주축이었으며 이 와중에서 최고의 수혜자는 기업부문이었고 최대의 피해자는 금융부문이었던 셈이다. 우리의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돌파하였지만 은행의 경쟁력은 경제력규모에 비해 매우 낮았고 결국 외환위기를 맞고 나서야 금융부문의 재정비와 구조조정이 이루어진 셈이다.

이제 외환위기 이후 하드웨어적 구조조정은 상당 부분 진행이 되었고 이 과정에서 은행간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은행들이 출현하게 되었다. 이제 우리 은행산업은 독과점 산업이라는 얘기까지 들을 정도로 변모하게 되었다.

그러나 시작은 이제부터다. 하드웨어적 구조조정을 통해 덩치가 엄청나게 커진 우리의 은행은 아직도 소프트웨어적 구조조정을 상당 부분 남겨놓고 있다. 자산이 불어난 은행도 있지만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치중한 결과이고 향후 부동산 시장의 동향에 따라서는 위험한 상황이 올수도 있다. 또한 자본시장통합법의 통과에 즈음하여 몸집을 불리면서 엄청난 규모와 숫자의 신상품을 쏟아내게 될 증권권의 움직임도 변수이다. 결제기능까지 부여받은 계좌가 본격화되면 소비자의 선호가 어떻게 변할지 상당한 변수가 될 것이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우리은행의 민영화문제도 남아있다. 금산분리문제와 너무 비중이 커진 외국자본에 대한 견제심리라는 두개의 변수 사이에서 묘수를 찾기란 쉽지가 않은 일이다. 어쩌면 우리 금융산업 특히 은행산업의 발전여부는 이제부터의 행보가 결정하는 지도 모른다. 변하는 환경에 대한 적응과 본격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한 몸부림이 필요하다.

또한 그 와중에 정부의 금융 및 경제정책의 중요한 파트너로서의 공공적인 기능 또한 무시되기 힘들다. 국제적인 감각을 갖추되 수익성과 공공성을 만족시키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적 구조조정을 차분하게 지속시킬 수 있는 혜안과 지혜가 CEO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CEO의 경쟁력에는 전염성이 있다. 그의 생산성은 자신의 생산성만이 아니라 조직의 손발을 형성하는 수많은 직원들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친다. 본인의 생산성도 높고 생산성의 전염효과도 높은 인물이 잘 인선되어 “우리” 지주 및 “우리” 은행 그리고 기업은행과 주택금융공사 등을 포함한 우리 금융 산업에 커다란 발전을 도모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관리자 기자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