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금융업 인기 하락
최근 잡코리아가 1,127명의 구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새해 취업 전망 및 계획’ 보고서에 의하면, IT·정보통신업 분야로의 취업을 원한다고 대답한 응답자의 비중이 전체 응답자의 21.0%를 기록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체 순위에서는 유통·무역업이 14.5%로 2위를 기록했고, 서비스업과 전기·전자업은 11.5%와 8.8%를 기록해 각각 3, 4위의 선호도를 보였다. 반면, 금융업종으로 진출하길 원하는 응답자는 7.8%고 나타났고, 이는 총 10개의 업종으로 구분돼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5위에 그친 수준이다.
또한 기업의 규모별로 봤을 때는 ‘중소기업을 목표로 취업활동을 계획 중’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33.8%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 뒤를 이어 중견기업 30.1%, 대기업 14.7%, 공기업 13.1%, 외국계기업 8.3% 순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기업과 금융업을 중심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이던 기존 양상과는 크게 대조적인 모습으로, 장기 취업난 속에서 구직자의 하향 안정지원이 두드러진데 원인이 있다.
◆ ‘일단 붙고 보자’ 심리 확산
직무분야별 선호도를 성별로 구분해 봤을 때, 남성은 생산·기술직이 27.6%로 가장 높았고, IT·정보통신직 16.2%, 영업직 9.6%, 회계·총무·인사직 8.7%, 기획직 6.6% 등의 순을 보였다. 반면, 여성의 경우는 회계·총무·인사직이 23.1% 가장 높았고, IT·정보통신직 10.9%, 디자인 관련직 10.3%, 홍보·마케팅 6.6%, 판매·서비스직 6.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기업의 홍보·마케팅과 기획업무가 6%의 낮은 선호도를 보인 것은 지금까지는 찾아보기 힘든 이례적인 모습으로, 지난해 대기업이 보였던 90대 1의 높은 평균 경쟁률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삼성·LG·SK 등의 대표적인 대기업들이 지난해부터 기업별 모의고사와 같이 한층 까다로운 채용 전형을 선보인 점 역시 구직자의 하향 안정지원을 부채질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취업 재수생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주요 대기업들이 취업재수생에 대한 입사지원을 사실상 원천봉쇄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취업 후 경력직을 노리는 ‘직장 내 구직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도 이 같은 현상을 부추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 취업난 악화는 ‘외부환경 탓’
올 취업시장이 지난해보다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구직자들이 느끼는 체감 취업난이 한층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의 구직난이 훨씬 심각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구직자는 전체 응답자의 39.4%로 가장 많았고, 지난해보다 조금 심각할 것으로 전망하는 구직자는 30.9%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구직자는 24.1%로 나타나 사실상 전체 응답자의 70.3%가 지난해 보다 취업난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올해의 취업상황이 지난해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대답은 5.6%에 그쳤다.
또한 현 취업난이 장기화 되는 이유로는 34.2%의 응답자가 경기 침체를 원인으로 꼽았고, 현실적이지 못한 정부의 실업정책과 실업난 해소에 적극적이지 않은 기업 등의 의견도 각각 10.4%와 8.3%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남규 기자 ng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