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관치금융의 추억

김남현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11-22 22:00

어두운 골목길. 조폭(조직폭력배) 같이 생긴 사람들이 A씨의 주변을 감싸고 눈만 껌뻑껌뻑 인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A씨는 결국 조폭이 하자는대로 따라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A씨가 뱉은 말과 행한 행위는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오래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어두운 골목길에서 단순히 눈만 껌뻑인 행위도 강박에 해당된다고 판시했다.

이들 조폭들은 A씨에게 물리적 행위 등 아무런 위해도 가하지 않았다고 변론했지만 법원은 여러 정황으로 봤을 때 강박이라고 판시하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주택담보대출을 전격 중단했던 시중은행들이 20일 다시 대출을 재개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대출이 다시 시작된 지금까지도 본점 심사역을 거쳐야 실제 대출이 이뤄지는 등 절차가 까다롭다.

상황이 이 같이 된 데는 최근 부동산 폭등을 막기 위해 금융 감독당국이 주택담보대출 취급한도를 5000~6000억 원이 넘지 않도록 지도했기 때문. 민원제기가 속출하자 결국 당국이 한발 물러섰고, 시중은행들은 다시 대출을 재개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감독당국은 시중은행들에게 대출을 하지 말라고 한 것이 아니라 자제를 부탁한다고 했을 뿐이라는 것. 그러나 받아들이는 시중은행의 입장은 다르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대출관련 감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설령 아무 생각없이 하는 감독당국의 말이라도 흘려들을 수 없는 것. 결국 시중은행은 각 지점에 업무연락 형식 등으로 신규대출 금지를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이 같은 일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것. 과거 정부정책에 의해 금융이 좌지우지됨에 따라 관치금융, 특혜금융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IMF외환위기 이후 시장원칙에 눈을 돌렸지만 언제부턴가 다시 관치금융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가 감독당국의 순수 협조요청을 시중은행이 알아서 긴(?) 과잉 행위인지, 감독당국의 압력을 끝내 시중은행이 못 이겨 벌어진 결과인지는 명확치 않다. 근거가 없으니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그러나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않는 법이라고 했다. 감독당국과 시중은행의 이 같은 행태는 결국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피해는 소비자에게만 돌아갈 뿐이다.

글로벌 스탠더드, 국제금융 허브를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도 어두운 골목길에서 눈만 껌뻑이는 행위를 반복해서야 쓰겠는가! 관치의 추억은 더 이상 떠올리고 싶지 않은 화두다.



김남현 기자 nhkim@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기자의 기사 더보기 전체보기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K-수묵, AI 로봇시대의 인간 생태계를 그리다 AI 대체재 아닌 인간 생태계 구축 절실인공지능(AI)과 로봇의 시대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이제 로봇은 공장의 자동화 라인에만 머무는 기계가 아니다. 병원에서는 환자를 돌보고, 스마트팜 농장에서는 스스로 작물을 재배한다. 도심에서는 복잡한 교통망을 제어하고, 가정에서는 인간의 가사를 돕는 일상적 존재가 되었다.인공지능은 인간의 언어를 완벽히 이해하고, 정교한 그림을 그리며, 아름다운 음악을 작곡한다. 때로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속도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이 거대한 문명사적 전환기 속에서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그동안의 논의는 대개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인 2 ‘한국형 AI’라는 말만으로는 AI 주권을 지킬 수 없다 [장준환의 AI법 네비게이터⑥] 요즘 한국에서도 ‘한국형 AI’, ‘K-AI’, ‘소버린 AI’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말은 그럴듯하다. 그러나 그 말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는 순간, 논의는 쉽게 흐려진다. 한국어를 잘하는 챗봇을 만들면 한국형 AI인가. 국내 기업이 만든 모델을 쓰면 AI 주권을 가진 것인가. 아니면 한국이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와 데이터, 모델과 규칙을 실제로 통제할 수 있어야 AI 주권을 말할 수 있는가.최근 Stanford Institute for Human-Centered Artificial Intelligence, 즉 Stanford HAI도 이 문제를 중요한 정책 의제로 다루고 있다. Stanford HAI는 세계 각국 정부가 자국의 AI 미래를 스스로 통제하려는 경쟁에 뛰어들고 있지만, 정작 A 3 조달 부담 뛰는데 손발 묶인 카드사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긴밀한 대응은 기업에 있어 필수적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대내외 시장 상황과 제도 변화에 발맞춰 전략을 조정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특히 금융업권은 국내 금리뿐 아니라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에도 영향을 크게 받는 데다 규제 변화에도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최근 카드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카드업계가 마주한 현실은 각종 세미나 현장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과거 세미나가 미래 성장 전략을 논하는 자리였다면, 최근에는 현실적인 위기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책을 고민하는 자리에 가까워졌다. 성장보다 생존이 먼저라는 분위기마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퇴근 후 주차했는데 수익 발생? V2G의 정체
[그래픽 뉴스] “전쟁 신호를 읽는 가장 이상한 방법, 피자 주문량”
[그래픽 뉴스] 트럼프의 ‘타코 한 입’에 흔들린 시장의 비밀
[그래픽 뉴스] 청년정책 5년 계획, 무엇이 달라지나?
[카드뉴스] KT&G, ‘CDP’ 기후변화·수자원 관리 부문 우수기업 선정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