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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리볼빙회원 리스크헷지 어렵다”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06-11-19 23:21

왜 카드사들은 리볼빙 활성화에 소극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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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부 결제와 유사하고 부실위험 우려

수익다각화 측면서 활성화 노력 ‘지적’

2002년 카드대란 당시 카드결제방식의 대안으로 꼽히던 리볼빙결제 방식이 4년이 지난 지금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상태에 빠져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이미 보편화 돼 있는 리볼빙결제 방식이 왜 국내에선 활성화되지 못하는 걸까.

리볼빙 결제란 카드사용자가 결제대상 기간에 사용한 금액을 결제일에 일부만 내고 나머지는 일정기간 이후에 내는 것을 말한다. 고객입장에서는 목돈을 내는 부담을 덜 수 있지만 나중에 결제대금이 크게 불어나 한꺼번에 거액이 연체될 가능성도 있다.

◆ 결제방식, 한국 정서에 맞지 않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등 카드사들의 경영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수입모델로 인식되는 리볼빙결제가 왜 카드사와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결제방식이 한국 카드회원들의 정서와 맞지 않다는 것.

현재 국내 대부분의 카드이용자들은 차지(Charge) 방식에 익숙해져 있고, 특히 신용판매의 경우 할부제도가 발달되어 있어 큰 금액이 들어가는 물건을 구입할 경우 대부분 할부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또한 카드사에 따라, 그리고 사용기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리볼빙 수수료가 높은 것도 리볼빙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미국의 리볼빙 수수료율은 8.9%~20 % 정도로 알려져 있고, 미국에 비해 조달금리가 비싼 국내 카드사들은 9~26%의 수수료를 받는다.

현재 리볼빙 서비스를 시범운영 중인 현대카드 관계자는 “리볼빙 서비스와 유사한 할부결제가 이미 정착돼 있는데다 자칫 잘못 운영하면 부실자산만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리볼빙결제 방식을 실시중인 신한카드 역시 “리볼빙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이 서비스의 진작을 위해 마케팅을 강화한다거나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카드사의 경우 우량 카드회원에 한해 제한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다른 카드사들도 마찬가지다.

리스크헷지를 위해 카드사들이 우량 고객에 한정, 실시하고 있지만 정작, 우량 카드회원들은 리볼빙 서비스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카드회원들의 카드대금 결제부담을 줄이고, 카드사엔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리볼빙의 잇점이 실현되기에는 그 대상부터가 맞지 않았다는 것.

그렇다고 대상을 무작정 확대할 수도 없다.

현재 현금서비스를 사용하는 상당수가 한계채무자여서 특정 카드사가 리볼빙을 확대할 경우 불량회원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역선택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카드사들의 실적 고공행진도 이 서비스 활성화를 막는 장애요인이다. 당장에 전업계 카드사만 보더라도 올해 2조원대 정도의 순이익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위험요소를 안고 리볼빙을 확대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것이다.

◆ 카드사 리볼빙 실적 ‘미미한 편’

외국과 달리 ‘할부결제’라는 독특한 신용카드 서비스를 운용중인 우리나라의 특성으로 인해 리볼빙 서비스가 제한적으로 이뤄지면서 카드사들의 리볼빙 자산은 저조한 편이다.

물론 삼성 등 일부 카드사들이 리볼빙 서비스가 수익성 자산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 점차 그 대상을 확대하고 있긴 하지만 전체 카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저조한 실적에 불과하다.

삼성카드는 9월말 현재 전체 950만 회원 중 196만 4000명이 리볼빙에 가입,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7만 6000명에 비해 68만 8000명 정도가 늘었다.

이용잔고 역시 8617억원으로 1년새 324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삼성카드와 함께 리볼빙 서비스 확대에 적극 나섰던 LG카드는 최근 이용실적이 다소 줄었다.

국내 카드사로는 처음으로 리볼빙자산 1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리스크관리에 대한 부담 등으로 인해 지난 9월 이후 신규 회원은 받지 않고 있다.

10월말 현재 이 카드사의 실질 리볼빙 자산규모는 7900억원 정도.

LG카드 인수가 사실상 확정된 신한카드도 9월말 기준으로 리볼빙 이용잔액이 2709억원으로 작년말 2283억원(조흥카드 통합 가정시)에 비해 426억원 증가했다.

은행계 카드사 가운데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KB카드 역시 10월 현재 리볼빙 회원수가 53만4000명으로 작년말 37만8000명에 비해 15만6000명이 늘었다. 전체 카드회원 가운데 리볼빙 회원비중이 4.0%에서 5.9%로 커졌다.

리볼빙 자산 역시 5930억원으로 작년말의 3333억원 보다 2597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카드자산 가운데 리볼빙자산 비중이 4.3%에서 7.5%로 높아졌다.

카드시장 점유율 10% 목표로 카드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우리은행 역시 10월 현재 리볼빙 회원수가 6만 4122명으로 지난해말 3만8178명보다 2만5944명 늘었다. 리볼빙 이용잔고도 1226억원으로 674억원 증가했다

BC카드 회원은행 가운데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농협카드 역시 10월말 기준 약정회원 2만4316명으로 지난 7월말 1만6802명에 비해 7514명 늘었다.

리볼빙 이용잔고는 742억원으로 423억원 증가했다.

이밖에 하나·기업은행 등은 리볼빙 이용잔고가 100억원이 채 안되는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 일부 카드사 리볼빙 활성화 검토

제한적이긴 하지만 일부 카드사들이 리볼빙서비스 확산을 위해 수수료율을 인하하거나 고객의 선택권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 출범한 크레디트뷰로(CB)인 한국개인신용정보(KCB)가 개인의 신용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스코어링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리볼빙 서비스가 점차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1일 기업은행은 이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회원 신용도에 따라 리볼빙 수수료율을 세분화하고 최저청구제도를 시행하는 등 리볼빙 제도를 대폭 변경했다. 이 은행은 그 동안 리볼빙 수수료를 일반회원, 카드 VIP회원, 플래티늄회원등 3등급으로 분류한 후 14.9~23.0%를 적용해 왔다.

그러나 리볼빙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수수료율을 9.9~25.9%로 확대하고 최우수회원 1등급부터 일반회원 2등급까지 회원 신용도에 따라 총 7단계로 구분, 다양한 수수료율을 적용키로 했다. 우선 최우수회원 1등급회원에게는 일시불 리볼빙 수수료를 9.9%, 현금서비스의 경우 13.9%를 적용하는 등 신용도가 우수한 회원의 수수료는 크게 낮췄다.

하지만 연체요율은 그동안 10일이내인 경우 25%, 10일을 초과할 경우 27%를 적용하던 것을 27%로 단일화함으로써 연체율은 높였다.

특히 기업은행은 리볼빙 수수료율 세분화와 함께 최저 청구제도도 도입했다. 최저청구제도는 은행과 사전에 약정한 리볼빙결제 비율만큼을 결제하지 못할 경우에도 연체처리 하지 않고 최저청구비율(2% 또는 5만원중 높은 금액) 이상만 결제할 경우 미결제 금액에 대해서는 다음달 결제금액으로 자동 전환되는 탄력적인 결제제도이다.

삼성카드도 결제액을 10~100%까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신한카드의 일시불 리볼빙 서비스는 결제액의 5%이상을 매달 일정비율로 상환하거나 원금의 일정액(총 한도 3%이상, 최저 5만원이상)을 결제하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 단 신청일 현재 신용카드 연체액이 30만원이상이거나 연체 횟수가 3번 이상이면 이용할 수 없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국내에는 무이자 할부가 많아 리볼빙 서비스가 다소 안맞을 수도 있지만 고객이 직접 카드 대금 상환 계획을 짤 수 있다는 점에서 잘만 활용하면 좋은 제도”라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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