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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부동산시장 안정인가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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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6-11-15 22:18

전성인 교수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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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를 중심으로 한 5개 부처는 합동으로 지난 11월 15일 ‘부동산시장 안정화방안’을 발표했다. 주택 공급물량 확대, 재정보조를 통한 분양가 인하, 일부 계층의 주택담보대출 억제 등을 골자로 한 이번 안정화 방안은 최근 급등한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한 정부의 마지막 몸부림으로 보인다.

그동안 부동산 정책을 주도해 온 청와대 참모를 ‘읍참마속’하고 재경부가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도록 한 이후 나온 첫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정책은 부동산 투기를 잡기 보다는 투기를 더욱 더 부추길 가능성이 더 크며, 그에 더해 부동산 문제의 핵심인 사회적 불평등의 확대를 치유하기는커녕 오히려 그 골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더 크다. 근본을 손대지 않고 여기저기를 조금씩 우격다짐으로 밀어 넣음으로써 ‘시장이 못하는 것을 관료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 주려는 재경부의 고질병이 도지고 말았기 때문이다.

먼저 이번 정책이 왜 투기를 더욱 더 부추길 가능성이 있는지 생각해 보기로 하자. 부동산을 포함한 모든 자산가격에 하향 압력을 가하는 가장 대표적인 수단인 금리인상은 한은이 거절해 버렸다. 자산가격 상승 때문에 금리정책을 쓸 수는 없다는 해괴한 논리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말도 되지 않는 이유 때문이었다.

재경부와 재계, 정치권이 여기저기서 금리인상 반대를 외치는 것은 압력이 아니고 청와대 비서관이 총재를 방문한 것만이 압력이란 말인가.

이런 상황에서 재경부는 시가와 분양가의 괴리를 더욱 확대하는 쪽으로 정책의 가닥을 잡았다. 신규 주택을 당첨만 받으면 앉은 자리에서 떼돈을 벌게 되었는데 이것이 투기가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 투기란 말인가. 재경부는 투기를 조금 더 확실하게 장려(?)하기 위해 여기다 국민 세금까지 털어 넣겠다고 했다. 결국 저금리에 의해 시세는 높고 국민세금 투입 덕분에 분양가는 낮은 상황이 나타나게 되었다. 투기에 대한 열망은 이제 부글부글 끓어오를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이런 잔치에 참여하는 초대장을 받았는가. 서민들은 일단 아니다. 그들은 그동안 주택담보대출이라는 수단을 가지고 ‘분에 넘치게도’ 이런 투기판에 한자락 자리를 깔고 앉았지만 이제는 안된다. 소득이 작은 사람은 부동산을 담보로 넣어도 돈을 융통할 수 없고 융통하는 비율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누가 투기판에 계속 남을 수 있는가. 신도시 개발에 의해 토지를 보상받은 사람들도 한번쯤은 해볼 수 있겠지만 이것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부자들이다. 이들은 저소득층이 빠진 ‘단출한’ 투기판에서 국민세금까지 보조받아 가면서 ‘전혀 조촐하지 않은 잔치’를 벌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서민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재경부는 친절하게도 이번 안정화 방안에 서민들을 위한 대책을 말미에 포함시켰다. 장기 임대주택 비축 및 공급확대, 전세자금 지원 확대, 임차보증금 보증한도 확대, 장기 모기지론 금리인하 등이 그것이다.

기본적으로 서민들은 ‘부동산 담보대출 받아서 부자들이랑 투기판에서 몸싸움 할 생각일랑 말고 정부가 공급하는 임대주택에서 살거나 전세로 살아 가라’는 것이다. 그나마 서민들의 ‘내집마련’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것은 장기 모기지론 금리인하(0.15%포인트) 정도이다. 그러나 지금 서민들이 모기지론 금리가 비싸서 집을 못사고 있단 말인가.

그렇다면 무엇이 부동산 정책의 기본 방향이 되어야 하는가. 금리인상을 통해 자산가격의 상승을 근본적으로 통제한 후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위해 별도 채널의 주택공급과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래야 사회통합도 이루어지고 시중의 자금도 투기판이 아니라 생산적인 투자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

이번 재경부의 정책은 투기의 기회는 넘쳐 나는데 여기에 국민세금을 넣어 이 기회를 증폭시킨 후 가난한 사람은 빼고 부자들만 재미를 만끽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투기를 잡는 방안도 아니고, 투자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아니다.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방안일 뿐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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