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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래은행’ 따로 부대거래 따로 유행

원정희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11-12 23:48

은행 과당경쟁 탓 주거래은행 개념 해체 가속화
릴레이션십 손상 정작 어려울때 곤경 처할 우려

은행과 기업의 관계가 역전되면서 ‘주거래은행’의 개념이 빠르게 해체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과거엔 주거래은행과 모든 거래를 해왔지만 이제 은행간 영업경쟁이 심화되면서 주거래은행 개념의 해체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장기적으로는 릴레이션십이 손상되고 해당 기업의 정보가 여러 은행으로 분산되면서 정작 위기가 닥칠 때 금융지원을 어렵게 할 수 있어 지양해야 한다는 뼈있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 한해 은행간 영업경쟁이 불붙으면서 주거래은행을 제치고 더 나은 금리와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은행과 부대거래를 하게 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은 거래 기업의 임직원 복리증진 계획을 미리 입수, 적극적인 유치활동으로 주거래은행을 제치고 복지카드 1200좌를 유치했다. 아울러 퇴직연금 취급은행으로도 선정됐다.

또 기업은행도 기업자금관리서비스(CMS) 덕에 기존에 주거래은행으로 돼 있지 않았던 기업들을 대거 유치하게 됐다.

실제 기업은행에 따르면 CMS(e-브랜치) 유치 고객 가운데 무려 40%에 해당하는 270여개 기업들은 타 은행에 주거래 은행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ㅇ연구소, Y사, 소주회사 ㅁ 등이다.

이같은 사례는 모든 은행에서 나타나고 있다. 주거래은행이 있지만 대출, CMS를 통한 자금관리, 혹은 신용카드 사용, 심지어 급여통장 등 각기 다른 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사례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과거와 달리 은행과 기업과의 관계가 역전되면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과거 기업들의 차입경영이 심했을 때와 달리 이제는 대기업의 경우 아예 은행을 통한 여신이 줄었고 기업과 은행의 관계가 수평적관계 심지어 기업이 우위에 있는 관계가 형성되면서 주채권은행이라는 장치의 필요성이 줄어들면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은행들 역시 경쟁은행보다 더 나은 금리와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제공하다보니 기업입장에선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은행을 선택하게 돼 주거래은행 개념의 해체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A은행의 한 RM(기업금융 담당자)은 “과거엔 주거래은행이 모든 자금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의미가 강했지만 요즘은 은행간 경쟁이 자유로워지면서 조건만 맞으면 어느 은행하고도 거래가 성사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B은행 기업금융팀 한 팀장도 “대기업 역시 주채권은행이라는 개념이 있어 해당 은행과의 거래가 많고 재무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등의 권한도 컸지만 이제 기업이 워낙 좋아져서 제도 자체의 구속력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C은행 중소기업 담당 한 부장은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금리우대 등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1~2개 은행과 계속 거래하는게 낫다”고 충고했다. 이어 “중소기업을 운영하다보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데 여러 은행들을 자꾸 옮겨다니면 릴레이션십에 손상을 입고 거래처에 대한 로열티가 약해지기 때문에 은행입장에선 중소기업의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어려움에 대해 보험역할을 해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금융연구원 김우진 연구위원도 “여러 은행과 거래를 하게 되면 정보가 분산돼 과거처럼 주거래은행이 자금흐름을 완벽히 알지 못하게 된다”며 “이 경우 어려움에 닥칠 때 지원해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당장의 금융혜택만 갖고 거래은행을 선정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며 주거래은행 제도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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