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카다이렉트도 롯데마트의 독점계약 요구 수용
홈쇼핑에 이어 보험사들이 주요 제휴파트너로 검토하고 있는 유통업체들이 제휴추진 시 일부 일방적인 요구를 제시하고 있어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홈플러스 등 국내의 유명 대형할인마트의 경우 보험사들과의 제휴조건으로 판매독점권을 요구, 판매채널 확대전략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 큰 문제는 대형할인마트와 보험사간 관계가 갑과 을의 관계로 형성돼 있어 유통업체들의 이 같은 불공정하고 부당한 요구에 대해 반론조차 제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업계관계자들은 토로하고 있다.
5일 유통업계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마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현대하이카다이렉트는 제휴추진 과정에서 롯데마트측으로부터 상품판매에 대한 독점권 보장을 요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하이카다이렉트 역시 이번 롯데마트와의 제휴과정에 있어 롯데마트측이 제휴성사 조건으로 향후 3년간 독점권을 요구했다”며 “현대하이카다이렉트측이 고심끝에 이 조건을 수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 유통업계, 보험사에 ‘수청을 들라’ 요구
실제로 제휴조건에 하이카다이렉트와 롯데마트측은 향후 3년간 독점계약을 유지하기로 했으며 계약을 위반 할 시 이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묻기로 했다.
이에 대해 현대하이카다이렉트의 한 관계자는 “3년간 독점계약을 맺은 것은 사실이지만 일방적인 요구는 아니라고 본다”며 “메가마트와의 제휴로 이용고객의 성향 등 축적된 노하우를 접목해 마케팅 전략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유통업체와 보험사간 판매제휴로 인한 수익성 및 매출 증대 등 시너지 효과에 대한 확실한 시장검증이 되지 않은 초기 상황에서 유통업체들의 일부 일방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이 무리할 정도로 끌려 다니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업체와 제휴를 하려면 일단 광고비를 포함해 각종 지원금 명목으로 일정부분 고정지출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매출에 따른 성과금도 지급해야 한다”며 “시장검증이 확실하게 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너지 효과가 일정부분 발휘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돈만 뿌리고 나오는 셈”이라고 전했다.
또한 “고객DB 확보라는 점 역시 상당부문 금융권에서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그다지 실효성 있는 DB라고 보기엔 어려워 여러모로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즉 매출과 상관없이 발생되는 비용이 적지않고 심지어는 적자만 보고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 유통업체-보험사 전략‘동상이몽?’
유통업체와 보험사간 문제는 제휴조건에 있어서도 문제가 적지않지만 상호 마케팅 전략을 전개해 나감에 있어서도 적지않게 충동하고 있다는 게 관련 실무진들의 고심꺼리다.
우선 현재 동부화재 및 교원나라, 하이카다이렉트 등 보험사의 경우 유통채널을 통해 자동차보험을 주요 판매상품으로 하고 있다.
문제는 자동차보험의 경우 보험사 입장에서는 지역별, 차종별 등등 각 사별로 마련된 인수기준을 적용, 가입여부를 결정짓게 되는 데 유통업체의 입장에서는 보험사들의 이러한 인수거부행위가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최근 손해율의 급상승으로 자동차보험에 대한 인수기준을 강화한 동부화재의 경우 홈플러스의 전략과 반대로 전라지역과 강원지역에 대한 인수기준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의 경우 올해 전라지역과 강원지역을 중심으로 신규점포를 확대할 예정이지만 동부화재는 거꾸로 이들 지역에 대해 인수지침을 강화하는 등 상호 전략이 상이하게 전개된다는 점이 고심꺼리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동부화재가 인수기준을 강화하고 있는 전라지역과 강원지역의 홈플러스 점포에서는 자동차보험 매출실적이 타 지역에 비해 현저히 뒤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자동차보험 매출성적을 놓고 점포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의 한 관계자는 “최근 손해율 급등으로 동부화재가 인수지침을 강화하면서 지역별 점포간 자동차보험 매출차이가 더욱 벌어지고 있는 등 내부적으로 고심꺼리가 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최근에는 동부화재만 할 필요가 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현대하이카다이렉트와 롯데마트의 독점제휴로 경영진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며 “대응방안 등 여러 사안이 논의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대하이카다이렉트와 롯데마트가 제휴추진한 사실을 공식화 한 날 홈플러스측은 비상긴급대책회의를 개최하는 등 공동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회의에서는 할인마트와 보험사간 독점계약 형태로 제휴가 추진되고 있는 추세라는 점에 대해 주목하고 동부화재와의 관계지속여부에 대한 논의도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의 한 관계자는 “실무자들과 달리 이번 롯데마트와 현대하이카다이렉트간 제휴에 대해 경영진들이 매우 민감해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내부에서 동부화재만을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지만 여타 손보사와 제휴를 추진할 경우 동부화재가 지원금을 삭감하려고 할텐데 이 또한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즉 홈플러스측에서 볼 때 동부화재와의 제휴를 깨고 다른 손보사들과 제휴를 할 경우 동부화재측이 각종 이유를 들어 지원금 삭감을 하려는 부분을 커버할 만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삼성화재는 설계사들의 반발을 의식해 오프라인 상품만을 고집, 이 점은 가격이 비싸다는 점에서 가격이 저렴하다는 홈플러스의 컨셉에 맞지 않고 현대해상의 경우 홈애버(구 까르푸)와 제휴를 추진했다는 이력이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그렇다고 해서 중소형사의 상품을 제공하기는 내키지 않다는 설명이다.
홈플러스의 한 관계자는 “서울 및 수도권에 점포가 집중돼 있는 롯데마트와 인지도와 선호도가 있는 현대하이카다이렉트와의 제휴로 홈플러스의 수도권내 점포들의 매출이 감소하는 등 타격을 입지 않을 까 향후 파장에 대해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며 “향후 다각적인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할인마트 및 편의점 차보험 판매제휴 현황>
김양규 기자 kyk74@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