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엔 예보가 지난 4월 우리은행이 성과급을 지급한 것에 대해 MOU 목표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황영기닫기

또 우리은행 노동조합은 오늘(6일) 예보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어서 양 기관간 갈등도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과거의 잣대로 평가할게 아니라 MOU의 졸업조항을 신설하거나 현행 MOU체계를 개선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한 연구위원은 “두 기관 모두 틀리지 않다”고 전제한 뒤 “당장 규정자체를 바꾸기 힘들기 때문에 양 운영기관 간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운영의 묘를 살리는게 중요하다”고도 제안했다.
예보가 대표적인 도덕적해이 사례로 꼽고 있는 경영진 스톡옵션 지급시도나 임직원 성과급 지급 등은 현행 MOU체계에서 예보로서는 당연히 지적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기도 하다. 이같은 문제들은 또 국회를 비롯해 감사원 감사 등에서 과도한 인건비 인상 등으로 매번 지적되는 사안이기에 예보로서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다.
반면 우리금융이나 우리은행 입장에선 공적자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과도하게 경영자율성을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데에 금융계는 시각을 같이하고 있다.
같은 현상들을 두고 예보와 우리금융 간에 전혀 다른 해석으로 인해 갈등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국감 현장에서도 열린우리당 문석호 의원,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 등의 “경영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MOU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과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 원희룡닫기

이에 대해 최장봉 예보 사장은 “MOU완화 필요성에 대해 제3자에게 용역을 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최근 국회 토론회에서 공적자금관리위원장 역시 MOU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해 MOU개선에 대해 일부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금융계 역시 몇차례 MOU의 기준들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지난 2001년 공적자금이 처음 투입되면서 맺었던 MOU의 큰 틀을 유지한 채 당시의 잣대로 현재의 경영상태 등을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당시엔 부실금융 기관이었고 모든 경영현안이 이를 벗어나는 쪽에 초점이 맞춰졌으나 2006년 현재엔 경영정상화를 이뤘고 금융계에 종합금융그룹화가 확산되면서 인수합병(M&A) 및 자산성장 전략이 주효한 시기다. 물론 이 과정에서 성과급 지급 등도 경영상 필요한 조치로 인정될 수 있다.
이때에 MOU를 구실로 비용 등을 제안하는 것 보다는 비용을 좀 들이더라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꾀하는 것이 시장논리, 금융시장논리에 부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MOU를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경우 공적자금 투입기관의 과도한 성과급 지급 등과 같은 도덕적해이에 대해 규제할 방도가 없다는 예보의 논리도 모른 채 할 수는 없다.
아울러 예보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경우 경쟁은행과 비교해 경영효율성이 낮은 것으로 집계돼 예보의 MOU 유지 주장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판매관리비용율은 46.8%로 국민은행의 40.4%, 신한 43.1%보다 높고 시중은행 평균인 45.5%보다 높은 상황이다.<표 참조>
특히 예보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경우 올 연말과 내년에 LG카드를 비롯해, 현대건설, 대우건설, 하이닉스 등 영업외이익이 대거 몰릴 것”이라며 “이는 고스란히 공적자금 회수로 이어져야 하지만 MOU가 없다면 아마도 은행 임직원들에게 그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예보의 우려에 대해 일각에서는 MOU 대신 경영진에 대한 실질적인 견제가 가능하도록 사외이사 제도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개선돼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또 은행 담당 한 애널리스트는 “금융기관의 경우 직원들의 사기창출이 가장 높은 밸류를 창출한다고 본다”며 “그렇다면 직원들에게 최고 대우를 해줘야 하는 게 맞지 이를 도덕적해이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경쟁은행 대비 경영효율성 지표 등 비교(’05년 기준)>
주) 시중은행중 씨티은행 제외(‘05년중 태업으로 수치 비교곤란)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