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13일 국정감사 배포자료에서 “보고펀드 변양호 대표가 재경부 금정국장 시절 M&A를 진행했던 관련기관에서 2400억원, 정부소유 금융기관에서 1400억원 등 대부분의 투자자금이 로비대가성 투자라는 의혹이 있다”며 “보고펀드에 투자된 5110억원 중 이처럼 문제성 투자자금은 43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보고펀드 투자기관 중 대한생명(500억원)과 신한은행(500억원), 조흥은행(500억원), 하나은행(500억원), 외환은행(400억원) 등은 변양호 대표가 금정국장 시절 진행했던 M&A와 관련된 금융기관으로 총 2400억원이 투자됐고 1400억원이 투자된 정부소유금융기관으로는 우리은행(700억원)과 우리투자증권(300억원), 농협(300억원), 기업은행(100억원) 등이다.
최 의원은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보고펀드 설립 이후 당초 계획과는 달리 투자자들이 내부사정으로 투자하지 않자 정부가 소유 금융기관인 우리금융지주를 압박해 투자하도록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우리금융지주에서 1000억원이 투자되자 그제야 타 금융기관들도 투자를 진행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신한, 조흥, 외환은행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계획 없이 대가성의 ‘밀어주기식 투자’를 했다는 의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 의원은 동양생명의 경우 보고펀드에 500억원을 투자하고 향후 보고펀드로부터 700억원을 재투자 받음으로써 자기주식 취득의 제한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서로 교차해 주식을 취득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보고펀드의 용역보고서상에서는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유한책임사원이 13개 기관에 이르고 회사가 보고펀드 참여지분이 10% 미만이므로 자기주식취득 회피 목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은 낮다고 결론 내렸지만 문제성 투자자금을 제공한 유한책임사원 9개를 제외하더라도 이같은 결론이 도출되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이는 과거 보고펀드가 BC카드 인수 추진과정에서 우리금융(29.63%), 신한카드(옛 조흥은행 지분 14.85%), 하나은행(16.83%) 등과 양해각서를 맺고 BC카드 지분 중 최소 50% 이상을 양도받아 경영권 인수를 추진한 사례와 비슷한 만큼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2005년 6월 동양생명이 보고펀드에 69억원을 투자한 뒤 이후 500억원 투자를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출자하지 않았다”며 “보고펀드가 동양생명 지분을 인수한 것은 올 5월로 시간상 차이가 있어 서로가 교차해 주식을 취했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보고펀드 투자자 및 투자금액>
(단위 : 억원)
(자료 :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 국감자료에서 발췌)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