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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행동주의 대비 해야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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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6-09-27 22:29

윤창현 교수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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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국계 펀드인 칼 아이칸 연합군에 의한 지분취득이후 관심의 초점이 된 KT&G가 향후 3년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최대 2.8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3년간 예상 순이익이 약 1.5조원임을 감안하면 3년간의 예상이익과 그동안의 이익잉여금까지를 이용하여 주주배당을 하기로 한 셈이다.

기존의 적대적 인수합병은 지분을 취득한 후 경영자를 교체하여 직접 경영을 시도하지만 칼 아이칸 같은 펀드들의 행태는 조금 다르다. 지분 취득 후 경영진 교체를 적극적으로 시도하지는 않되 특정이슈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주가를 띄우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러한 움직임이 소위 주주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이다.

이는 기존에 뮤추얼 펀드들이 주로 활용한 “월 스트리트 룰”과는 완전히 반대이다. 월스트리트 룰은 한마디로 주가가 안 좋으면 팔아치우라는 것이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것이다. 그러나 주주행동주의는 다르다. 가격이 안 좋은 주식을 사들인 후 경영에 적극적인 개입을 함으로써 주가를 띄우자는 것이다. 주주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면에서 주주행동주의라 불리고 또한 이러한 기법을 사용하는 주주를 제왕적 주주(imperial shareholder)라고 부르기도 한다. 제왕적 경영자는 줄고 있지만 제왕적 주주는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제왕적 주주가 나타나고 있어

최근 이러한 움직임은 여러 군데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특히 헤지펀드 중에서도 이러한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펀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헤지펀드 행동주의(hedge fund activism)이라는 말도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짧은 투자만기를 고집하며 단기적 속성을 보이던 헤지펀드들이 이제는 호흡을 길게 가져가면서 기존에 사모투자펀드(private equity fund)들의 전략을 모방하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펀드자본주의의 시대가 도래한 느낌이다. 베이비 붐세대가 일생동안 축적한 금융자산이 펀드화하면서 이 돈들이 전세계를 무대로 엄청난 부를 긁어 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뭉칫돈 중심의 펀드자본주의가 가진 문제점은 상당하다. 우선적으로 지적 가능한 것은 이들 자본의 행태는 결코 장기적이지 못하고 당장 주가를 띄울 자극적 재료를 찾기에 바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식 매입 직후 칼 아이칸 연합군이 요구한 패키지 중에는 KT&G가 보유한 부동산을 부동산 신탁화하여 소위 리츠(REITS)를 만들어서 이 신탁증서를 주주들에게 지분비율대로 배분하라든가 보유중인 인삼공사 주식을 상장하되 그 주식을 주주들에게 지분비율대로 배분해달라는 요구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사실 부동산 자산의 경우 기업이 이를 보유하고 있다가 차후 사업기회가 발생하면 얼마든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왜 이를 부동산 신탁을 만들면서까지 처분해야하는지 설득력이 매우 떨어진다.

그런데도 당장 주가를 올릴 수 있는 테마가 될 수 있다는 면에서 아이칸 연합군은 이러한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이다. 이처럼 회사가 오랜 기간에 걸쳐 축적한 자산을 처분하고 정리하는 식의 패키지를 요구하여 이러한 요구가 일부 혹은 전부 수용되어 주가가 상승할 경우 이들 대부분 펀드는 얼마 후 주식을 팔고 떠난다. 회사는 미래에 더욱 값지게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자산을 서둘러 처분하는 조치 등을 통해 내상(?)을 입고 시들시들해지면서 장기적 성장잠재력이 훼손될 수도 있지만 이들 펀드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 이들 펀드들이 고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요구하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펀드자본주의의 장기적 관점 아쉬워

이들 펀드들의 잠재적 위협은 여러 기업에 해당되지만 특히 주식소유가 분산된 기업, 단기적 성과가 기대에 일정부분 못 미치는 기업, 상당규모의 현금을 보유한 기업. 보유자산 대비 주가가 낮은 기업, 그리고 인수합병케이스가 많은 산업에 속한 기업 등이 대표적인 먹잇감이다. 안타까운 것은 최근 우리 기업들의 경우 정부의 강한 규제와 반 기업정서 등으로 인한 투자부진으로 인해 현금이 상당 부분 축적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적재적소에 투자되어야할 재원이 경제외적인 이유로 제대로 투자자금화 되지 못하는 현실에서 이들 펀드의 경영권위협이 증대되면 선제적으로 고 배당을 하거나 혹은 자사주 매입을 늘이는 등 경영권방어에 자원이 상당 부분 투입되면서 저투자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일명 장하성 펀드)는 은둔경영으로 유명한 태광산업그룹의 지배구조를 고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셈이다. 이 펀드는 아일랜드에 적을 두고 있으며 주주도 외국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향후 추이를 보아야하겠지만 아직 펀드행동주의에 익숙지 못한 국내기업들이 이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이들 펀드 자체에 대한 감독 및 규율이 강화되어야 할 시점이 왔다. 특히 주주에 관한 최소한의 정보를 포함 펀드가 기업에 간섭하는 방법이나 정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규율이 필요하다.

이미 이들 펀드들의 영향력과 힘이 막강해진 이상 그 힘이 남용되거나 오용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견제가 절실해진 상황이다. 중장기적으로 기업에게 방어수단을 주는 것 또한 필요하다. 향후 국내 토종자본으로 구성된 주주행동주의적 펀드도 출연할 것이 예상되는바 새로운 기법으로 무장한 새로운 권력자들이 우리 금융시장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할 때를 대비하여 기업과 감독차원에서 각종 대비책 마련을 서두를 때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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