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종금시장이 크게 위축되기도 했으나 최근 은행과 종금업무 간의 시너지 모색이 가능해짐에 따라 종금업무가 별도의 틈새시장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은행으로서는 종금 업무를 취급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중단기 상품에 더해 초단기 상품 제공도 가능해진 셈이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현재 종금업 라이센스를 갖고 있는 은행은 신한은행, 우리은행, 외환은행 세 곳뿐이다.
옛 조흥은행이 현대종금을 인수해 현재는 신한은행이 이 업무를 하고 있고 외환은행은 한외종금을 은행에 편입시켰다. 우리은행은 하나로종금을 우리금융그룹에 편입시킨 후 우리종금으로 바꿨고 다시 은행에 편입해 현재 은행가운데선 이 세 군데서만 종금업무를 겸영하고 있다.
◇‘은행+종금’ 시너지 ‘꿈틀’=종금계정의 주요 업무는 CP(기업어음)관련 업무가 대부분으로 기업들이 단기 자금운용 및 조달을 위해 주로 활용하고 있다.
과거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은행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종금사를 떠안기도 했지만 이제 단기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진데다 유니버셜뱅킹 구현에 꼭 필요한 분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종금업무는 은행계정과는 별도로 금리와 기간의 차별화가 가능해지면서 은행과 증권간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으로도 떠올랐다.
은행의 네트웍과 고객기반을 활용해 수신쪽으로는 발행어음과 CMA, 여신쪽으로는 기업어음 및 할인 등의 상품을 제공하면서 더 폭넓은 상품제공이 가능해진 셈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종금업무는 은행과 증권사의 중간형태로 틈새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며 “별도의 종금계정을 통해 수시로 남거나 모자라는 기업체의 초단기 자금을 중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한 관계자는 “과거 단기금융시장은 신용등급이 다소 떨어지는 기업들이 활용했던 것으로 인식됐으나 이제는 이를 이용하는 고객군들이 우량해졌고 은행에서 겸영함에 따라 규모의경제와 신뢰성도 높아 틈새시장으로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최근들어선 공기업들이 초단기자금 운용 및 조달이 필요한 경우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보다는 은행의 종금계정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종금계정 수신규모 최고 2배 이상 늘어=실제 발행어음과 CMA를 포함한 종금계정 수신을 보면 신한 우리 외환은행 세 곳의 규모는 지난해말 5조3422억원에 그쳤지만 9월14일 현재 2배(96.1%)가량 불어난 10조4770억원으로 커졌다. <그래프 참조>
신한은행은 지난해말 2조2251억원에서 현재 101.2%(2조2514억원) 늘어난 4조4765억원에 달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말보다 무려 112.8%(2조2907억원) 늘어나 현재 4조3221억원으로 커졌고 외환은행은 이보다는 못하지만 54.6%(5927억원) 늘어 성장세가 가파르다.
여신부문도 신한은행의 경우 9월15일 현재 3조8998억원으로 지난해말보다 49.1%(1조2843억원)늘었다. 우리은행은 8월말 현재 4조1020억원으로 42.4%늘었고 외환은행은 9월15일 현재 28.9% 늘어 1조4468억원으로 집계됐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