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삼성화재 등 대형 손보사들의 경우 지난 7월 당기순이익이 전년동월에 비해 급격히 하락하면서 어려운 경영환경을 체감하고 있다.
이에 최근 금융감독원을 중심으로 자차보험료 모델별 차등화 등 자동차보험제도 개선방안이 검토중이다.
◇ 7월 집중호우 피해 수익감소 야기
지난 7월 전국적인 피해를 불러온 집중호우로 인해 손해보험업계가 수익창출에 큰 타격을 받았다.
특히 대형 손보사들의 경우 이러한 추세는 더욱 극명히 나타난다.
지난 7월 실적을 분석한 결과 삼성화재는 투자이익 부문에서 이자이익의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월에 비해 10.4% 증가한 506억원을 시현했지만 당기순이익은 전년동월에 비해 25.6% 감소한 25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손해율과 사업비율의 상승으로 보험영업이익이 전년동월에 비해 128억원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화재의 7월 장기보험 손해율은 전년동월에 비해 1.0%p 하락한 87.2%를 기록한 반면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일반보험 손해율은 집중호우로 인해 전월동기에 비해 각각 1.4%p, 22.2%p 증가하며 전체 손해율을 81.5%로 상승시켰다.
사업비율도 급여와 일반 관리비 등의 증가와 더불어 신계약비상각비가 늘어나며 전년동월에 비해 1.6%p 상승한 19.8%를 기록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폭이 비교적 적었던 현대해상의 수익구조도 타격을 받기는 마찬가지로, 현대해상은 지난 7월 10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월에 비해 약 223억원이 감소한 수치로, 높은 사업비율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해상은 임금 베이스 인상폭을 줄이기 위해 상여금 형태로 138억원을 지급했고, 이에 사업비율은 전년동월에 비해 3.5%p 증가한 27.8%를 기록했다.
전년동월에 비해 32.7% 감소한 투자영업이익도 당기순손실 규모 확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
현대해상은 운영자산의 증가로 이자이익이 14.1% 증가했지만 유가증권 관련 부문에서 큰 이익 시현에 실패해 투자영업이익 184억원 시현에 그쳤다.
그러나 손해율에서는 집중호우에도 불구하고 경쟁사들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해상의 7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5.0%이며, 일반보험 손해율은 84.1%를 기록했다.
LIG손보도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의 손해율 상승으로 3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보험영업손실이 전년동월에 비해 104억원이나 증가했기 때문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일반보험 손해율은 각각 81.1%, 66.1%를 기록했다.
반면 사업비율은 전년동기에 비해 1.4%p 하락한 24.3%를 기록하며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고, 투자영업이익은 전년동월에 비해 9.8% 감소한 159억원을 기록했다.
◇ 잘 나가던 동부·메리츠도 ‘한숨’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내실경영을 통해 꾸준한 수익을 기록해 오던 동부화재와 메리츠화재도 집중호우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수익창출에 타격을 입었다. 또한 이러한 수익악화에 동부화재와 메리츠화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동부화재의 경우 지난 7월 당기순이익은 2억원으로 전년동월에 비해 무려 163억원이 감소했다.
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격히 상승해 보험영업에서 198억원의 손실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동부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년동기에 비해 21.1%p상승한 91.0%로 업계 최고수준이며, 전체 손해율은 85.3%로 메리츠화재보다 5.3%p가 높다.
투자부문에서의 이익은 전년동월에 비해 1.9% 증가한 206억원을 시현하는 등 안정적인 모습을 기록했다.
반면 동부화재의 내실경영에 비견되던 메리츠화재의 경우 업계 최저 손해율을 기록하면서 당기순손실 발생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지난 7월 당기순손실 규모는 12억원으로, 올해 처음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사업비율의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년동월에 비해 4.1%p증가한 76.4%이며, 사업비율은 5.4%p 증가한 27.8%를 기록했다.
그러나 7월 총손해율이 80.0%로 업계 최저 수준이라는 점과 사업비율 상승이 4~7월의 임금인상 소급분과 상여금(연 1회 지급)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이번 당기순익 악화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CJ증권 심규선 에널리스트는 “동부화재의 경우 자동차보험손해율 상승폭이 경쟁사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어 위험요인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반면 메리츠화재에 대해선 “사업비율이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2위권 손보사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경쟁이 가능한 수익구조와 경영효율성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 8월 실적개선 규모가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 수익악화 주범 ‘손해율’ 대책마련 시급
손해보험업계의 전반적인 수익악화의 주범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목되면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그동안 손해율이 양호했던 서울 등 대도시의 사고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는 점에서 이러한 주장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경찰청의 교통법규 위반 단속강화, 보험업계의 교통사고 예방활동 강화 및 시민단체를 활용한 교통법규위반 신고 활성화 추진을 통해 교통사고 발생률을 감소시키는 한편 손해율이 급등하고 있는 보험사의 경우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와함께 자동차보험제도의 개선을 통해 근본적인 만성적자구조 해소에 돌입할 방침이다.
우선 금감원은 현행 7년이상 무사고시 최대할인 60% 적용되는 할인할증제도의 최고 할인율 도달기간을 10~12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는 현재 전체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70% 이상이 7년이상 운전자이며, 이중 상당수가 최고 할인율을 적용받고 있어, 자연적인 보험료 인하효과로 인해 보험사들의 수지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입차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수입차의 상대적으로 높은 수리비가 보험료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개선을 위해 기초통계자료 분석을 마치고 내년초부터 수입차 보험료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에 관련업계 관계자는 “최근 추진되고 있는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통해 중기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 추세로 접어들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보험료의 적정성 문제가 아닌 계약자간 보험료의 형평성 문제라는 점에서 충분히 명분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손보사 7월 실적>
(단위 : %)
(자료 : CJ투자증권)
<회사별 손해율 현황>
(단위 : 억원, %)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