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강행장 "카드 핵심성장영역삼자"선언
LG카드 인수전에서 아예 소외된 우리금융지주와 경쟁 끝에 고배를 마셨던 하나금융지주가 상대적으로 왜소한 카드부문의 자체성장을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섰다.
종합금융그룹화를 선언한 기업은행 역시 카드사업 확대에 역점을 두고 있어 향후 이들 성장전략의 성공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 황영기닫기

당초 은행 카드사업본부에서 맡기로 했으나 은행전체의 전략차원에서 고려돼야 할 것으로 판단, 경영기획본부에서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장 TF팀을 구성해 자체성장이라는 틀 안에서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 한 고위관계자는 “이미 카드사 인수는 좌절된 만큼 자체성장으로 가닥을 잡고 카드부문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빠르면 오는 9월말까지 결론을 도출할 계획이다.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과거 우리은행 카드사업을 분사한 바 있으나 지난 2003년 유동성위기를 견디지 못해 다시 은행에 합쳐진 바 있다.
이후 부실을 털어내고 리스크관리를 통해 현재 정상화됐다고 판단, 카드사업의 확대를 꾀했으나 LG카드 인수전에는 참여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겪은 상황에서 또다시 분사를 하기엔 리스크가 큰 상황이다.
우리은행 카드사업은 전체 카드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5.4%에 불과한 것으로 은행측은 집계했고 결국 자체성장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금융지주는 카드사업이 은행과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주사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 카드 점유율이 3% 정도 인데 은행 점유율이 10%수준이기 때문에 카드 역시 10%까지는 가야 한다”며 “카드사업 분사 작업과는 별개로 점유율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하나금융이 마련한 2015년 중장기 비전에서는 그룹 전체 카드부문 수익비중을 현재의 8.3%에서 오는 2015년엔 15%까지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특히 조인트벤처와 M&A를 통한 카드 사업 역량강화를 밝혔으나 이미 M&A가 좌절된 이상 조인트벤처를 통한 카드사 설립이 유력한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지주사와 별개로 은행 내부에서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은행 한 고위관계자는 “이미 당초에 카드부문 목표를 높게 잡고 있었기 때문에 LG카드 이후 추가로 목표를 조정하지는 않고 있지만 꾸준히 늘리려고 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종합금융그룹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기업은행도 카드사업에 역점을 뒀다.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9월 월례조회에서 “카드비즈니스를 핵심성장 영역으로 키워나가야 한다”며 “기존 카드사를 인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경쟁은행들보다 몇 배의 노력으로 자체성장을 시급히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수고객의 확보, 가맹점 확충, 결제계좌 유치, 이용도 제고 등 카드사업 확대”를 당부했다.
이에 따라 현재 금융그룹사인 우리 하나와 종합금융그룹을 표방하는 기업 농협 등간에 카드사업을 둔 한판 경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이같은 상황을 맞아 최근의 카드사간 경쟁이 과당경쟁으로 치닫는 양상이 보이면서 지난주 금융감독원이 은행계 및 전업계 카드사의 임원들을 소집, 과당경쟁 자제를 당부했던 것으로 알려져 은행계 카드사들의 자체성장 전략이 수월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