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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은행 착시현상 넘어 서야”

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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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6-07-23 20:44

뱅커誌랭킹 수직 급상승 지속가능성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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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은행 착시현상 넘어 서야”
국내은행들이 세계적 권위지인 ‘더 뱅커’지 올해 7월호가 집계한 ‘세계 1000대 은행’ 랭킹에서 일제히 수직 급상승했다. 당연히 일본을 뺀 아시아 25대 은행 순위에 오른 은행이 하나 더 늘고 순위도 올랐다.

하지만 착시현상 내지는 일시적 급등요인에 자족해서는 글로벌 100대 은행 위상 굳히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뱅커지 랭킹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2003년 60위에 올랐다가 70위권으로 밀려났던 국내 간판은행 국민은행이 51위로 역대 최상위 기록을 세운 사실이다.

또한 우리은행과 신한지주가 각각 87,88위로 경합을 보이고 농협이 96위로 100대 은행에 이름 올렸다. 아쉽다면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며 다시 몸집을 키웠던 하나금융이 단 1억수천만 달러 부족해 102위에 머문 정도. 2004년만 해도 100위권 후반에 있던 기업은행과 200위권 밖에 있던 외환은행이 130위권에 올라선 것도 고무적이다.

다만 금융계 한 고위관계자는 23일 “뱅커지 집계 랭킹 그 자체를 중시하기 보다는 글로벌 무대에서도 통하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은 지속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단 1989년 이후 국제결제은행이 규정한 기본자본(Tier1) 기준으로 매겨 왔던 랭킹이 오른 것은 자본충실도가 높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2004년 대비 2005년 국내은행 기본자본증가율은 1000대 은행 평균을 월등히 앞지른다.

또 증가율이 높은 곳의 순위 상승도 눈에 띈다. 48.31% 늘어난 국민은행이 25계단 올랐고 43.33% 늘린 신한지주는 32계단 올랐으며 51.86% 끌어올린 하나금융은 33계단 솟았다. 물론 이 분야 독보적 상승은 외환은행이 차지했다. 213위에서 131위까지 82계단 수직상승한 원동력은 기본자본이 93.25%나 확충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번 성과가 앞으로 계속되거나 지금 경쟁력 수준에 안주했을 때도 좋은 순위를 유지하라는 기대는 ‘오만’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일부 뜻 있는 인사들은 이번 순위는 착시현상일 수 있고 이를 뛰어 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그 주장의 근거는 뜻밖에 원론적이고 단순한 것들이며 크게 보아 세 갈래다. 가장 중복 공통되는 지적은 본원적 수익창출력이 랭킹 급등에 상응할 만큼 이뤄졌는지 의문스럽다는 점이다.

신용위험·금리 상승기 이익창출력엔 의문

이익구조 개선 신용위험 내성 길러야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상승)에 따른 순위상승 효과 여부는 제쳐 두더라도 지난해 국내은행들은 사상최대폭인 13조원대의 순익을 거둔 덕분에 이익잉여금과 적립금 등 기본자본을 크게 살 찌울 수 있었다. 하지만 기존에 적립해둔 충당금 환입이나 부실기업 지분 매각에 따른 이익 등 영업외이익이 대규모로 발생한 덕을 많이 봤던 것 역시 사실이다.

금융감독당국 한 관계자는 “올해 또한 당기순익을 많이 낼 것”이라면서도 “지난해나 올해 상반기까지는 부실이 날 일이 없어서 이익이 담보됐을 뿐, 만약 경기가 나빠지기라도 한다면 (순익규모가)많이 빠지기 십상인 이익구조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에 따르면 세계 주요국 10대은행끼리 비교했을 때 지난해 국내 10대은행 수익성은 매우 뛰어나다.

총자산이익률(ROA)은 한국이 1.31%로 미국 2.20%보다 낮지만 영국의 1.17%보다 높고 일본이나 독일은 비교조차 안될 수준이다.

그렇다고 국내은행들의 수익창출력이 충분하다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많은 은행들이 이자이익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신수익처 발굴을 포함한 비이자수익 기반확충을 부르짖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국내은행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ROA가 1.5%를 넘어서고 궁극에는 2.0%까지는 가야한다는 지적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형 시중은행 한 임원은 “하반기 들어 신용위험이 상승할 조짐이 있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 제대로 대비하지 않은 은행에겐 버거운 국면으로 옮기기 때문”이라며 대출심사 및 사후관리를 포함한 전방위적인 리스크관리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상반기엔 우량중소기업과 주택담보대출을 놓고 과잉출혈 경쟁이라는 욕을 먹더라도 치열하게 다퉜는데 앞으로는 아직 뚫을 가망이 있는 중소기업대출과 가계신용대출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경쟁이 빚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망대로라면 상반기에 우려를 낳았던 이자마진 감소는 해결할 수 있지만 리스크가 커지는 것이어서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리스크를 택한다면 수익성과 건전성이 동시에 나빠질 수 있다.

끝으로 100대 은행 진입에 성공했거나 근접한 은행을 빼면 곧바로 300~400위권 은행으로 격차가 커진 것 역시 상위권 은행의 순위 상승 의미를 제한시키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일부 있다.

올해 랭킹은 지난해 실적치에 따라 매겨졌다. 그런데 한국씨티와 SC제일이 상대적으로 국내계 대형은행보다 부진에 빠지자 반사이익도 누렸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국내 시장은 어차피 한정돼 있다.

따라서 해외영업과 시장개척이 성과를 얻지 않으면 금리인상과 신용위험상승기 높아지는 시장 리스크 방어수단도 얻어지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결국, 국내은행들은 2004년과 지난해 실적개선에 힘 입어 세계 1000대 은행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었지만 앞으로 순위 추가상승이나 유지를 위해선 수익기반확충과 함께 리스크 돌보기가 절대적 과제로 꼽히고 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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