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홍콩에 IB현지법인을 만드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외국계 금융기관과의 합작 혹은 업무제휴, 현지 전문가채용 등으로 이들의 네트워크와 전문지식을 흡수한다는 계획이어서 향후 국내IB의 경쟁력 및 역량으로 승화시킬 지 여부도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초기엔 국내 진출기업이나 아시아를 중심으로 영업이 이뤄지겠지만 해외 유수의 IB들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금융기법을 체득하고 발전시키면서 역량을 키워갈 수 있을 것으로 금융계는 기대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역량 차원에서 부족한 점은 합작과 해외전문가 채용으로 보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해외 금융기관과의 합작으로 국내 은행의 지나친 보수성을 깨우고 그들의 네트워크를 수용하는 동시에 해외에서 1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전문가를 채용함으로써 이들의 역량을 본점 IB에서 수용할 수 있게끔 한다는 것이다.
신한은행도 해외 유수의 금융기관과 업무제휴를 통해 전문가 집단을 형성하고 그들의 노하우도 배우겠다는 전략이다.
우리·신한銀 합작·업무제휴 현지채용 등 다각추진
“기업해외진출 보조·국내용 벗어난 글로벌플레이어”
홍콩 IB현지법인은 국내 은행으로선 처음인데다 그동안의 해외진출 및 해외영업이 국내 기업들의 보조자 역할 혹은 현지 교민 및 국내의 해외진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영업으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한은행 한 관계자는 “그동안 입으로는 ‘글로벌’을 외쳤지만 사실상 진정한 의미의 해외영업은 하지 못했다”며 “이제 외국기업 및 외국인을 상대로 돈을 벌 수 있게 됐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은행들의 해외점포는 현지교민이나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만을 대상으로 예금·대출, 송금·환전, 신용장관련 업무를 해왔던 것이 전부다.
대부분의 해외점포는 본국 직원 중심으로 인력이 짜여졌다. 보상차원의 해외근무 성격도 짙었고 전문성이나 성과중심의 인력관리가 안되고 있었던 점도 해외진출의 성공을 가로막았다.
이에 따라 홍콩을 거점으로 한 IB시장 진출이 향후 국내 IB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발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홍콩우리투자은행 대표 현상순 수석부부장은 “우리나라와 경제규모가 같거나 작은 나라인 싱가포르, 스위스, 네덜란드, 스웨덴 등은 UBS, 크레딧스위스, ABN암로 등 모두 글로벌 금융기관이 있는데 우리나라엔 없다”며 “이정도 경제규모라면 세계 시장을 호령하는 글로벌 플레이어가 나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들 은행들이 향후 1~2년 후 좁게는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계 투자은행으로서 안정적으로 뿌리 내리게 될지 금융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