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에서 11시 사이 퇴근하는 영업점도 전체의 13%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하나은행 노조가 지난해 1월부터 올 4월까지 16개월 동안 전체 503개 영업점의 세콤(안전장치) 마감시간을 분석한 결과 평균 저녁 9시20분인 것으로 조사 돼 그 시간까지 영업점 직원들이 업무를 봤던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시간대별로 보면 저녁 9시부터 10시 사이가 60%로 가장 많았으며 저녁8시부터 9시가 23%로 뒤를 이었다.
저녁 10시부터 11시까지 일하는 영업점도 무려 13%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밤 11시 초과의 경우도 1%였다.
저녁 8시 전에 끝나는 영업점은 3%에 불과해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 은행 노조는 시간외근무가 심각한 반면 시간외근무수당의 지급은 비현실적인데다 인력충원 등의 대책이 부족함을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실제로 지급된 시간외근무 수당 총 금액은 16억원 정도라는 것이다. 이를 전체 직원 수로 나누면 1인당 월평균 1시간도 채 안되는 1만5905원이 지급됐다는 셈법이다.
노조 한 관계자는 “영업점 평균퇴근 시간이 저녁 9시가 넘는 상황에서 실제로 지급된 수당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시간외근무 수당을 현실화하고 운용지침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시간외근무의 심각성은 은행의 인력부족 또한 심각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국민 우리 신한 옛 조흥 하나 외환 옛 한미은행 등 7개 시중은행의 점포별 평균인원을 조사한 결과 이 역시 하나은행이 9.01명으로 가장 적었다.
국민은행이 14.03명으로 가장 많았고 외환은행이 12.64명, 우리은행이 10.74명, 옛한미은행이 10.49명 순이었다.
옛 조흥은행과 옛 신한은행이 각각 9.92명, 9.69명으로 집계됐다.
점포별 인원이 가장 많은 국민은행보다 5.02명 적고 하나은행 다음으로 인력이 적은 신한은행과도 0.68명의 차이를 보였다.
이 관계자는 “시간외근무와 휴일근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일상적인 조직문화가 돼 버렸다”며 근무시간 정상화와 인력부족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