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은행·산업분리 감독비용 차원서 아직은 때 아니다”

원정희 기자

webmaster@

기사입력 : 2006-07-12 22:31

연구원 설립 15년, 취임2주년 최흥식 금융연구원장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은행·산업분리 감독비용 차원서 아직은 때 아니다”
“동북아 금융허브, 목적 아니라 금융발전·개혁의 수단”

“정책당국·금융기관에 모두 신뢰받는 금융硏 될 것”

“금융감독비용을 따져볼 때 아직은 은행과 산업의 분리 원칙이 지켜져야 합니다.”

금융계의 대표적인 싱크탱크로 꼽히는 금융연구원 최흥식닫기최흥식기사 모아보기 원장의 답변은 단호했다.

올해로 15주년이 된 금융연구원을 2년째 이끄는 최흥식 원장은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금융계의 현안과 금융연구원의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 은·산분리 철폐 시기상조

금융연구원에서만 7년이다. 5년은 부원장으로, 2년은 원장으로 금융경제의 베테랑 전문가인 최 원장은 은행과 산업의 분리 철폐논의에 대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법에서 4%로 제한하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러나 외국은 산업자본이 은행을 하려고 하지 않지요. 왜냐면 감독당국이 워낙 엄격하고 면밀하게 감독을 하기 때문입니다.”

최 원장은 “은행업이 일개인이 들어가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컨센선스가 감독당국 및 업계 내부에 형성돼 있다”며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컨센선스가 적기 때문에 그 감독비용은 엄청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컨센선스가 없는 상황에서 나중에 일어날지 모르는 것에 대한 감독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국내 유수의 기업 혹은 재벌이 은행을 하면 잘 하겠죠. 그러나 은행업은 0.01%의 가능성도 신경써야 합니다. 기업이 100년 잘 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죠. 나중에 돈이 궁하면 결국 은행 돈을 쓰게 되고 이는 곧 은행이 망할 수 있다는 얘기도 됩니다”

그는 과거 동서증권이 대주주였던 극동건설에 지급보증을 해줬다가 결국 망가진 사례를 들었다.

“증권사는 자본금만 날라가지만 은행은 고객 돈이 날라가고 결국 국가가 지원을 할텐데 그 패닉을 어떻게 감당하겠냐”며 “효율성도 좋지만 아직은 원칙 폐기로 인해 감수해야 할 코스트가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 금융 경쟁력 키우면 허브 뒤따를것

최원장은 금융계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인 동북아금융허브와 관련해서도 “목적과 수단을 정확히 하자”고 충고했다.

그는 “금융허브는 목적이 아니다”며 “금융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게 목적이고 이 과정에서 돈, 사람, 금융기관이 몰리면 금융허브가 되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제시했다.

즉 금융허브는 금융산업을 개혁 및 발전시키는 수단으로 이해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유능한 인력과 자금을 모으고 금융기관을 유치하면 동북아금융허브는 자연스레 뒤따른다는 논리.

“요즘 금융허브의 가시적 성과가 없다고 얘기하는데 이는 곧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없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KIC, PEF 등이 잘 안되고 있는게 사실 아닙니까”

그는 “정책당국은 허브가 되기 위한 여건을 만들어주고 금융회사는 인력을 양성하고 자본력을 키우고, 리스크관리 잘 하고 매니지먼트 잘 하면 된다”고도 덧붙였다.

누굴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 라고.

아울러 네덜란드 처럼 조그만 나라에 ABN암로, ING 등 세계 30위 금융기관이 두 개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현재 국내 은행들은 제한된 시장에서 우르르 몰려다니는데 이제는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네덜란드는 70~80년대 정부가 금융규제를 완화하고 해외진출에 적극적이었던 점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도 이제는 국내에서 IB만든다고 성공할 수 없다”며 “당시 ING가 홍콩의 베어링을 인수해 네트웍과 기반을 넓혔듯이 우리도 해외 IB를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큰 게 모기지론”이라며 “우리나라는 부동산은 발달했지만 여전히 주택금융시장은 저조해 이런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2차 협상까지 진행된 한·미FTA에 대해선 “금융의 성장경쟁력을 갖춰가는 프로세스로 여길 것”을 당부했다.

최 원장은 “어차피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며 “맹목적으로 우려할 게 아니라 가장 적은 비용을 들이고 빨리 배워 중국 등 주변 나라에 가서 활용할 생각을 하자”고 말했다.



◇ 겸업주의 포괄주의 확대를

업권간 미묘한 갈등을 보이는 자본시장통합법에 대해선 전향적인 법으로 평가했다.

그는 “자본시장 활성화와 프리마켓에 어느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전제한뒤 “다만 통합된 법 이외의 나머지 법에 대한 조정도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나머지 법은 여전히 전업주의, 열거주의로 돼 있어 향후 금융시장 내에서 경쟁할 때 은행, 보험에도 일부 허용해주는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최원장은 “금융업권간 갈등은 어느 나라에도 있다”며 “다만 금융소비자와 니즈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연구원의 태생이 은행연합회에서 시작됐지만 정책당국과 금융기관 사이에서 신뢰받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고도 누차 강조했다.

“정책당국에 건설적인 비판을 하고 문제에 대해선 선제적인 ‘워닝’을 하는 동시에 금융회사, 소비자, 산업발전을 위해 정보를 제공한다면 결국 양쪽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원장은 금융연구원에서 지낸 지난 7년여 동안 금융계의 가장 큰 변화로 두 가지를 꼽았다.

“겉으로는 금융부문 부실이 많이 없어졌다는 점이고 내면적으로는 금융회사들도 이제 리스크를 인식하면서 계획적이고 투명해졌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지난 7~8년 동안 고통스럽게 왔지만 결과적으로 이 두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죠”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KT&G ‘Global Jr. Committee’, 조직문화 혁신 방안 제언
대내외에서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KT&G
국어문화원연합회, 578돌 한글날 맞이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 찾기' 공모전 열어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