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유통사에 금융코너를 만들어 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유통사’의 실질적인 제휴 첫 모델이어서 향후 성공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롯데마트 점포 내에 ‘금융코너’를 만들어 예금, 대출, 펀드, 방카슈랑스 등 금융 상담서비스를 지난 3일부터 선보였다.
일단 롯데월드점, 주엽점, 중계점, 영등포점 등 4개의 파일럿 점포 운영을 시작으로 향후 운영실적에 따라 롯데마트 다른 점포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은행측은 아직 출장소 형태로 승격 운영하기까지는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 부스 형태로 운영하면서 앞으로 승격 운영 등 서비스 확대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첫 선을 보인 이들 롯데마트 점포에서는 은행 퇴직 여직원을 고용해 금융 상담 서비스부터 제공하고 있다.
대신에 은행측은 일주일에 하루만큼은 은행 직원이 직접 나가 계좌개설, 이체 등 은행업무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 중이다.
대형 할인점 이용이 잦은 여성 및 주부고객을 주 타깃으로 한 선택답게 은행측은 금융코너 운영시간을 타깃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시간대에 맞춰 오후 3시부터 저녁8시까지 운영한다.
아직까지 국내 고객들은 대면채널을 선호하기 때문에 당장 대형마트에서 모든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기 보다는 금융상담을 통해 이들 고객을 은행 점포에 연계시켜주는 역할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신한은행과 손잡은 롯데마트는 이 은행 말고도 미래에셋생명, 롯데캐피탈, 롯데관광 등을 점포 안에 유치해 모두 4개의 부스를 갖추고 고객 끌어모으기를 꾀한 것으로 알려져 금융+유통 제휴가 양 업계에 어떤 판도 변화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한은행 한 관계자는 “그동안 유통업계에서도 금융서비스를 하고 싶어 했고 금융기관 역시 유통사 등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제공에 눈독을 들여왔다”며 “이제 롯데마트에 오는 고객들이 은행, 캐피탈, 보험 등 모든 금융업무를 볼 수 있도록 진화돼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일 신한은행이 롯데마트에 가장 먼저 입성했고 캐피탈, 보험, 관광 등은 오는 8월께 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과 유통사의 접목은 이미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선보이고 있는 형태이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성공한 사례는 없다. 현재까지는 기껏해야 은행-유통사 제휴카드 정도가 대부분이다.
과거 옛 한미은행 사례가 있고 옛 조흥은행도 이마트와 제휴해 금융점포 운영을 시도한 바 있으나 당시 까지만 해도 대면채널을 크게 선호했고 출장소 형태로 운영을 한다고 해도 많은 직원들을 현장에 파견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고객의 불편함도 많아 결국 성공하지 못한 채 끝 맺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신한은행이 이번에 시도하는 형태는 외국의 형태와 국내 상황을 감안한 한국형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신한은행측은 설명했다.
특히 은행 점포가 많아지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개인들의 움직임은 점차 폐쇄적이 돼 가고 있어 굳이 은행에 나오려 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대신 쇼핑을 하면서 은행업무도 볼 수 있는 것을 선호하고 대형 할인점의 경우 주차도 편리하다는 점 등이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한 컨설팅업체의 분석에 따르면 향후 4년안에 국내 대형마트(대형 가전유통업체 포함) 등의 유통업체에 모든 은행이 다 들어간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이번이 첫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한은행과 롯데마트의 이번 제휴가 성공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신한은행이 입성한지 일주일 남짓 지난 지금은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아 고객들 반응을 판별하기에 이른 시점이기 때문이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