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 실패 이후 곧바로 시작된 LG카드 인수전 참여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었다.
최근엔 매각방식이 공개매수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금부담도 커지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하나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LG카드 인수에 관심이 없는 상황”이라며 “LG카드를 인수하는 대신 카드부문의 자체성장 전략으로 전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LG카드 현장실사를 마무리 할 때까지도 인수전 참여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지 않았다.
외환은행 인수에 총력을 다 했던 하나금융으로서는 외환은행 인수 실패에 따른 충격이 컸으며 LG카드 역시 실패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M&A로 성장했던 하나은행 및 하나금융으로서는 두 번 연속 M&A전 실패에 대한 부담과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또 LG카드 인수의 경우 신한금융지주 쪽으로 무게가 기울고 있는 것처럼 보인 것도 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최근엔 LG카드의 매각방식이 공개매수 쪽으로 기울고 있어 실제 주식가격도 오른 데다 기존 경쟁입찰 방식에서는 채권단 분의 지분(최대 72.1%까지)만 사면 됐지만 공개매수로 확정될 경우 채권단지분에다 소액주주 지분까지도 사야한다.
즉 인수해야 하는 물량이 늘어난 만큼 인수자금 부담도 커지는 셈이다.
물론 현재 인수 후보자 가운데 유력하게 거론되는 신한은행과 농협도 마찬가지 부담을 갖겠지만 신한은행의 경우 전체 LG카드 지분 가운데 옛 조흥은행 분을 포함해 총 6.7%를 갖고 있고 농협은 12.2%나 된다.
반면 하나은행은 4.0% 수준이어서 상대적인 부담이 크다.
이런 상황까지 겹치다보니 지주사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최근 윤교중 사장이 마음을 비운 것 같다”며 “얼마전까지 M&A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는데 최근 들어 지주사 내부 업무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하나금융 윤교중 사장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LG카드 인수에 참여할 것”이라며 “물론 자체성장을 추진하는 동시에 M&A기회가 오면 그 역시 참여할 것”이라고 인수 포기설에 대해 극구 부인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