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에서 캐피탈, 신용카드까지 인수추진
사모투자전문회사(PEF)인 ‘MBK파트너스’가 잇단 금융회사 인수를 계기로 국내 금융계에서 부각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중대형기업의 경영권을 전문적으로 인수, 재가공해 매각하는 사모투자전문회사이다. 매 투자시 건별로 국민연금, 군인공제회, 농협 등 국내 금융시장의 큰손들이 전주(錢主)로, 이밖에 테마섹 등 외국금융기관의 자본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외국계펀드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현재 펀드규모는 5500억원으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 대표를 맡아, 주목을 받은 보고펀드의 규모 5110억원을 뛰어넘는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MBK가 국내금융시장에 첫 성공작을 내놓은 것은 2005년 9월 설립 이후 7개월후인 2006년 3월이었다. 저축은행업계 자산 1위 기업이었던 HK저축은행에 유상증자로 600억원 가량을 출자해 지분 25.5%를 보유, 최대주주가 되면서 큰손으로 등장했다.
업권이 안정된 은행 증권 보험 등 1금융권보다는 성장성이 있고, 아직 M&A물건이 많은 2금융권의 중대형기업을 타깃으로 부실채권보다는 경영권을 사들이는 방식의 투자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의 중대형 기업 경영권을 인수하는게 회사 방침인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한국씨티은행이 보유한 한미캐피탈 지분 35.07% 전량과 전환사채를 626억원대에 매입하며, 2금융시장에서 기업인수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한미캐피탈의 경우 지난해만 257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정도로 우량기업이다. MBK의 투자형태는 특정분야만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는 것이다.
한 투자회사 팀장은 “주로 인수가 상대적으로 쉬운 2금융권 회사들의 인수에 성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MBK는 최근 LG카드 노조가 ‘인수자격 없다’며 공식적인 반대의사 표명에도 아랑곳 없이 입찰적격자로 선정됐다.
만일 LG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4조5000억원으로 예상되는 기업을 인수하는 최초의 PEF가 된다.
하지만 MBK의 그간 행적으로 보면 업종을 가리지 않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특별히 금융권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우정밀 입찰에 사모펀드로는 유일하게 참여했으나, 효성에 밀려 인수에 실패했고, 칼 아이칸의 KT&G에 대한 공세가 강화됐을 당시 KT&G와 MBK파트너스의 연대설이 흘러나왔다가 곽영균 KT&G사장이 전면 부인하기에 이르렀다.
MBK파트너스는 인력이 전부인 사모투자전문회사에서 우수한 인재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 유명 사모투자전문회사의 한 팀장은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M&A전문가 가운데 해외파를 포함해도 실제 M&A경험을 가진 인재는 거의 없다”며 “MBK의 경우 김병주닫기

김병주 회장은 지난 2000년 칼라일 아시아그룹 회장으로 한미은행 인수를 주도하면서 M&A계의 거물로 이름을 날렸다. 운종하 대표도 칼라일 한국 대표출신으로 시카고대학 경제학 박사 출신이다. 또 부재훈 부사장은 칼라일 한국 상무출신이고, 김광일 상무는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출신이다.
그러나 윤종하 대표만 얼굴을 조금 비칠 뿐 대부분 외부와의 접촉을 꺼리는 편이어서 회사의 자세한 내용은 베일에 가려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외부와 연락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MBK 파트너스 투자 행적 >
<사모투자전문회사(PEF)
규모별 순위(5.31현재)>
(단위 : 억원)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