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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정대근’ 염두에 둬야 하나

원정희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5-14 20:32

구속 정회장 금고형 이상이면 보궐선거 불가피
농협 권력구조 1인집중 고착 후계구도 예측불가

정대근 농협회장이 현대차그룹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지난 주말 구속수감됨에 따라 최악의 경우 농협측은 ‘포스트 정대근’체제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마저 배제할 수 없게 됐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정회장이 지난 10년 가까이 장기집권하는 동안 농협중앙회는 정회장을 중심으로 집중되는 의사결정 및 인사 구조를 굳혀왔기 때문에 포스트 정회장 체제의 실마리를 푸는 일조차 막막할 수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농협법 제 47조는 현직 농협회장이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 받는 경우 보궐선거를 하도록 정해 놨다.

농협 회장직 선출은 각 지역 조합장들의 투표로 뽑는 간선제 방식을 따르고 있다.

만약 이번 구속수감에 이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정회장의 불명예 퇴진과 보궐선거는 정해진 절차를 따라야 하는 셈이 된다.

농협중앙회 정관은 보궐사유 발생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

정 회장은 지난 1998년 중앙회장직의 선거직 전환 후 99년부터 중앙회장으로 일해왔다. 이후 지난 2000년과 2004년에 선거를 통해 3연임에 성공함으로써 총 8년째 회장직을 유지해 온 것이다.

그동안 단위조합장 8선에 중앙회장에 3연임했던 점에 비춰 보면 지역조합장들에 폭넓은 지지기반을 확보했음을 짐작케 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만에 하나 정회장의 뒤를 이을 사람이 요청되더라도 딱히 부각되는 2인자 또는 후계자 풀은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이라고 중앙회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심지어 보권설거 시기가 빨리 다가오기라도 하면 누가 후보자로 나올지 예측하는 일도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인이 지역 조합장들이고 정 회장 역시 조합장 출신이다 보니 중앙회 내부 인물보다는 조합장 출신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한 정도다.

농협중앙회 한 관계자는 “작년에 중앙회장이 비상임 명예직으로 바뀌었지만 사실상 각 대표이사로 권한 분산은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오랫동안 집권하면서 정회장 1인 중심으로 권한이 집중돼 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농협법 개정으로 부문별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고 전무이사직이 새롭게 만들어졌지만 정회장의 실질적인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는 사실을 부정할 관계자들은 거의 없다.

농협중앙회 노조 한 관계자는 “이번 정회장 구속을 계기로 전무이사를 중심으로 각 대표이사들에게 실질적으로 권한이 분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정회장의 체포 소식이후 지난 11일엔 전국농협노조와 축협노조 등은 농협중앙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협 전체의 구조적 비리 등을 낱낱이 파헤칠 것을 촉구하는 등 농협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앞으로 열릴지 모를 ‘포스트 정대근’ 시대에서는 지난해 7월 농협법 개정의 취지를 살려 중앙회의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의 계기가 마련됐다는 긍정적 시각도 나온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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