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법인세 가산부과를 둘러싼 업계 내부의 이견도 적지 않다. 99년 업계가 이 문제에 대해 질의했을때는 묵인하다 갑자기 이를 지적한 것은 부당하다는 강경론과 가산세를 추징하는 대신 그 규모나 시기등에 대해서는 좀더 완화해 주어야 한다는 온건론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어 실제 법인세 추징시에는 이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대두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 수백억원 가산세 ‘업친데 덮친격’
차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수익성이 급속히 악화된 손해보험업계가 ‘업친데 덮친격’으로 수백억원의 법인세까지 물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바로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실시된 현대해상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감사에서부터 시작됐다.
국세청은 현대해상 세무감사시 구상채권 수익인식 시기와 관련해 현대해상이 기업회계기준을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세청은 이 문제를 지난해 12월 재경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재경부는 ‘법인세법 제 43조(기업회계의 존중)’의 규정을 적용해 경험률에 의한 구상가능액을 세무조정없이 당해연도의 구상이익으로 익금산입하도록 결정하고 이를 국세청에 회신했다.
즉 구상채권의 세무처리는 기업회계를 기준으로 현금주의 처리에 대한 명확한 세법규정이 없음으로 구상채권의 1년간 회수가능성을 추정 계상한 금액을 당해연도 구상수익으로 계상하고 국세청은 이를 통해 구상채권 이익에 대한 법인세와 그동안 세금미납 또는 연체에 따른 가산세를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생겼다.
만약 국세청이 이 법적근거를 적용해 가산세를 추징하게 되면 대다수 손해보험사들은 최대 700~800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될 것으로 추산된다.
■ 가산세 부과 ‘억울하다’
수백억원대의 가산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손해보험업계는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실제 부과시에는 국세심판원에 이의신청을 통해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손해보험업계는 지난 99년 보험업회계준칙 제정 이후 국세청에 동 사항에 대해 유권해석을 질의했으나 회신이 유보됐고, 그 결과 업계에서는 법인세법상의 수익인식규정을 근거로 권리의무확정주의에 의거해 개별 구상채권이 실제 현금으로 회수되는 시점의 사업연도에 구상수익으로 계상해 왔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유권해석을 질의했고, 국세청의 무관심으로 관행처럼 굳어져 온 것을 지금에서야 문제시 삼아 수백억원의 가산세를 물리겠다는 것은 횡포”라며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몇년간 관행화된 회계처리기준을 한번에 변경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며 “가산세 문제를 떠나서 우선 국세청이 명확한 회계처리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보험사들이 수용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손해보험업계는 아직 발생주의 회계처리기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공식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가세세 부과 등 국세청이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할 경우 업계차원에서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용어설명
구상채권이란 보험사가 자동차보험 등의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후 그 사고에 대해 책임있는 상대보험사나 가해자에 대해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청구할 수 있는 채권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