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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은행권 실마리 못 푼 숙제 산적

원정희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2-01 22:44

한미노조 급기야 5단계 태업 발동…금융노조 파행도
국회 간신히 복귀 전자거래법, 휴면예금 이슈화

새해가 밝았지만 은행권에서는 지난 한 해 풀지 못했던 사안들이 고스란히 넘어온 사례가 적지 않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음력 새해가 밝자마자 5단계 태업명령을 발동하는가 하면 계속되는 금융노조 파행운영 등은 1년이 다 되도록 여전히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한해 지루하게 끌어왔던 전자금융거래법, 휴면예금 등의 이슈는 국회 공전으로 미완결 상태로 남아있었던 가운데 최근 국회가 정상화되면서 어떻게 결론을 맺을지 역시 주목된다.

◇ 씨티 연말 특별개인성과급 VS 5단계 태업돌입 = 지난해 연말 한국씨티은행이 특정 직급 이상에게만 주는 특별 개인성과급(IPA)을 지급함에 따라 지급을 반대해왔던 한미 노조가 급기야 지난달 31일 5단계 태업명령을 발동했다.

5단계에선 씨티비지니스(개인사업자)대출 신규판매를 거부하게 된다. 즉 임대업, 의사(씨티비지닥터론), 약사에 대해 어떤 여신도 판매할 수 없고, 이외의 업종에도 외화대출을 못하게 된다. 다만 제조·도소매 등 실질적인 중소기업이나 생계형 영세사업자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아울러 옛 한미시스템으로 통합되는 기업금융 부문 전산통합과, 씨티로 통합되는 신용카드 부문 전산통합에 대한 모든 업무를 거부하기로 해 향후 전산통합 일정에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이로써 씨티은행의 노사갈등은 지난해 4월20일 부서장 인사를 비롯한 호칭통합이 발표되는 순간부터 1년 가까이 끝간 데를 모른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판국이다.

실마리는 고사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이슈들이 부각되면서 5단계 태업에 까지 이르게 됐다는 점에서 심각성은 더하고 있다. 1단계 정시출퇴근 투쟁에 이어 한국씨티은행의 옛 한미은행 지점에서는 가계대출, 수익증권, 신용카드를 비롯 개인사업자 대출도 할 수 없게 됐다.

◇금융노조 정상화도 ‘오리무중’=지난해 치러진 금융노조 위원장 선거는 개표 과정에서 부정투표 논란을 빚으며 파국을 예고했다. 당시 김기준닫기김기준기사 모아보기 후보측과 양병민 후보측이 어렵사리 일단 개표하는 데 합의해 김기준 위원장 체제로 출범했으나 공동집행부 구성 논란에 이어 일부 지부가 이른바 ‘금융발전협의회’를 구성해 독자 노선을 걷는 등 정상운영에 실패했다. 급기야 서울지부의 선거무효소송으로 비화된 끝에 설 연휴 직전인 지난달 26일엔 1심에서 선거무효 판결이 나왔다.

지난 1년 동안 공동집행부 구성에서부터 재선거 논의 등이 계속됐고 간혹 결의사항 또는 합의안이 도출됐다는 발표는 있었지만 매번 후속 이행 없이 파행을 거듭했다. 결국 그렇게 1년여의 세월을 보낸 셈이다.

현재 일부 지부에서는 법원 1심 판결을 근거로 재선거 등을 통한 정상화를 주장하고 있으나 현 집행부는 법원 판결이 부당하다는 입장에서 2심, 3심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김기준 현 위원장이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 한 재선거 또한 여의치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김기준 위원장 측은 물론 지난해 선거 자체의 무효를 주장하는 측 모두 지난 1년 동안 한국노총 최대 조직이자 국내 노동계 대표적 산별노조로 자처해온 금융노조를 마비시켰다는 역사적 평가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일단 지난달 31일 다수의 지부 대표들이 참석한 긴급 회의를 열고 정상화를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특위)를 구성하기로 해 해결의 전기를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위는 KB국민지부, 우리은행지부, 제일은행지부, 한미은행지부 각각 위원장 4명으로 구성됐다. 오는 9일 까지 정상화 방안을 마련한 뒤 지난 선거 당사자인 김기준 위원장과 양병민 후보를 설득하는 역할을 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서는 공동집행부 안이 가장 유력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파행의 장기화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 국회 정상화로 전자금융거래법, 휴면예금도 이월 = 지난해 은행권의 큰 이슈 중 하나였던 전자금융거래법과 휴면예금도 국회 공전으로 결국 지난해 매듭을 짓지 못했다.

1일 부터 다시 임시국회가 열리면서 이들 법안의 통과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휴면예금의 경우 정부 산하에 공익재단을 따로 만들어 이를 관리하고자 하는 정치권과 자체 활용방안을 만들겠다는 은행의 주장이 팽팽했지만 국회 재경위 금융소위가 일단 논의를 유보하고 휴면계좌 통합조회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은행연합회의 제안을 받아들인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공익재단 법제화를 적극 주장하고 은행측의 주장에 반대해왔던 김현미(열린우리당) 의원이 정무위에서 재경위로 이동함에 따라 이마저도 변수가 커질 것으로 은행측은 우려했다.

이밖에 전자금융거래법은 재경위 소위를 거쳐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지만 금융기관의 무한책임에 대해 유지창 은행연합회장의 강력한 반발로 일부 은행측 의견이 반영될 여지를 남기고 있다.

이 법은 전자금융 거래 사고 때 고객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금융권이 무한 책임을 지도록 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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