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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은행 유통망 독점력에 끌려가는 증권·투신업 (2)

홍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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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5-11-09 21:30

증권-투신 생존을 위한 대응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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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과 투신업계 모두 은행 유통망의 독점에 대해 ‘판도를 바꾸기엔 이미 늦었다’는 반응이다.

대형 유통망을 보유한 할인점들이 제조사들을 좌지우지하듯 금융업계에서도 유통망을 확보한 은행이 상품을 제조하는 운용사나 판매망의 한계를 지닌 증권사보다 우위에 설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이에 증권과 투신업계는 은행을 활용한 제휴전략 혹은 MGM마케팅 등 자체 유통망 확대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우선 투신업계는 어느정도 정착된 ‘펀드 대중화’로 고객의 선택폭이 넓어진 만큼 상품의 질로 승부를 걸겠다는 입장이다.

사실 신한은행을 제외한 국민 우리 하나은행 등 대형은행들의 비계열 운용사 상품에 대한 취급정도가 최근 늘고 있어 이에 대한 전망이 나쁘지만은 않은 상태.

또한 우리, 대투 등 일부 운용사처럼 국내사의 외국계와의 전략적 제휴도 업계 내 주요 흐름이 되고 있다.

한편 증권업계는 회사별 전략에 따라 반응이 조금씩 다르다.

은행계열 증권사들이 은행과의 시너지 추진에 골몰해 있는 가운데 삼성, 현대증권 등 비은행계열 증권사들은 은행과의 유통망 경쟁을 어떻게 극복할 지 심각한 고민에 쌓여있다.

다만 자산관리영업을 중심전략으로 채택한 회사와 브로커리지 강화를 지향하는 증권사간의 전략적 차이가 드러났다.



◆ 삼성證, MGM으로 유통망 한계 극복 = 우선 삼성증권 등 자산관리영업을 중심 전략으로 펼치는 증권사는 향후 은행과의 대결양상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은행 유통망에 버금가는 새로운 조직 구상에 골몰해 있는 상황.

서준희 삼성증권 전무는 “판매망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노무라증권과 보험판매인 등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며 “예컨대 MGM마케팅(member to member)과 같은 형태를 이용해 펀드판매 시스템을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명문대 출신의 상류층 미시족을 대상으로 일정 교육을 거쳐 펀드를 팔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 그것이다. 기존고객이 신규고객을 물고 왔을 때 기존 고객에게 일정부문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MCM마케팅 기법을 활용해 고객망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향후 펀드대리점, 보험모집인의 펀드판매 등 펀드 판매채널이 활성화될 경우 탄력을 받을 것으로 삼성측은 내다봤다.

이에 내년초 시행을 목표로 내부적으로 TFT를 구성, 법·제도적인 부문까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는 달리 브로커리지 전략을 앞세운 대우, 현대증권은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

현대증권 기획실측은 “현대의 경우 증권사 중 가장 많은 판매채널을 갖고 있긴 하지만 채널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다”며 “내부적으로 유통망 한계에 대처하기 위한 다각도의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답변했다.

대우증권도 차별화된 증권만의 전문서비스로 대처하는 것 외의 장기적인 측면의 뚜렷한 대책 마련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손복조 대우증권 사장은 “유통망측면에서 증권이 은행에 비해 열악한 상황인 것은 분명하나 은행과 달리 전문지식을 갖춘 서비스로 증권사의 질적 차별화를 주도해나가면 된다”면서도 “주식형 등 리스크가 높은 상품을 경험도 없는 은행창구에서 파는 것은 추후 문제의 소지가 크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은행은 채권형 등 안전상품을 위주로, 증권사는 주식관련 상품을 위주로 팔도록 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은행중심의 펀드판매 현상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사실 일부 은행의 경우 일반창구에선 MMF와 채권형펀드를 팔고 주식형펀드는 PB직원들을 중심으로 팔도록 하는 내부방침을 세우고는 있지만 현실에선 무용지물이다.

증권·투신 vs 은행 ‘다윗과 골리앗’ 싸움

은행계證 - 은행과의 시너지 확대에 올인

비은행계證 - MGM 등 신개념 판매채널 확보

운용사 - 상품 質로 승부…외국계 제휴추세 확산

◆ 운용사 차별화는 필수 = 운용업계는 증권업계에 비해 은행의 유통망 독점력에 한층 더 민감하다. ‘국민은행이 한번 뜨면 운용사들이 모두 목을 맨다’는 말에 업계 종사자들이라면 공감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 것인지 향후 운용사 직판, 독립판매원, 보험모집인의 펀드판매, 퇴직연금시장 등 자산운용업계의 여건이 급변함에도 대부분 운용사들은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

최 홍 랜드마크자산운용 사장은 “일본과 미국도 운용사 직판 비중이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직판이 풀리더라도 피델리티와 같은 글로벌 운용사 등 일부에만 수혜가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때문에 “규모를 늘이고 운용력의 과학화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전략을 펼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운용의 차별화가 말처럼 쉽지는 않다. 상품별로 차별화 영역이 적을 뿐 아니라 차별화를 하더라도 이를 브랜드화 할 수 있는 투자능력과 규모의 경제가 한계다.

조재민닫기조재민기사 모아보기 마이다스에셋 대표는 “선순환적인 투자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최고의 상품이 제조되는 것인데 독립계 운용사들의 경우 제조할만한 투자와 규모면에서 절대적으로 열세인 상황”이라며 “결국 이 때문에 리스크를 키우면서 수익률을 올리고자 하는 유혹을 받는 게 운용업계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 증권·운용사 짝짓기 붐 = 이같은 은행 중심 트렌드를 반영하듯 증권 및 운용사의 은행과의 합병 및 전략적 제휴가 대세다. 대형증권사 중 우리투자증권은 우리은행, 대우증권은 산업은행, 굿모닝신한증권은 신한은행, 대투증권은 하나은행으로 합병작업이 끝났다. 또 이같은 M&A 속에서 증권간 혹은 보험-증권사간의 인수합병이 끊임없이 진행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증권 계열사로 있던 운용사들도 자연스레 지주사 아래로 자리잡는 추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외국계가 50% 이상 지분을 출자한 운용사는 총 13개. 최근 우리자산운용과 대투운용이 각각 CSFB, UBS와의 전략적 제휴를 상당부분 추진한 것을 감안하면 이 수는 향후 확대될 전망이다.〈표참조〉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계열사로 들어간 곳과 독립계로 남아있는 증권 및 운용사는 갈수록 차이를 드러내 은행계열사의 우위가 점쳐진다”며 “이는 막대한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도 계열사를 유지하며 이익을 낼 수 있는 국내 금융시장 구조에 기인한 측면도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이같은 외국계와의 짝짓기 현상은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선진기법을 이용한 금융상품 제조, 컴플라이언스 등 선진시스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계열운용사의 해외합작을 추진중인 한 금융지주사 고위 관계자는 “유수 해외 운용사와의 전략적 제휴 움직임은 계열운용사내 선진상품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며 “이를 통해 상품의 질을 높이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은행도 비용절감 등을 이유로 축소하던 점포전략을 ‘필요시 확대전략’으로 선회하고 유통망을 확대해간다는 방침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 외국계제휴, 부작용도 고려해야 = 그러나 이같은 국내 운용사들의 외국계와의 연대 흐름에 대해 일부에선 우려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외국계의 국내 토착화 전략, 외국계 경영진들의 국내시장 이해도, 임직원간 커뮤니케이션 문제 등 외국계와의 제휴를 두고 풀어야할 과제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외국계 운용사 한 직원은 “일부 외국계에선 보고서 작성시 동시에 세개의 언어로 나가야 하는 문제가 있는 등 보고서 작성하는데 온종일 힘을 소진해 지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외국계운용사 출신 한 임원은 “숱한 외국사의 국내 금융기관 인수에서 봤듯이 사실 외국계와 제휴를 맺더라도 특별한 선진금융기법 전수는 기대하지 말라”며 “다만 외국사들의 경우 항상 장기발전 방향을 기본으로 깔고 롱텀으로 생각하는 자세, 컴플라이언스 등 기본적인 시스템부터 하나하나 짚어가는 자세 등은 배울 만 한 점이다”고 지적했다.

사실 외국사와 국내사간 가장 큰 차이점은 외국사들은 단기실적에 연연해하지 않고 숨을 길게 가져간다는 것이다.

때문에 국내운용사들이 지금처럼 단기실적을 강조할 경우 경영진들은 무리수를 던질 수밖에 없고 그럴 경우 리스크를 높여 금융사고 발행 위험도를 높인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 50%이상 외국지분 참여 운용사 현황 >
                                                                             (단위 : %)
(자료제공 : 자산운용협회)



  • [기획] 은행 유통망 독점력에 끌려가는 증권·투신업 (1) 은행 유통망 파워 갈수록 거세진다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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