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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와 악어새’가 가르쳐준 공생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05-09-04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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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금융연구원이 발표한 한 보고서가 기자의 눈길을 끌었다.

이 보고서에는 서민금융시장을 대표하는 상호저축은행이 안정적인 수익원을 장기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소액신용대출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었다.

상당수 저축은행들이 소액신용대출로 인해 경영상에 커다란 타격을 받았고 이중 일부 저축은행은 회생불능 상태로 시장에서 퇴출되었다. 더구나 그 여파로 이들은 지금도 신뢰성에 끝임없이 의심을 받고 있고 정부 역시 서민금융 시장개편 필요성을 언론에 흘리고 있는 시점에서 이 같은 주장이 제기돼 더욱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사실 기자에게는 소액신용대출이 한창 잘나가던(?) 시절에 서울소재 대형저축은행 관계자가 일컫던 말 중에 지금도 지워지지 않고 기억 한편에 또렸하게 남아있는 말이 있다.

그때 당시 서울소재 저축은행 여신담당 관계자가 소액신용대출을 주선했던 대출모집인들을 일컬어 ‘쓰레기’라는 거친 용어로 사용했었다.

언제부터 이런 용어를 쓰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소액대출시장이 침체되고 연체율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면서부터가 아닐가 싶다.

사실 그땐 저축은행들에게 있어 대출 모집인들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양자가 처음 손을 잡을 때는 악어와 악어새처럼 서로 공생의 관계로 시작했다.

지점설치가 자유롭지 못한 영업환경상 한정된 영업범위 제한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수탁업체 및 대출모집인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액신용대출 연체율이 부담이 되는 시점에 와서는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기만 했었다. 당시 저축은행 관계자들은 무엇보다도 모집인들의 무책임감, 불법 수수료 징수 등 부도덕성을 지적했다.

심지어 소액대출 연체율 급등의 책임이 그들에게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떤 면에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아마도 그들은 무분별한 소액대출 시장으로의 진출, 차별화된 영업전략의 부재, 상품 베끼기 등 자신들의 과오는 잊은 듯 보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아직도 저축은행들은 그들이 소위 ‘쓰레기’라고 폄하하는 모집인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

대부분의 상호저축은행들이 소액대출을 중단했지만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같은 대규모 여신운용을 할 여력이 없는 지방소재 중·소형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소액대출을 대신할 만한 뚜렷한 여신처가 없기 때문이다.

과연 이들 지방저축은행에게도 모집인들은 악어새인가? 아니면 골치아픈 존재인가?

이제라도 모집인들 스스로의 각성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물론 저축은행들과의 대출계약에 있어서 불평등한 조건하에 계약이 이뤄지고 영업환경은 날로 악화되는 등의 고충이 있겠지만 결국 ‘저축은행 이용해 먹기’의 결과는 누구보다 자신들에게 가장 먼저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과거 경험을 통해 배웠기 때문이다.

소액신용대출 활성화 필요성이 제기는 현재의 시점에서 기자는 상호저축은행의 밝은 내일과 함께 다시 한번 모집인과 저축은행이 서로 우호적 동반자로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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