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현대캐피탈이 렌터카사업 등록으로 여신전문금융업계 최초로 렌터카 영업을 시작하게 됐다.
이번 신규 사업진출은 현대차그룹이 자동차를 넘어, 철강 건설 리스 렌터카 등 그룹의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현대캐피탈은 이미 렌터카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기존 렌터카업체에서 임원급을 비롯해 과장부터 사원까지 6명 정도를 영입했다.
삼성카드 역시 렌터카 사업 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플릿리스팀에서 렌터카사업의 사업성 및 제반요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사업을 시작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임원 사이에서 “현대캐피탈이 하면 삼성카드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느냐”며 얘기될 정도로 관심이 큰 게 사실이다.
이밖에 대우캐피탈, 시티리스 등이 자동차 렌털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또 신용카드와 연계한 렌터카사업이 출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점치고 있다.
이처럼 여전사들이 렌터카 진출에 나서고 싶어하는 것은 리스보다 원가경쟁력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민법의 적용을 받는 렌터카는 자동차세 및 등록세 면제 등의 혜택을 받는 반면 리스는 그렇지 못하다. 때문에 20%가량 렌털이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장기간이라는 단서를 붙이긴 했지만 렌털업을 여전사에 허가했다.
법적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여전사가 빌려주는 차량의 임대기간이 차량 내용연수의 20%이상 장기로 1년 이상의 렌트만 가능하다.
기존 렌터카 사업자들의 반발을 의식해 금감원이 장기간으로 못박은 것이다. 이 때문에 렌터업을 시작해도 당장 수익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렌털이 단기간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장기간을 이용하는 경우는 법인들의 대형차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렌터카 시장은 올해 9000억원, 2010년에는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 등 전망이 밝은 분야다. 주5일 근무제 확대 시행에 따라 여가문화가 확산되고, 전국적인 웰빙 바람까지 불면서 안정적으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양적 성장이 이어지자 군소업체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 500개 업체가 난립하고 있는 게 렌터카시장의 현실이다. 지역연고를 내세워 덤핑경쟁을 벌이는가 하면 50~70% 할인은 기본일 정도로 출혈경쟁도 심각하다.
실제 렌터카 업계의 주 무대인 제주도에서는 원가에도 못 미치는 10만원 이하 ‘카텔패키지’ 상품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가격을 낮춰도 제주도 지역의 2004년 평균 렌터카 가동률이 37%에 불과할 정도로 업계의 수익성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실정이다.
2002 년부터 렌터카 업체 설립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는 등 진출이 한결 쉬워진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렌터카 업체 1, 2위인 금호렌터카와 에이비스렌터카가 법인 고객을 60%이상 잡으면 업계에서 강자로 자리잡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금호렌터카는 1만4000대, 에이비스렌터카는 1만2000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유일하게 전국 네트워크망과 서비스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