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일순간 미래소년 코난이 되어 그 바다에 빠져본다. 힘차게 물길질을 하며 새로운 꿈을 꿔보기도 한다.
요즘 ‘푸른 바다’라는 말이 유행이다. 일명 ‘블루오션’전략. 경쟁이 치열한 피의 바다에서는 승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남이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찾아 경쟁력을 갖추라는 뜻으로 정의된다.
IMF외환위기 이후 호된 바람을 맞았던 은행권에서도 이 같은 블루오션 찾기가 한창이다. 은행은 은행대로 은행원은 은행원대로…. 그야말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밤잠을 설치며 공부한다는 은행원의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는 것을 보면, 그들의 위기의식은 미뤄 짐작할 수 있겠다.
최근 은행원 사이에 은행PB가 인기란다. 사내 PB모집 경쟁률이 두 자릿수를 넘기는 것은 이제 새로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은행PB가 되려고 하는 걸까? 한결같은 대답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은행PB가 그런 답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기자가 만나본 한 은행PB는 옛날을 그리워했다. 물론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동료 은행원보다도 업무강도가 높고 휴일도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는 날이 많다며 푸념(?)을 늘어놨던 것이다. 그렇다고 월급이 더 많은 것도 아니어서 일견 그의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본지에서 지난달 은행PB 1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은행PB 업무만족도’ 설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업무량과 강도는 높은 반면 연봉은 다른 은행원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한편, 자기계발을 위해 하루 평균 1시간20여분을 투자하고 있었다.
특히 놀라웠던 사실은 미래보장여부에 대해 은행PB들 조차 회의적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들이 보고 있는 정년은 45세. 조사자 중 34.6%가 꼽아 1위를 기록했다. ‘은행원의 꽃’이라는 은행PB 조차 사오정(45세 정년)에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결론이다. 그렇다면 다른 은행원들은….
어느 PB의 말처럼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PB가 은행원의 블루오션으로 인식되며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들이 투자하는 자기계발에 대한 노력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들의 화려함 속에 감춰진 치열함을 눈여겨보길 바란다.
푸른 바다 저 멀리 새 희망을 찾아 힘차게 나아갈 것을 금융인들에게 고한다. 그것이 바로 자신의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발걸음이 아닐까하는 생각과 함께.
김남현 기자 n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