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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경매펀드 ‘살얼음판?’

김민정 기자

minj@

기사입력 : 2005-05-22 23:34

“시장준비 부족” vs “성패 판단 시기상조”
신중한 결정이 성공여부 결정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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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증권업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출시됐던 부동산경매펀드에 대한 논란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무려 1500억원이란 금액이 공모 10분만에 마감됐지만 4개월이 지난 현재 아직 250억원 규모의 미분양 아파트 하나만을 편입시켰을 뿐 다른 물건의 추가 매입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후발주자로 나선 우리투자증권이 500억원 규모의 경매펀드를 선보였으나 170억원에 마감되는 부진을 겪기도 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부동산경매펀드가 정착하기에는 아직 시장의 준비가 덜 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

하지만 증권사들이 펀드 편입을 위한 매물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아직 초기시장인 만큼 벌써부터 결과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많아 앞으로의 추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물건확보는 신중해야 = 올초 업계에 화제를 뿌렸던 현대증권은 최근의 논란이 성급한 판단이라는 입장이다.

경매펀드가 출시된지 불과 4개월여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실험단계로 본격적인 운용도 시작하지 않은 상태에서 벌써부터 펀드의 성패여부를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것. 때문에 일단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한 좋은 매물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재 등기작업까지 마친 전남 순천의 243억원짜리 미분양 아파트 하나 이외에 조만간 500억원에 달하는 3∼4개의 건물을 편입할 예정이다. 또 300억원 규모의 물건 5∼6개도 추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대증권 정인식 자산관리본부장은 “시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과연 정관대로 6개월 내 40%의 물건편입이 가능할까 하는 점일 것”이라며 “물건이 없어 편입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에게 약속한 9%대의 목표수익률을 달성시키기 위해 더 좋은 물건을 고르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 본부장은 “현재 얘기가 진행중인 총 500억원 규모의 3∼4개의 물건들은 조만간 MOU를 체결할 수 있을 정도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아직 2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조급히 생각하지 않고 체계적으로 운용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니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부동산경매펀드 1호를 직접 운용하고 있는 와이즈에셋자산운용도 오는 7월 29일까지로 제한된 6개월 기간 동안 최대한으로 추가물건을 확보, 펀드운용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와이즈에셋 박성현 부동산팀장은 “부동산경매펀드 1호는 중대형 물건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개인시장에서는 벗어나 그만큼 경쟁력이 높다”며 “특히 기본적으로 현금이 확보돼 있어 현재 여러 물건들이 경쟁적으로 붙고 있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펀드 내 물건을 그저 채우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물건을 채우느냐가 더욱 중요할 것”이라며 “현재 펀드규모의 70%까지만 부동산 현물로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경공매 매물을 편입시킨 다음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PF나 일반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등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시장격화 여부가 관건 = 하지만 단지 6개월내 40%의 물건이 채워지느냐 안되느냐 만이 부동산경매펀드에 대한 업계 우려의 전부는 아니다.

펀드 운용을 위한 비용이 타 펀드에 비해 많이 드는 데다 물건 보유기간 이후 제값에 팔 수 있을지 여부도 미지수인 것. 특히 펀드에 적합한 부동산 경매매물의 한정성으로 인해 자칫 시장이 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동산경매펀드 1호의 경우 대략 4년 만기 펀드이기 때문에 매입기간 6개월, 보유기간 3년, 처분기간 6개월 정도로 생각할 수 있으나 3년 후 과연 제값에 다시 팔 수 있을지 여부는 알 수 없는 게 사실. 여기에 3%가 넘는 판매 운용보수와 경매 아웃소싱 비용 2∼3%, 공매 브로커 보수, 등기비용 6.5% 등을 감안한다면 수지를 맞추기에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는 그만큼 리스크가 뒤따른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 정인식 본부장은 “현재 매입한 아파트의 경우 원래 분양가의 61% 정도의 금액으로 매수한 것”이라며 “기간만 확보된다면 충분히 모두 분양이 가능한 좋은 위치의 물건이므로 물가상승이 없다 하더라도 분양가의 90%까지 물건값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또 “물건을 보유하는 3년 동안 임대소득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당초 목표한 수익률을 시현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특히 지난달 21일 증권선물거래소 상장 이후 하루 평균 5000원 이상의 가격에 2∼3만주가 꾸준히 거래되고 있어 환금성도 충분히 확보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경매시장은 특수시장으로 부동산시장보다 규모가 크지 않아 시장이 한정돼 있는 게 사실”이라며 “시장 참여자가 많으면 물건확보에 어려움을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부동산경매펀드 시장은 아직 초기이기 때문에 곳곳에 문제점들이 산적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것과 같다”며 “우선 최소한의 리스크와 목표수익을 시현할 수 있는 안전한 방향에서 시작해 시장의 위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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