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국내 증권사, 해외펀드 판매 부진 ‘왜’

김민정 기자

minj@

기사입력 : 2005-05-08 21:12

1000억 이상 판매 한·대투 등 4곳 불과
구색 맞추기 탈피…지속적 교육 이뤄져야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부동산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대상의 수익성 감소와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로 국내에서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해외펀드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최근 검증된 유명 해외펀드에 재투자하는 펀드오브펀드가 큰 인기를 끌면서 해외펀드판매 시장 경쟁도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

하지만 정작 증권사들의 경우 일부를 제외하고는 해외펀드 판매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더욱이 외국계와 펀드판매에 강한 전환증권사를 제외한 순수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순수 해외펀드를 취급하는 곳을 찾기 힘들 정도다.


◆ 해외펀드 시장 급성장세 = 해외 펀드는 외환위기 이후인 1990년대 후반부터 국내에 출시됐으나 본격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한 것은 2∼3년 전부터. 저금리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국내에서는 적절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해외쪽으로 눈을 돌리게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외투자의 노하우를 지닌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대거 국내로 진출하면서 기존 판매된 해외펀드가 국내 상품에 비해 훨씬 높은 수익률을 기록함에 따라 이제 해외펀드는 새로운 투자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해외펀드의 수탁고에 손익이 가감된 총 순자산은 3조9681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펀드 국내 판매 현황이 대대적으로 공개된 것은 해외펀드가 국내 시장에 처음 출시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공식적인 집계가 가능할 만큼 시장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풀이하고 있다.

CJ투자증권 이춘웅 상품개발팀 과장은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위험분산 뿐 아니라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해외 시장에 관심을 갖는 고객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해외펀드 시장도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며 “현재 해외 펀드 판매는 전체 펀드 판매의 4∼5% 수준이지만 5년내 1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펀드 판매 은행으로만 집중 = 하지만 점점 확대되고 있는 시장규모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한국씨티·신한·국민은행 등 은행권이 해외 펀드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반면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CJ투자증권이 유일하게 선전하고 있을 정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실제로 판매사별 해외펀드 판매현황을 보면 2월말 기준으로 8614억원을 팔아치운 한국씨티은행과 7082억원의 푸르덴셜증권, 6173억원의 신한은행이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CJ투자증권, HSBC, 한투·대투증권, 외환은행 등은 1200억원∼4500억원으로 중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삼성·메릴린치·미래에셋증권, 우리은행 등은 판매액이 조금씩 증가추세에 있긴 하지만 아직 1000억원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더욱이 이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국내증권사들은 순수 해외펀드 상품은 아예 취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일반 국내 펀드들의 경우 투자자들에게 노출이 쉽기 때문에 판매사들의 접근이 용이하지만 해외펀드는 아직까지 국내 시장에서 생소해 쉽게 뛰어들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펀드의 경우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이 높고 펀드에 대한 정확한 정보수집이 어려워 판매사들의 철저한 영업직원 교육이 함께 병행되야 하지만 현 증권사들의 경우 트레이닝된 직원들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때문에 기존 판매사들이 해외펀드 시장을 지속적으로 독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은행이 최근 펀드 판매의 강자로 급부상하면서 해외펀드를 주로 운용하고 있는 운용사들이 증권사보다는 은행을 판매사로 선호하고 있는 것도 이 시장에서 증권사들이 소외받는 이유 중 하나다.

한 외국계 운용사 관계자는 “리스크를 감안해야 하는 펀드 판매에 있어 은행보다 증권사에서 취급하는 것이 고객들에게 더 확실한 신뢰감을 줄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은행의 방대한 판매망으로 대부분의 운용사들이 잘 파는 은행에만 주력하고 있다”며 “실제로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잘 키운 은행 하나 열 증권사 안 부럽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밝히기도 했다.

더욱이 대다수의 증권사들도 환리스크 등 각종 위험과 복잡한 운용구조 때문에 순수 해외펀드의 판매를 꺼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어서 앞으로 증권사들이 이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CJ투자증권 이춘웅 과장은 “해외펀드 판매시장에서는 대형 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증권사들이 새로운 판매사로 부각되기에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전반적으로 시장 자체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데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만큼 증권사들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 과장은 “증권사들도 상품백화점이란 구색 맞추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해외펀드 관련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해 이 시장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판매사별 해외펀드 판매현황(2월말 기준)>
                                    (단위 : 개, 억원)
자료 : 자산운용협회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