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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영원한 1위가 없다

김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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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5-02-26 19:33

대형화 ‘진행중’…쫓고 쫓기는 현상 ‘가중’
은행계 득세…7∼8개 증권사 각축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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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이후 줄곧 수위 자리를 고수했던 삼성증권이 주춤하고 있다. 주식약정 시장점유율도 지난해부터 대우 키움닷컴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에 추월을 당하는 한편 LG-우리증권 및 동원-한투 합병이 가시화되면서 일부 사업부문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부문에서 상대적인 열세에 놓이고 있는 것. 이와 함께 은행계열 증권사들의 입지가 강화되면서 더욱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또 IMF 이전 업계를 리드했던 대우증권의 분투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상위권 증권사들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한 건 이미 기정사실화되고 있고 장기적인 구도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당분간 1위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며 영원한 1위가 없어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 LG-우리證 합병사 업계 1위 등극? = 오는 4월 1일 합병을 계획하고 있는 LG-우리증권은 겉으로 드러나는 대부분의 부문에서 업계 1위로 등극하게 된다.

‘1+1=2’라는 공식이 성립된다는 전제 아래 객관적인 수치를 살펴보면 우선 순영업수익이 삼성증권과 앞뒤를 다툴 만큼 세력이 커졌다. 실제로 2003회계년도 실적을 비교해보면 삼성증권이 순영업수익이 1조264억원인 데 반해 LG+우리증권은 1조992억원으로 업계 1위로 나서게 되지만 2004회계년도 3분기 누적실적에서는 삼성이 7222억원 LG+우리증권이 7081억원으로 서로 쫓고 쫓기는 사이다.

이와 함께 주식약정 시장점유율(MS)에서는 삼성증권이 이미 3∼4개월 전부터 대우증권에 수위자리를 내주며 7% 초반으로 떨어졌다. 예전 8∼9%대 점유율을 유지하던 아성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에 반해 LG+우리증권의 경우 지난 1월 주식약정 MS를 객관적 수치로 합산할 경우 9%를 넘어서며 단숨에 업계 1위로 오르게 된다.

또 인수주선수수료 점유율도 LG와 우리증권 실적을 합산할 경우 2003회계년도에는 16.71%로 단연 1위였으며 2004회계년도 3분기까지는 12.52%로 4%p 가량 하락했음에도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두 회사 합병사가 우리은행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IB업무부서를 통합키로 함에 따라 IB 부문에서의 독주를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LG-우리증권 합병사의 경우 인력이 3000여명을 넘어서 1인당 영업수익에서는 삼성증권의 80% 가량으로 열세다. 또 수익증권 영업이 크게 뒤떨어져 수익증권수수료 점유율이 3%에도 못미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LG-우리증권 합병사의 경우 은행계열 증권사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기 때문에 우리은행과의 시너지가 얼마 만큼 이뤄질지가 관건”이라며 “우리은행과 IB업무를 통합할 경우 IB 부문에서 큰 강세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동원증권은 지주사 위상 제고될 것 = 동원-한투도 업계 상위그룹에 복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동원이 한투와 합병할 경우 동원증권은 그동안 브로커리지에 87%에 육박하던 수익구조가 상당 부분 개선되며 상위권 대열에 가세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된다. 또 수익증권 판매력이 강한 한투의 판매 네트워크를 확보함으로써 자산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수익증권 부문에서는 2004년 12월말을 기준으로 동원 2조4000억원 한투 21조3000억원을 합산하면 23조7000억원에 이르게 된다. 이에 따라 수익증권수수료 점유율이 업계 1위로 뛰어오른다. 2003회계년도를 기준으로 볼 때 동원-한투의 수익증권수수료 점유율은 18.44%로 단연 1위.

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동원증권이 동원지주의 주축이면서도 그동안 이 역할을 하지 못해왔지만 한투를 인수합병하게 되면 지주사 리더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지주 계열사도 동반 강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원의 경우 아직까지 브로커리지의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주식약정 점유율도 지난 1월을 기준으로 볼 때 한투와 합산하면 6.5% 내외다. 또 수탁수수료 점유율도 2003회계년도를 기준한다면 6.74%로 상위권 증권사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IB 부문도 떨어지는 편. 인수주선수수료 점유율을 보면 2003회계년도에 6.50%로 수위권과는 10%p 이상 차이가 난다.

이에 따라 동원의 경우 은행과의 제휴에 적극 나서는 한편 해양수산부 및 산업자원부 고위 공직자 출신을 영입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게 아니냐고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원증권의 경우 한투와 합병한다 하더라도 당장 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늘어나거나 수익증권 판매가 급증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문제는 IB 부문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늘려가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은행과의 제휴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은행계열 증권사 득세 = 최근 대우증권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주식예탁자산이 10조원 남짓하던 것이 2월말 현재 24조3906억원까지 치솟았다. 또 주식약정 MS도 3∼4개월 연속 1위 자리를 지키며 8%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

이와 함께 인수주선수수료 점유율도 2003회계년도에는 8.96%로 삼성 LG+우리증권에 이어 3위였던 것이 2004회계년도 3분기에는 11.55%로 크게 늘었다.

또 굿모닝신한의 경우에도 주식약정 MS가 지난해 5.5%대까지 추락하다가 최근 들어 6%대의 안정적인 실적을 거두며 6∼7위권까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수탁수수료 점유율도 2003년회계년도에는 7.29%였던 것이 2004회계년도 3분기에는 7.40%로 소폭 상승했다. 이는 지주은행인 신한은행이 계좌개설을 압도적으로 밀어줌으로써 MS나 수익이 증가세에 접어들게 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굿모닝신한의 경우 인수주선수수료 점유율은 4%대로 상위권 증권사 평균에도 못미치고 있으며 수익증권수수료 점유율도 2%도 안돼 향후 증권업 대안인 자산관리-IB 부문에 대한 기반마련이 시급한 숙제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장이 살아나면서 은행계 증권사에 대한 이슈가 다소 사라지고 있지만 은행계 증권사가 IMF 이전과는 달리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무엇보다도 은행과 증권사간 업무중복을 피하면서 시너지를 얼마 만큼 이끌어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 당분간 혼조세 지속된다 = 이밖에 대투증권의 인수가 마무리되면 업계 선두권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예전처럼 비공식적이면서 공공연하게 분류하곤 했던 빅5니 빅6니 하는 개념이 사라질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7∼8개 증권사 중 어느 누가 뛰어날 것이라고 예측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때문에 각 증권사들이 현재 안고 있는 숙제를 누가 먼저 풀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산관리-IB로의 준비여부도 성쇠를 결정하는 중요한 관건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증권업계의 1위는 불안한 1위였어도 그래도 나름대로 1위 증권사가 존재했던 게 사실이지만 앞으로 2∼3년간은 영원한 1위 없이 쫓고 쫓기는 혼조세가 거듭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당분간 7∼8개 증권사의 각축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하지만 시장이 제한돼 있는 브로커리지 중심체제를 탈피하고 누가 먼저 자산관리 및 IB 기반을 마련하느냐와 신탁업 등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에 따라 확대될 업무영역에 대해 누가 완벽하게 준비하느냐가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3∼4개 증권사 정도의 소수만이 상위권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FY2003년 주요 증권사 실적 분석
                        



김재호 기자 kj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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