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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증권업 (3) 국내증권사 M&A 딜 현실

홍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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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4-09-05 16:30

M&A 딜, 결국 자료정리만 한다(?)
경영진, IB 중요성 외치고 실제 위탁매매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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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은 수익원 다각화의 일환으로 IB, 특히 M&A부문으로의 집중을 전략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전망은 어두운 것으로 관측된다.

한두 개 대형사들이 미래를 보고 집중하고는 있지만 당장 수익이 되지 않는 이 부문에 얼마나 투자를 할지가 미지수다.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JP모간, 메릴린치.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만한 국제적인 증권사들이 국내외 M&A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특히 돈 되는 대형 딜의 경우 대부분 외국계가 차지하고 있으며 수수료가 몇 푼 안 되는 딜을 놓고 국내증권사들이 경쟁하는 형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수십 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외국계의 국제적 네트워크가 강하기 때문이지만 국내사의 경우 대부분 주식영업 하나에만 매달려 있던 터라 이 부문에 대한 사전준비가 없었던 게 사실.

그러나 90년대부터 국내 몇몇 대형사를 중심으로 IB바람이 불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에 IPO나 채권인수 부문은 어느 정도 수확을 걷었으나 M&A쪽은 여전히 미진한 상황. 그나마 삼성증권 정도가 거래규모에 있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삼성의 지난해 IB 거래규모를 보면 채권인수, 주식인수, M&A, 외화증권부문에서 모두 12조3176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국내 M&A에 있어 삼성은 24.4%의 시장점유율과 거래량 51억달러 규모를 기록하며 JP모간과 모간스탠리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씨티그룹, ING그룹,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UBS 등 쟁쟁한 외국계보다 규모면에선 앞서 있다.



◆ 거래대금 규모는 ‘환상’ = 삼성 대우 굿모닝신한 LG 동원 등 대형 5개사의 올 상반기 M&A 거래규모는 6조원을 상회한다. 그러나 이 거래를 통해 얻는 수수료는 불과 1%도 안되는 경우가 많아 6조원 중 실제 손에 떨어지는 것은 100억원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 M&A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A사 M&A전문가는 “말만 외국계와 컨소시엄형태의 자문업무지 수수료의 90% 이상을 외국사가 가져가는 상황”이라며 “실제로 매각과정에서 자료정리 등의 실무작업을 할 뿐이지 정작 중요한 업무는 대부분 외국계가 도맡아 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수수료가 적은 것이다.

또 국내 현실로 인해 구색을 갖추는 차원에서 회계법인이나 국내사를 끼워주는 경우가 다반사고 막상 함께 일을 하더라도 잡무정도에 불과한 게 M&A시장의 냉혹한 논리라는 얘기다.

B사 M&A 실무자는 “이제 발걸음을 떼는 수준인 국내 증권사의 경우 이쪽 업무를 위해 엄청난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데 경영진의 마인드는 단기 실적 향상을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즉 10년 전부터 대형 증권사들의 연초 사업계획서엔 IB강화가 쓰여져 있지만 결국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브로커리지 강화로 돌아섰던 것이 국내 증권업계의 현실이라고 전했다.

증권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5개사의 3년간 평균자산 규모는 4조원 가량으로 미국 5대 투자은행(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메릴린치, 리만브러더스, JP모간)의 530조원의 0.75%에 불과하다. 평균시가총액도 1조5000억원으로 미국 5개사의 2.3%(65조)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고위험 고이익을 추구하는 M&A 주간업무의 경우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이 필수로 여겨진다. 따라서 국내사의 경우 위험한 딜을 할 수 없는 한계가 존재한다.



◆ 국내 딜이라도 딸 수 있을지… = 해외 투자업무는 못하더라도 국내외 자문업무는 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작은 규모의 딜이라도 따내 노하우를 익히려는 것이 국내사들의 공통된 전략이다.

그러나 국내사의 능력도 문제지만 그보다 정부와 기업의 고정관념이 큰 걸림돌로 보인다. A사 관계자는 “최근 진로의 매각주간사도 메릴린치가 사실상 확정된 상태”라며 “외국계가 인수하는 것도 아니고 국내사들이 인수하는 M&A임을 감안하면 진로와 법원의 판단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국내 M&A시장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전세계 딜은 미국과 유럽계 등 10여개사가 주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국가등급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가진 그들의 향후 시장주도 전망은 불 보듯 뻔하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계가 놓치는 것을 차지해 차근차근 내공을 길러가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C사 M&A팀장은 “큰 규모의 딜은 외국사가 독차지하고 있지만 이는 컨소시엄 등을 통해 국내사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하나씩 배워가야 한다”며 “특히 국내 딜의 경우 외국계가 놓치는 부분도 있고 수수료에 따라 포기하는 외국계도 있기 때문에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외평채 발행의 경우 국내사의 능력으로 충분한 데도 불구, 정부 관계자들의 고정관념으로 외국사에 맡기는 게 현실”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편 외국사들이 M&A중개 및 자문을 통해 거둬들이는 수수료는 케이스별로 3∼4%에서 0.1%까지 천양지차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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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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