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증권사들이 수익원 다변화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산관리 시장도 아직까지 큰 수익을 기대할 만큼 성장하지 않은 데다 중소형사들의 경우 내외부적인 변수로 인해 특단의 대안도 마련하지 못한 채 ‘진퇴양난’에 빠져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일부 증권사는 지점 통폐합 등을 통해 비용절감을 꾀하는 한편 적립식 펀드 및 ELS 등 간접투자상품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삼성증권이 주식전문지점 5곳을 폐쇄했으며 SK증권도 소형점포인 패밀리지점 두 곳을 없앴다. 또 동부증권은 수익성을 기반으로 기존 20개지점 4개영업점이었던 것을 17개지점 6개영업점 1개영업소로 지점체계를 개편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우증권은 중국 상해사무소를 매각하는 등 업계가 지점 슬림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식영업보다는 적립식 펀드 및 ELS 등 간접투자상품 판매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4월 이후 미국 금리인상 및 중국발 쇼크, 원유가 상승 등 악재로 인해 주식시장 변동성이 심해 원금이 보장되는 ELS 상품이나 장기투자로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적립식 펀드 등 안정적인 간접투자상품에 집중하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사들의 경우 소수 지점들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지점이 직접비조차 충당하지 못할 정도로 적자를 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대형사들의 경우에도 지점의 70% 가량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7월 실적을 보면 삼성 LG 대신 동양종금 등 일부 소수의 증권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적자로 돌아섰다. 그나마 흑자를 보인 삼성 LG의 경우에도 IB, 자산관리 등 수익원 다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데도 불구, 6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기록해 6월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삼성의 경우 수익원 다변화 차원에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비중을 지난 1분기 42%까지 낮추고 수익증권 및 일입형랩 등 자산관리 상품 비중을 높였지만 상품 판매에 따른 순익은 분기별 100억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에 각 증권사들은 수익원 다변화 차원에서 내부 직원들에게 캠페인을 거는 등 ELS 등 간접투자상품에 매달리고 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적립식 펀드의 경우 일부 증권사에서 직원들에게 할당량을 부과하거나 포상제도를 내걸고 프로모션을 하기도 하지만 1회납 이후 회수가 거듭될수록 납부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시불안이 가중되면서 일임협랩 등 자산관리 상품에 대해 고객들 스스로도 불신이 높은 데다 영업직원들이 이를 고객들에게 권하기도 거북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이에 따라 적립식 펀드 등 비교적 안정적인 간접상품을 위주로 판매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지속성이 떨어지는 허수주문도 속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80∼90%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형사들은 당장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수익원 다변화에 적극 나서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또 직원들의 반발이 심해 CS 및 상품교육 등 서비스교육도 제대로 실시하지 못한다는 것.
이에 대해 업계 한 임원은 “지금과 같은 불황이 지속될 경우 올 연말쯤에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증권사 외에도 다수의 증권사들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물망에 오를 것”이라며 세제혜택 등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히 마련”을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kj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