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벤처캐피탈업계에 따르면 최근 벤처캐피탈사들이 투자기업을 선정할 때 기술력, 시장성, 경쟁우위, 수익성, 투자금 회수 방안 등 기존의 심사요건 뿐 아니라 경영진의 자질에 대해서도 엄격하고 종합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특히 벤처캐피탈사들은 경영진의 자질을 CEO의 신뢰성, 경영능력, 시장에서의 경쟁력, 산업내에서의 경력 여하, 필요인력의 영입능력 유무, 경영진의 사업성공 경험 등으로 세분화해 평가하고 있다.
최근 벤처캐피탈사들은 ‘묻지마 투자’가 아닌 중견벤처기업의 상장이나 상장기업에 대한 M&A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올해 대형벤처캐피탈사들이 M&A시장에 대거 진출함에 따라 경영진의 자질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투자요건으로 부각되고 있다.
일례로 KTB네트웍크의 경우 현재 수도약품 경영진과의 경영권 싸움이 법정으로 비화되는 등 투자후 경영진과의 마찰로 곤욕을 겪고 있다.
과거에는 투자기업 사장이 투자금을 담보로 명동 사채시장에서 돈을 빌려 개인적으로 착복한 경우가 있을 정도로 경영진의 도덕성이 중요시 된다.
한국기술투자도 투자업체의 100억원 규모의 M&A를 추진하던 중, 투자사가 2001년에 발행한 해외신주인수권부 사채의 워런트가 여러 차례 재조정되어 잠재적 지분율이 너무 높아진 사실이 파악돼 무산됐다.
또한 한기투의 투자업체가 코스닥상장 벤처사와의 M&A를 추진하는데 주요 이해관계 당사자간(대주주 포함)의 기업 가치에 대한 인수가 차이가 너무 커 계약을 포기하는 등 벤처M&A를 하는데 있어 투자기업의 경영진의 자질이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실제 투자를 하기 전까지는 경영진과의 관계가 원만하더라도 막상 투자를 하고나면 서로 앙숙으로 변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투자후에 벤처캐피탈사의 의견은 무조건 경영권 침해라고 받아들이는 등 투자기업의 경영진과의 마찰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후행투자의 경우 이러한 경영진과의 마찰도 적고 경쟁력있는 투자로 인식되고 있어 많은 벤처캐피탈사들이 후행투자의 비율을 늘려가고 있다.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