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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銀, 최동수 행장 부실경영 사과 이메일 전문

송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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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3-11-1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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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조흥은행 최동수 행장이 13일 전직원들에게 직접 보낸 경영부실 사과와 연체축소를 독려하는 이메일 전문임.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글

친애하는 조흥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은행장입니다.

먼저 어려운 여건에서 은행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계신데 대해 비록 얼굴을 마주하지는 못하지만 마음으로부터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조흥가족 여러분, 저는 지난 2개월여를 보내며 어려운 우리의 상황을 타개하고, 더 나은 CHB를 만들기 위해 밤늦도록 고민하고, 다양한 의견을 들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서 저는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그 무엇보다 모든 임직원이 우리가 처한 실상을 정확히 인식하고, 모두의 결의와 역량을 한데 모으는 것뿐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저는 경영진과 직원간의 신뢰회복이 가장 급선무라고 생각했습니다.

신뢰를 쌓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오랜 교분으로 서로를 속속들이 알 때이고, 다른 하나는 투명경영을 통해서입니다.

CHB가 신한금융지주에 편입됨에 따라 CHB의 재무상황을 미국회계원칙에 따라 낱낱이 밝힐 수밖에 없으며, 신한금융지주사가 미국증시에 상장되어 CHB도 분기별로 미국회계원칙에 따라 계리처리를 하여야 하므로 이제는 회계상의 투명경영은 제도적으로 보장되었다고 보아도 될 것입니다.

저는 투명하고 정직한 경영만이 경영진과 직원간에 소원해진 마음을 추수릴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CHB 조흥은행을 위해 우리가 가진 응집력을 다시 한번 발휘해 "그래 한번 해 보자. 우리는 할 수 있다"는 투지를 살리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제 우리의 3/4분기 결산실적을 여러분에게 진솔히 공개하고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 환골탈태의 분발을 당부드리고자 합니다.


지금 우리는 절대절명의 순간에 와 있습니다.

우리는 상반기에 이어 이번 3/4분기까지 7,58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였습니다.

□ 충당금적립전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6.2% 증가한 1조836억원을 시현하였으나,

□ 대손충당금은 전년 동기대비 82.8%나 증가한 1조7,734억원을 기록하였습니다.

□ 특히 신용카드충당금은 전년 동기대비 무려 131%나 증가하여 1조1,536억원을 기록한데다

□ 가계대출부문의 부실로 인한 충당금도 전년동기대비 2,232억원이 증가한 3,608억원을 기록하였으며

□ SK네트웍스 1,326억원을 포함한 기업충당금 2,590억원 적립으로,

그동안의 전 직원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 경기의 지속적인 침체 등과 같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충당금 부담을 여전히 떨쳐내지 못한 채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했으며, 이번 분기의 거액 손실로 BIS 비율도 6월말 9.18%에서 9월말 8.5%대까지 하락,연말 BIS 비율 8% 수준 유지 또한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현재 연말 거액적자 불가피로 대주주의 증자를 통한 기본자본 확충 없이는 연말 BIS 비율 방어가 불가능함을 인식하고 신한금융지주와 긴밀하게 그 해결책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주주의 대규모 자본확충이 실행될 경우라도 이와는 별도로 우리 스스로 뼈를 깎는 자구방안을 마련,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내년도의 흑자전환과 BIS비율 유지도 결코 만만치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금년도 BIS비율 방어를 위하여 전 경영진은 책임을 지고 취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노력은 조직원의 적극적인 협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명심하시고, 다시 한번 역량을 한 곳으로 모으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연체축소에 사활을 건 전면전에 돌입해야 합니다.

직원 여러분, 우리는 이러한 위기 속에서 모두가 그 어려움을 함께 인식하고 타개해 나가기 위해 다시 한번 한마음으로 뭉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여기에는 이제 위와 아래, 본부와 영업점의 구분이 있을 수 없습니다.

물론 은행장을 포함한 전 경영진은 조흥은행이 현재의 상황에 이르게 된데 대해 그 책임을 깊이 통감하며, 앞으로 솔선하여 어떠한 희생도 감수하며 위기타개의 전면전에서 그 선두에 설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1년간의 혼란으로 인한 막연한 불안감과 소극적이고 패배주의적인 자세에서 우리 모두 벗어나지 못한다면, 3년후 통합을 맞기도 전에 향후 1,2년을 기약할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여야 할 것입니다.

지금 최선을 다하는 것은 오직 우리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CHB는 우리의 가치를 실현하고, 우리의 기대를 펼칠 삶의 터전이라는 점에서 개개인의 문제가 아닌 조직원 전체와 그 가족의 삶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인「연체축소에 사활을 건 전면전」에 돌입하여야 할 것입니다.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우리나라 경제는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개인은 물론 기업의 부실화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충당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신용카드 부실과 가계 그리고 증가하고 있는 기업부실 축소와 연체 회수에 더욱 총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본부에서도 연체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본부직원을 영업점에 파견, 연체사후관리에 투입하는 등 여러가지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와 아울러 방카슈랑스 및 수익증권 판매, 외환매매익(환전, 송금 등) 창출 등 위험이 수반되지 않으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수수료 수입부문에도 관심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여야 하겠습니다.

현재 우리가 기울이고 있는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2003년말에는 2조원이상의 충당금 적립으로 인해 거액의 적자가 예상되지만, 2004년에는 월 1,300억원이상의 충당금적립전이익을 시현할 것으로 추정되고 누적된 부실을 말끔히 털어내기 위해서 금년도 절반수준의 충당금을 적립할 경우 소폭의 흑자전환이 확실시됩니다.

이를 통해 기초체력이 충분히 확보된다면 2005년부터는 정상적인 수익창출이 기대됩니다.

아울러, 「개개인의 역량강화」에도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급변하는 환경과 어려운 경제여건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것은 다름아닌 개개인의 역량입니다. 앞으로의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당하게 대처하기 위해 맡은 업무에서 만큼은 최고의 전문가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차근차근 준비해 나간다면 분명히 통합의 주역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업무에서의 탁월한 성과는 물론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으로 `능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당당한 직업인`으로 거듭나시기 바랍니다. 이를 위해 은행은 직원의 교육과 역량강화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 지원해 나갈 것임을 다시한번 강조하는 바입니다.



무서운 조흥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줍시다.

직원 여러분, 과거 현장 직원의 소리가 경영진에게 전달되는 데 걸림돌이 많았고, 주요 정책 방향을 결정함에 있어 경영진의 무리한 의사결정과 추진이 지금의 어려운 현실을 만든 것을 부인할 수 없으며, 은행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CEO로서 이 모든 오류에 대해 경영진을 대표하여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의 부실에 대해 경영진만을 탓하며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CHB 조흥은행이 안고 있는 과거의 유산은 그 누구의 문제점도 아닌 우리의 문제점이며, 우리의 손으로 해결해 나아가야 할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다수 직원들이 묵묵히 직분에 충실한 가운데에서도 최근 소수의 일부 직원들이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과거지향적 사고와 열등적 시각에 근거한 비생산적인 논란으로 조직내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묵과할 수 없습니다.

"이왕 매각된 것 껍데기만 넘겨야 한다", "열심히 일해 이익이나면 신한금융지주만 좋게된다"는 식의 그룻된 상황인식은 CHB 조흥은행의 생존의미를 부정하는 심각한

현실착오적 발상입니다.

기업의 존재가치는 "이익"과 "성장 및 발전"에 있습니다. 따라서, 이익을 내지 못하면 임금삭감, 점포폐쇄, 인원감축 등의 불이익이 불가피할 뿐 아니라 최악의 경우에는 파멸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여야 합니다.

반면에, CHB 조흥은행이 장사를 잘해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되면 우리자신이 대외적으로 지금보다 당당하게 행동할 수 있을 것이고 고용불안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동시에 노사합의서상의 임금수준 평준화도 3년이내로 앞당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CHB 조흥은행이 안고있는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경영진은 연체감축과 손익극대화, 직원 의식전환 등을 목적으로 다양한 부문에 걸쳐 "비상경영대책"을 마련중에 있으며, 향후 "비상경영대책"의 본격 실행시 직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지금은 분명 조흥은행 106년 역사에서 가장 힘든 시기입니다.

이제 우리는 지금 힘을 합쳐 이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결코 미래가 없다는 `배수의 진`을 치고, 그동안 흐트러진 그리고 나약했던 우리의 정신을 재무장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비록 지금은 힘이 들더라도 서로가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존중하며, 서로간에 기쁨을 나누면서 즐겁게 일하는 직장 분위기를 조성하여야 합니다.

먼저 반갑게 인사하고 상하직원, 동료의 사기를 북돋울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보여주어야겠습니다.

우리는 어느 은행 보다 많은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숱한 위기를 헤쳐오며 우리만의 강인한 응집력과 CHB에 대한 뜨거운 열정 그리고 무서운 저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심없이 일에 대한 강한 열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능력의 한계를 뛰어넘어 "조흥인의 신화"를 만들어 나아갈 것입니다.

우리는 분명히 할 수 있으며, 당당히 다시 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03년 11월 6일 은행장 최 동 수



송현섭 기자 21csh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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