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정액제 시행 이후 당초 예상됐던 우려와는 달리 ‘고객 대이동’은커녕 고객이탈 현상도 눈에 띄지 않기 때문.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정액제의 성공여부에 대해서도 불투명하다는 시각을 제기하고 있다.
동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수수료 정액제를 시행한 이후 신규로 구좌를 개설한 고객이 이전 신규고객 증가세보다 20∼30% 가량 늘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저조한 시장참여율을 감안해 볼 때 상당한 성과라고 분석되지만 당초 기대보다는 미약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거래가 특화된 다른 증권사와 비교했을 때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10월 한 달간 신규고객 증가율이 다른 달 평균치보다 A사의 경우 동원과 비슷한 20∼30%의 증가율을 보였고 B사는 40%에 육박할 정도였으며 중형 증권사인 C사의 경우 무려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동원증권 자신은 물론 업계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불만과 비난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또 다른 증권사에서는 수수료 할인 및 무료이벤트를 기획, 실시하면서 수익성 악화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달 이미 대우와 대투에 이어 미래에셋 등이 한시적으로 수수료 무료이벤트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이달 들어서는 지난 3일부터 굿모닝신한이 KOSPI200 지수선물 수수료를 인하했고 현대가 한시적으로 무료이벤트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업계에서는 각종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동원의 정액제에 대해 눈치를 보면서도 정액제의 성공여부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는 것은 당초 우려보다 ‘고객이탈’ 현상이 적었기 때문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또 정액제를 놓고 동원 내부에서 노사간 대립이 격화되면서 지점 직원들이 적극적인 영업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동원 관계자는 “정액제 시행 후 20∼30% 가량 늘어난 것은 사실이며 아직 시행 초기인 만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노사간 대립은 이미 지난달 24일 마무리됨에 따라 지점 직원들이 적극적인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원증권도 정액제라는 메리트로 인한 신규고객 확보가 그리 크지 않아 수수료 수익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동원의 정액제를 대비하기 위해 각종 수수료 할인 및 무료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무리하게 영업을 전개하고 있는 다른 증권사들의 수익성 악화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kj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