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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대형화만이 살길인가

김재호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11-05 20:03

[기자수첩]

얼마 전 하나증권 천진석 사장이 조건만 맞는다면 대우증권이나 현대증권 중 하나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비친 것이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었다. 이에 앞서 한화증권은 제일투자증권을 인수, 대형화를 꾀하려 했지만 협상은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그러나 하나나 한화측 모두 타증권사에 대한 인수 또는 합병을 추진하고자 하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도 메리츠증권과 우리증권 등 중형 증권사들이 호시탐탐 다른 증권사를 인수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타증권사를 인수하려는 의사를 보이고 있는 중형사들은 한결같이 비슷한 레벨의 증권사를 인수하기보다는 다소 규모가 큰 회사를 인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계산이다.

즉 비슷한 규모의 회사를 인수하게 되면 ‘규모의 경제’도 실현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잉여인력 처리문제 등 골칫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 때문에 인수·합병보다는 성장 잠재력이 있는 영업팀 하나를 영입하는 편이 더 낫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처럼 최근 증권·투신업계의 화두는 인수, 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집중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몸집만 불려 시장점유율을 높인다 해도 증권업계가 현재의 수익성 악화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40여개가 넘는 증권사들이 시장에 뛰어들다 보니 업계 리딩컴퍼니라 해도 시장점유율이 10%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를 운운한다는 건 ‘우물에 가서 숭늉을 찾는 격’이 아닐까 생각된다.

‘규모의 경제’란 모든 산업에서 발전을 위한 기초적인 토대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목적이 돼서는 안된다. 때문에 다른 증권사에 대한 인수·합병을 염두에 두고 있는 증권사라면 이보다 먼저 타사와는 다른 특화된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온라인거래든 자산관리든 아니면 특정한 다른 영역이든 ‘몸집 불리기’에 집착하기보다는 다른 증권사들과는 다른 특화된 저력을 갖춘다면 굳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않더라도 지금보다 더 심한 경쟁 속에서도 충분히 내실을 갖춘 회사로 생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재호 기자 kj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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