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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규제완화’ 정책은 해묵은 카드정책 논란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9-29 16:42

정부가 극심한 경기침체와 소비위축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신용카드 규제완화’라는 해묵은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무분별한 대출 경쟁의 폐해를 막기 위해 도입했던 ‘현금대출업무 비중 50% 제한’규제를 장기간 유보하고, 적기시정조치의 연체율 기준도 전면 재검토하려는 분위기다.

이는 최근 1년여 사이에 정부가 강도 높게 추진해온 카드규제의 ‘정책적 실패’를 자인한 셈이나 다름없는 것이어서 외환위기이후 ‘냉온탕’을 오가며 우리 경제에 심각한 부작용을 낳은 정부의 카드정책이 비판을 사고 있다.

* 냉온탕 오가는 카드정책=정부가 2007년까지 시한을 연장하겠다고 발표한 현금대출 10% 제한(현금서비스 등 현금대출을 신용판매와 같은 비중으로 유지) 규제는 지난해 태생 당시부터 ‘반(反) 시장적 규제’라는 비판이 많았다.

카드사간 대출경쟁으로 이미 돈이 풀릴 대로 풀린 상황에서, 단시일 내에 현금서비스 비중(2002년 당시 70% 수준)을 낮추려면 고객에게 빌려준 돈을 강제로 회수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착륙’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결국 2003년 시한으로 이 규제를 시행했고 카드사마다 단시일 내에 인위적으로 대출을 줄이다 보니 신용한도 축소와 대출금회수로 신용불량자가 급증하고, 결과적으로 카드부실만 확대하는 악순환만 낳았다.

정부가 연초 카드부실사태 때 시한을 연장한 데 이어 이번에 다시 3년이나 보류키로 했으니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 격임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적기시정조치의 기준을 뜯어고치려는 것도 근시안적 정책의 귀결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정부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연체율을 잡겠다며 올해부터 카드사에 대한 적기시정조치 기준에 연체율 조건(10% 미만)을 새로 추가했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오로지 적기시정조치를 모면하기 위해 연체율을 낮추기 위한 눈가림식 대환대출과 대손상각에 나서면서 속으로 경영부실의 골만 깊어졌고, 결국 정부는 부작용 확대를 막기 위해 연체율 기준 백지화(또는 대폭 완화)라는 비상책을 강구하게 된 것이다.



`카드 소비진작` 효과 있을까=실제로 그동안 정부의 카드정책은 근시안적인 ‘널뛰기 정책’의 연속이었다고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바닥으로 추락한 내수를 부추기기 위해 카드 이용 활성화에 열을 올렸다. 1999년 5월에는 월 70만원이었던 개인의 현금서비스 한도를 폐지했고 카드 소득공제제도와 영수증 복권제 등 카드 활성화대책을 잇따라 내놓았다.

이 같은 활성화대책이 결과적으로 내수부양에 기여한 측면도 있지만 신용불량자 양산과 개인부실사태라는 더 큰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부는 결국 규제완화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소나기식 규제를 퍼붓다가 , 다시 그 규제의 폐해를 줄이겠다고 규제 폐지에 나서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카드활성화=내수진작’이라는 단순논리로 카드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처럼 신용카드를 통해 소비를 촉진하겠다는 의도는 아니다”면서도 “소비 부진이 상당 기간 지속될 우려가 있어 소비를 지나치게 위축시키는 규제라도 풀어주자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가 과거의 실책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카드대책에 관한 한, 보다 장기적인 전망과 입체적인 검토가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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