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계에 따르면 8개 시중은행의 원화예수금(요구불·저축성 예금, 수입부금) 및 외화예수금 등이 외환위기 이후 은행의 대내외 상황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대내외 악재로 인해 영업기반을 확충할 수 없었던 외환, 조흥은행 등의 올해 상반기 현재 원화예수금은 감소세를 보인 반면 다른 은행들은 경제규모 성장 및 통화량 증가 등으로 인한 자연유입분과 은행의 수신확대정책으로 소폭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자본확충이 어려워 영업에 큰 어려움을 겪어온 외환은행의 원화예수금은 지난해말에는 2001년말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으나 올해들어 영업위축으로 지난 6월말 현재 지난해말 대비 1조4542억원이 감소했다.
반면 외환은행의 외화예수금은 올 상반기 현재 지난해말에 비해 증가세로 돌아서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여신비중이 높은 조흥은행은 최근 경영악화 및 올해 합병반대 파업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말대비 올 상반기에 원화예수금이 2조7762억원 감소했으나 외화예수금은 소폭 증가했다.
올해 은행권중 최대 순익이 기대되고 있는 우리은행은 공적자금 투입이후로 MOU목표달성을 위해 공격적으로 수신확대정책을 펼친 결과 원화예수금이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개인고객에 비해 수출기업고객이 많은 우리은행은 외화예수금 부문에서 환율급등락에 따른 환차손을 막기 위한 기업들로 인해 외화예수금은 지난해말대비 지난 6월말 현재 5923억원이 감소했다.
국내 소매금융 1위인 국민은행의 원화·외화예수금은 넓은 고객층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신한지주 자회사인 신한은행의 원화예수금과 외화예수금은 지난해말 대비 올 6월 현재 1조4070억, 1조1269억원이 각각 증가해 안정적인 수신기반을 갖춰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제일은행은 지난해말대비 올 상반기 현재 원화예수금 증가액이 2조3361억원으로 수신층을 꾸준히 확대해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하나, 한미은행 등도 외환위기 이후 큰 차이없이 수신액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국내 경제규모가 커지는데 비례해 통화량도 증가하기 때문에 원화예수금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은행간 수신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데다 고객들도 각 은행간 수신금리를 비교해 거래은행을 선택하므로 각 은행간 영업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예수금 증감액 추이>
(단위 : 억원)
자료 : 각 은행
주) 2001년 하나은행 수치에는 합병전 서울은행 수치가 포함됨
증감액은 전년도말 대비임
김영수 기자 ky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