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증가와 신규 자금차입의 난항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금업체들이 해외 금융사들의 잇따른 소매금융시장 진출까지 겹쳐 이중고에 처해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대형 대금업체의 일부 관계사가 저축은행에 자금상환기일을 하루 연체한 것은 물론 많은 토종대금업체들도 차입금을 만기 기한 내에 갚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관련기사 6면)
이는 연체율이 증가하는 것과 함께 저축은행으로부터 기존 차입금 상환 요구를 받는데다 신규 자금을 조달하기 힘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대출 신청 고객들의 질도 예전에 비해 떨어지고 대출심사도 보수적으로 운용함으로써 신규 대출실적이 감소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대금업체들이 적극적인 신규 영업에 나설 수 없는 여건에서 풍부한 자금력과 선진 금융시스템을 보유한 GE캐피탈, 씨티파이낸셜, 스탠다드챠타드 은행등 해외 금융사들이 국내 소매금융시장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거나 신규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GE캐피탈과 씨티파이낸셜의 경우 사실상 40%대의 대출영업을 벌이는 등 대금업체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외국계 금융사들과는 물론 동종 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금업체들이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경우 대금업법 시행이후 일부 대형 대금업체들이 전체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 대금업 시장 역시 이와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몇몇 대금업체들은 자금조달 창구 다변화, 구조조정,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생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회사의 안정적인 수익 및 자금조달 모델을 확보할 수 있어야 앞으로 금융시장의 호전에 발맞춰 규모를 증대시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중 제일캐피탈은 토종대금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사채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이번 반기(03.1~03.6)에 4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려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현재 대금업체 상황을 감안하면 우량한 실적이며 업체간 격차가 서서히 시작됐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대금업체 관계자는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맞게 적응하고 변모할 수 있는 대금업체들이 대형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며 무엇보다 운용자금 확보와 선진 시스템 구축에서 앞서야만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지숙 기자 js@fntimes.com